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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양훈 Apr 08.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그를 파면하였다

전대원 선생님의 칼럼

오마이뉴스 [이게 이슈]
윤석열 파면 선고의 역사적 의의

우리 대한국민은 12.3 계엄 선포가 있은 지 122일 만에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였다.


이 글을 쓰면서 사실 첫 문장의 서술어를 고민하였다. '파면되었다'로 쓸까, '파면하였다'로 쓸까? 피동 표현보다는 능동 표현이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주어는 고민 없이 '헌법재판소' 대신에 '국민'을 골랐다. 그리고 헌법재판소 결정문에서 헌법 전문에 따라 대한국민을 특별히 언급하였기에 첫 문장의 주어도 자연스럽게 대한국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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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으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은 시각에 윤석열이 파면되었지만, 역사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국민이 그를 파면한 날은 12월 3일, 바로 계엄을 선포한 그날이었다. 내란으로 인해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상실하였고, 시민들이 계엄 선포에 저항권을 행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그를 파면하였다. 이미 그때 윤석열은 대통령 권한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었고, 본인 스스로도 계엄 선포에 대하여 사과하고 조기 퇴진도 받아들일 것처럼 말했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을 피하려는 꼼수였지만, 이미 국민들로부터 파면 선고를 받았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믿기 어렵다'라는 문장의 반복

12.3 계엄은 친위 쿠데타였다. 쿠데타의 주체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 역사의 룰이다. 윤석열은 이 역사의 룰을 어기고 구차하게 거짓말로 자신의 행위를 12.3 계엄 선포 이전으로 돌리려 하였다. 루비콘 강을 건넜으면 자신의 망상이 시민들의 저항으로 실패했음을 인지한 순간에 자신의 목을 대한민국 역사의 법정에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그러지 않음으로써 자신 스스로가 더 구차해지고, 국민의힘을 대표로 하는 정치 세력을 회복 불능 상태에 빠트렸다.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믿기 어렵다'는 문장이 무려 6차례나 나온다. 모두가 피청구인, 즉 윤석열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똑같은 주장을 배척하더라도 결정문에 2차례 나온 '보기 어렵다'는 표현과 '믿기 어렵다'는 천양지차로 다르다. '보기 어렵다'는 문장은 말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믿기 어렵다'는 문장이 반복된 것은 한마디로 윤석열의 발언이 거짓말투성이라는 것을 점잖은 결정문의 형식으로 일갈한다는 의미다.


탄핵 심판의 모든 과정은 국민들이 볼 수 있게 인터넷에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국민이 목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실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하들 탓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모습을 보고도 윤석열을 옹호하는 세력들은 스스로 눈을 가린 듯, 비겁한 모습에 눈을 감았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비겁한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둘 수 없었고 이것을 법적으로, 형식적으로, 최종적으로 확인한 절차가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였다.


헌재 선고가 늦어지자 한때 기자들이나 시사평론가들에 의해 5대3 데드락설, 보수 성향 재판관의 몽니설, 4대4 기각설 등이 돌아다녔지만, 현재로서는 모두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 역시 헌재 선고가 늦어진 결정적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22분간 헌재 대법정에서 문형배 대행이 읊은 선고문을 들으면서, 또한 공개된 결정문 전문을 읽으면서 늦어진 사유 중 한 가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사유들이 더 있을 수는 있지만, 이 정도 분량의 문장을 가다듬고, 주권자인 국민들이 탄핵 인용 선고의 이유를 이토록 정확하고 소상하게 알도록 노력했다면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중간에 헌재 재판관들이 하루 1시간 정도만 평의를 열고 끝낸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이 정도의 양과 질을 갖춘 결정문이 나왔다면 대강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에 구체적으로 결정문을 만들어내는 헌재 연구관들의 업무 강도가 만만찮았을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최고 수준의 법조 엘리트들이 있는 곳이라 해도 결코 쉬운 작업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문 대행이 선고 이후의 소회에서 "탄핵심판이 무리 없이 끝난 데에는 헌신적인 헌법연구관들과 열정적인 사무처 직원들의 기여도 있었음을 밝혀둔다"는 특별한 언급을 했을 것이다.


최고 모범이 될만한 '파면' 선고문

이제 헌법 재판관들과 연구관들의 피와 땀이 녹아 있는 선고문과 결정문에 대해 살펴보자.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원본보다 나은 해설본이 없다지만, 이번 선고문과 결정문은 진실로 그러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포츠 경기 관람을 좋아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경기를 그대로 다시 복기하면서 보는 것보다는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인 새로운 버전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와 비슷하게 정치의 어떤 장면이나 법정 판결이 나오면 사람들은 원본보다는 그에 무료 카지노 게임 해설본을 먼저 찾는 경우도 많다. 정치인들의 기자 회견이 나오면 회견을 보고 나서 정치평론가들의 논평이나 해설을 찾는 것들이 비근한 예이다.


