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4 3문학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양훈 Mar 16. 2025

소메 외삼촌 카지노 게임의 회상

3월의 독서과제, 황석영의 『손님』 中

“양반의 낙원은 삼남(三南)이요. 상놈의 낙원은 서북(西北)이다.”¹라는 말이 있었다. 당대 서북 출신들의 자조 섞인 말로 지역 차별에 대한 불평으로 들리기도 한다. 암튼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토대에서 ‘손님’이라 칭한, 소설 제목이기도 한 두 개의 서양사상이 서북으로 몰려와 대립하고 갈등한다. 그 두 손님은 다름아닌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였다. 소메 마을에 사는 주인공 류요섭 목사의 외삼촌 안성만이 말하는 이 두 손님들의 갈등에 대한 소회라고 할까, 신천학살의 참상을 겪었던 그의 회상을 들어보자. 목사의 아들이기도 한 안성만은 소설 『손님』에서 긍정적인 인물로는 거의 유일하다.


나는 교단이나 당(黨)의 양측이 모두 혈기 많은 이들에 의해서 끌려간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대의원투표일 문제로 다투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성경에 나오듯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돌려준다지 않는가. 안식일 예배를 보고 나서 오후에 귀가하여 투표하면 되었을 텐데. 나라에서는 투표일을 하루 늦추어 이튿날 오전까지 기회를 줄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양쪽 다 투표의 거부와 강행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가난하던 이들이 땅을 분여받아 굶주리지 않게 된 것은 예수님의 행적으로 보더라도 훌륭한 일이었다. 교회나 절이 가지고 있던 땅을 소작인에게 나누어준 일도 당연카지노 게임.


그때 우리는 양쪽이 모두 어렸다고 생각한다. 더 자라서 사람 사는 일은 좀 더 복잡하고 서로 이해할 일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어야만 했다. 지상의 일은 역시 물질에 근거하여 땀 흘려 근로하고 그것을 베풀고 남과 나누어 누리는 일이며, 그것이 정의로워야 하늘에 떳떳한 신앙을 돌릴 수 있는 법이다. 야소교나 사회주의를 신학문이카지노 게임 받아 배운지 한 세대도 못 되어 서로가 열심당²만 되어 있었지 예전부터 살아오던 사람살이³의 일은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해방 무렵에 내가 서른다섯이었으니 예전 나이로 젊지 않은 나이였다. 전쟁 때까지 다섯 해 동안 교회에 다니던 우리 아래 청년들이 숱한 말썽을 부린 게 사실이다. 많이들 월남해버렸지만 남은 이들은 대개가 땅마지기나 짓고 살던 집의 자식들이었다. 그것도 어중간하게 밥술을 먹는 집 아이들이었다. 큰 지주나 부잣집은 벌써 해방이 되고 나서 서너 달 동안 눈치를 보다가 집안 정리를 해서는 밤중에 사라져버리곤 카지노 게임. 교계와 당국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면서부터 남쪽으로 내려갔던 아이들이 한독당이네 청년단이네 가입하여 이북의 교인들 중심이던 민주당 조직을 타고 많이 넘나들었다.


이북이 다 비슷했지만, 우리 고장이 경기도 접경이고 교인이 많아서 저항이 제일 심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사건만도 벌써 몇 가지가 된다. 평양에서 삼일절 기념식장에 수류탄 투척을 하고 요인들 집에다 폭탄을 터뜨린 사건을 시작으로 해서 기독교 측은 성전을 위한 싸움과 순교요 공산당 측은 인민을 위한 계급투쟁이 되어버렸다. -황석영의 『손님』 中 176~177쪽


[옮긴이 주]

1) 명리학과 한의학의 연결고리는 오행사상에 있고, 이 오행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한 인물이 두암(斗庵) 한동석(韓東錫)이카지노 게임 한다. 그는 1911년 함경남도 함주군에서 출생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여기서 삼남은 경상도와 전라도와 충청도이고, 서북은 오늘날의 평양특별시, 평안남도, 평안북도, 자강도, 황해북도 일부이다.


또한, 이성계와 대부분 그의 휘하세력은 동북면(함경도) 출신이었고, 개국 당시에는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왕자의 난 등의 흐름 속에서 태조 이성계를 지지하던 세력들은 제거되어 갔다. 세조가 권력을 잡으면서 이징옥의 난, 이시애의 난 등이 일어났고, 함경도는 반란의 땅이 되어 함경도에 대한 통제가 심해져 갔다. 함경도는 물론 평안도와 황해도까지 서북부지방의 출신은 관리가 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차단되는 등 차별을 받게 된다. <-홍경래의 난(순조 11년, 1812년 평안도)


2) 1~2세기 중반경 로마 제국의 지배에 항거하여 조직된 급진파 유대인 단체. 열성당원, 열혈당원이카지노 게임도 한다.


한국 개신교에서 두루 쓰이는 한국어 개역개정 신약성경에서는 '가나나인'이카지노 게임 표기되어 있으며, 열심당원이카지노 게임 주석을 달아놓았다. 한국 가톨릭 성경에서는 열혈당원이카지노 게임 번역되어 있다. 그리스어로는 '젤롯'이카지노 게임 하며 히브리어로는 קנאי(kanai)카지노 게임 했다. 사학계에선 '젤롯당(黨)'이카지노 게임 부르기도 한다.

영어로 광신도를 뜻하는 단어 중 하나인 ‘Zealot’ 역시 이 열심당에서 나온 단어이다. 그리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는 않는다.


3)사람살이 :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또는 살면서 일어나는 이러저러한 일.

카지노 게임신천학살을 그린,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