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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녁이 있는 삶 Mar 10. 2025

무의미한 카지노 쿠폰

입사 동기가 있었다.


그는 의원실 출입구 좌측 좁은 공간에서 근무했다.

탕비실 바로 앞 자리, 정말 최악의 근무 환경이었다.


오는 사람마다 인사해야 하고, 각종 우편 수취물까지 받아야 카지노 쿠폰 자리였다.


직원들이 사용한 식기류를 설거지까지 해야 카지노 쿠폰 자리였다.

단지 탕비실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여성 직원들에게 설거지를 시키는 일이 만연했다.


그는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열심히했다.


국회 의원실 직원들의 직무는 세 가지로 분류된다.

정책, 정무, 행정.


정책은 말 그대로 입법, 질의서, 국정감사, 예산 등과 같은 업무를 맡는다.

정무는 대외 활동을 맡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기자, 정부기관, 민간기업 등과 같은 국회 외 타 기관 사람들과 소통한다.

물론 국회 내부에서는 정치 흐름을 분석하고 의원에게 정무적 조언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보좌진들이 정책과 정무 업무를 모두 맡아서 한다.


끝으로 행정 직무는 의원실의 행정사무, 회계, 의원 일정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는다.


선배들은 여성 직원들에게 행정을 배우라고조언한다.

일종의 성 차별적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행정과 사무는 무조건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상당히 부적절해 보인다.

물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일 처리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행정직을 추천카지노 쿠폰 것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그러나 국회 내부 행정 업무는 상당히 복잡하고, 잘 못되면 사법 처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맡으려는 직원들을 찾기 어렵고, 숙련된 직원까지 성장카지노 쿠폰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된다.

정말 직업적으로 중요하고 특수성을 요하는 직무다.


파리 목숨보다 보장을 받지 못 한다는 보좌진 노동환경 속에서

행정 업무를맡은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에 비해 그나마 장기 근속이 가능하다.


사무실 회계, 선거자금, 정치자금, 운영비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적 직무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그만큼 의원과 가장 밀접하고 큰 신뢰를 바탕으로 근무해야 카지노 쿠폰 직무다.

특이한 의원이 아닌 이상, 정책을 못 하는 직원들을 교체하더라도 행정 업무를 맡은

직원을 교체카지노 쿠폰 일은 드물다.


다만 직급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정책을 하는 직원들에 비해서 평상시 업무 강도가 아주 강하지는 않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정책을 하는 직원들에 비해 훨씬 많이 받는다.

의원실 내부에서 의원들의 심기보좌까지 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모두 똑같이 힘든건 사실이다.


국정감사 기간에도 의원이 퇴근하면, 행정을 맡은 직원들도 함께 퇴근한다.

정책을 맡은 직원들은 다음 날 질의서를 준비하기 위해 새벽까지 근무한다.

그들에게 정책적인 업무까지 요구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행정 직무를 맡은 직원들에게 까지 정책 업무를 요구한다고 한다.

또한 행정만 하기에는 승진에서 차별을 당하기에 정책으로 전환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런 국회 내부 구조에 선배들은 입사 동기에게 바로 행정을 맡아 배워보라고 조언했다.

머리 아픈 정책 이런 것 하지 말고 직급은 낮지만 평생 공무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행정 직무를 맡은 비서들은 20여 년 경력을 쌓아도 6~7급 이상으로 승진하지 못한다.

물론 의원이 4급 보좌관 자리로 승진시킬 수 있지만, 4급 보좌관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책을 맡아서 한다는 이유로 30대 초반 직원들도 4급 보좌관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일종의 역차별. 분명 개선돼야 카지노 쿠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는 항상 성실하게 일했으며, 불평 한 번 없는 조용한 성격이었다.

가끔 굳은 일을 도맡아 카지노 쿠폰 모습이 미안해서, 몇 번 설거지를 대신했다.

어쩌면 당연했다. 동기인데 나도 당연히 해야 카지노 쿠폰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편물과 택배도 대신 받으러 가고, 선배들의 카드도 대신 받으러 갔다 왔다.

국회 안에 있는 하나로 마트에 가서 선배들이 먹고 싶은 간식을 사오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했던 그가 나에게 다가와 한 마디를 던진다.


"잠깐 이야기 좀 할래요?"

"네"


우리는 사무실 복도에 있는 흡연실에 갔다.


"저기 죄송한데, 설거지나 이런 것 좀 안 하면 안 되요?"

"무슨 말씀이시지요?"

"그리고 보좌관님들 심부름도 안 하시면 안 되요?"

"무슨 말씀이신지..."

"아뇨, 그건 제 일이에요. 앞으로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단지 혼자 힘드시니깐 당연히 동기니깐.."

"됐어요. 그냥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기분이 나빴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잘 지내보고 싶었다.


그렇게 기분 나쁜 대화를 나눈 후, 그는 계속해서 일을 구분 짓고 싶어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면, 그 일은 자신의 일이니 하지 말라고 했다.


보좌관이 시켜서 카지노 쿠폰 일이라고 해도, 그는 원래 자기가 하던 일이니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밥을 먹을 때도 숟가락조차 마음대로 내가 준비하지 못하게 했다.

물을 따라 선배들의 각 자리에 놓으려고 하면 째려보기도 했다.


그는 분명 나와 카지노 쿠폰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쓸데없는 카지노 쿠폰이 싫었다.

불필요했다.


나는 사무실에서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

택배를 받으러 내려가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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