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dcook May 03. 2025

카지노 게임 추천 못 가서 미안해

미안한 마음을 치킨으로 달래준 엄마

오늘은 아이들 초등학교 운동회 날이었다. 한 해는 학예회를, 한 해는 운동회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올해는 운동회를 하는 해였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운동회 하는 날에 엄마가 와야 된다며 둘째 아이가 계속 얘기했었다. 남편은 요즘 회사가 갑자기 바빠져서 주말에도 출근해서 일요일만 쉬고 있고, 주중에도 야근하는 날이 대부분이라 연차 얘기는 꺼내지도 못한다고 했다. 나 또한 운동회 하는 당일 오후에 둘째 아이 교정하는 치과에 교정상태 점검 및 교정기를 받으러 가는 날이라 겨우 반차만 쓸 수 있었다.


사실 억지로 연차를 쓸려면 쓸 수 있었겠지만 매월 한 번 있는 특식 제공하는 날이어서 자리를 비우기가 곤란했다. 그리고 5월 1일에 근로자의 날이라 쉬었고, 5월 3일은 내가 쉬는 토요일이었기에 중간에 2일까지 쉬면 5월 5일까지 내리 5일은 연달아 쉬게 되니 눈치가 보였다. 물론 내가 쉰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눈치 줄 사람도 없지만 새로 입사한 지 두 달 남짓 되는데 5일을 쉬려니 안 쉬고 계속 일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는 5학년이 되고 보니 사춘기가 다 되어가서 그런지 엄마가 운동회에 못 간다고 해도 안 와도 된다며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할아버지나 할머니께 운동회에 오시라고 말씀드리랬더니 엄마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시는 걸영 마뜩잖아한다. 그래도 나중에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 운동회 했는데 오시라는 말씀도 안 드린 걸 알면 무척 서운해하시지 않겠냐고 하니 그제야 알겠다며 말씀드리겠단다. 이제 제법 컸다고 투정 부리거나 떼쓰지 않고 순순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니 제법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둘째 아이였다. 3학년이지만 11월생이라 그런지 아직도 유치원생 같이 떼를 쓰기도 하고, 어리광을 부리는 게 아직도 영락없는 아기 같다. 아직도 엄마의 사랑을 무지무지하게 갈구하는 아기새다. 운동회에 엄마가 안 오면 어떡하냐, 다른 애들은 엄마가 다 오는데 나만 엄마가 안 오냐. 등등 계속 얘기해서 이번에는 엄마가 못 갈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운동회 하루 전날인 어제는 이런다.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쉬고 있으니 학교 갔다 와서 한다는 말이.

엄마, 지금 오후에 회사 갔다 오고, 내일 아침에 우리 학교 운동회 오면 안 돼?


이러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 그렇게 엄마가 좋니?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너무너무 속상한 게 아닌가. 눈물을 꼭 참고, 아이한테 말했다.

오늘은 회사가 모두 쉬어서 가도 할 일이 없어서 못 가고, 내일은 엄마가 할 일이 있어서 회사에 가야 돼. 엄마가 다음 운동회 때는 꼭 갈게. 미안해.


이렇게 아이들은 엄마가 좋은데, 엄마가 없는 아이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속상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엄마가 좋았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래서 오늘은 반차 쓰고 나와서 둘째 아이를 기다렸다가 미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간식을 사 먹여 가며 얘기도 많이 나누고, 많이 안아주고, 볼뽀뽀도 해주며 애정을 듬뿍 쏟아주었다. 비록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지 못했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는 어땠는지, 재미있었는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오셨는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만났는지 등을 물어가며 도란도란 한참을 얘기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 첫째 아이가 어제 그리 먹고 싶다던 치킨을 시켜주고선 미안한 마음에 첫째 아이에게도 이것저것 물어보며 재미있었는지, 운동회는 어땠는지를 물었더랬다. 첫째 아이는 둘째 아이와는 다르게 말수도 적고 표현도 무뚝뚝해서 단답형이지만 엄마가 이것저것 물어주니 재미가 나서 신나게 대답을 해주었다.


나도 무뚝뚝한 엄마지만 아이들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아주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반성을 하게 되는 어제와 오늘이었다. 조금 있으면 사춘기가 오고, 성인이 될 텐데 그러면 엄마가 없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할 나이가 될 것이다. 그전에엄마를 찾고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어주고 애정표현을 많이 해주어야겠다. 부족한 엄마지만 나에게 와주어서고맙고, 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그래서 또 감사하다.










<오늘의 미안한 마음에 시킨 치킨은 어떤 치킨이었을까,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