그러나 이번 헌재 선고문과 결정문은 그런 해설의 필요성 자체를 현저히 사라지게 했다. 문형배 재판관이 읊은 선고문 자체가 훌륭한 해설문이었다. 그 문장의 완결성이 법적인 논리의 완결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맥락을 포괄하였다. 문장 하나하나에 헌법 정신을 구현해 낸, 역사에 남을 문장들이었다.


12.3 계엄 이후에 각종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로스쿨 교수를 모셔다가 분석을 듣기 바빴는데, 굳이 그런 분석들을 듣기보다는 22분간의 선고 방송을 되풀이해서 듣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물론 이 글을 읽을 시간에 탄핵 선고 방송을 한 번 더 듣겠다고 한다면 그것을 더 강력하게 추천한다.


선고문을 보면 전체적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들이 갖고 있는 민주시민의 상식을 전제로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수호의 역사 맥락을 문장 속에 잘 녹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엄 선포의 실체적·절차적 하자, 국회에 군경 투입, 계엄 포고령,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 등에 대하여 빠짐없이 또박또박 위법하고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알기 쉬운 언어로 논증하고 있다.


사실 확인에 있어선 윤석열을 옹호하는 사람들조차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명료하다. 헌법재판을 통해 사실로 확정된 행위가 왜 위헌이고 위법한지를 알려주고 이를 쉬운 언어로 설명한 문장들은 헌법 재판 선고문의 최고 모범으로 삼기에 충분하다.


이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에서 '국가긴급권'이 갖고 있는 국민적 두려움을 잘 대변했다는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민주화 투쟁의 역사는 4월 혁명으로 시작되었지만, 대부분의 역사는 독재정권이 선포한 국가긴급권에 무료 카지노 게임 저항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상의 사유 등으로 선고문에는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무료 카지노 게임을 충격에 빠트리고"라고 간략히 나와 있지만, 결정문 전문을 보면 이승만이 저지른 '부산 정치 파동', 박정희의 '시월 유신', 광주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등을 빠짐없이 언급하면서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들이 갖고 있는 역사적 두려움의 연원을 잘 밝히고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6월 항쟁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이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담고 있음을 재확인하고, 이를 공식적 사법 권력의 결정으로 공고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왜 12.3 계엄 선포가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행위였는지에 대해, 사법 문서의 형식으로 역사적 논증이 완성된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역사에서 이 선고문·결정문이 갖는 의의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사적으로도 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실행하는 친위 쿠데타가 실패한 역사는 거의 없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우리는 세 번의 쿠데타를 경험하였다. 정권을 찬탈한 5.16 군사정변과 12.12 군사반란이라는 전형적인 군부 쿠데타가 있었고, 10월 유신이라는 친위 쿠데타를 경험하였다. 대한민국 민주헌정의 역사는 이토록 쿠데타와 이에 대한 국민적 저항으로 점철된 역사였다. 이번 12.3 내란은 저항하는 시민의 힘으로 초기에 제압했다는 의의가 있고, 이를 민주적 제도로 진압을 확정 지었다는 측면에서 K-민주주의의 승리로 기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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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나 하나의 기관이 이룩한 성과로 축소할 수 없다. 4.19는 5.16으로 배신당했고, 박정희는 부하의 총탄에 암살을 당했지만 신군부에 의해 서울의 봄은 좌절되었고, 6월항쟁으로 직선제를 이룩했지만 노태우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역사를 경험했다. 그만큼 찬란한 시민 항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완벽한 승리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5.16 군사정변이나 12.12 군사반란에 동원된 군인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만큼 많은 병력은 아니었다. 곳곳에서 자기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 자기 역할을 방기하면서 목숨을 걸고 정권을 탈취하려는 정치군인들에게 민주주의를 유린당하고 말았던 사건들이었다. 이번에 내란이 실패한 것은 윤석열이 뇌까린 것처럼 동원한 군인의 숫자가 적어서가 아니라, 지난 시기 민주주의를 켜켜이 지켜온 역사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기제로 작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계엄이 대통령 담화를 통해 선포되자 민주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국회로 달려갔다. 무료 카지노 게임저항권의 시작이었다(무료 카지노 게임저항권은 전광훈씨가 언급하기에는 너무나 숭고한 단어다). 국회의원들은 너나없이 뛰어와 국회로 집결했다. 국회의장도 담을 넘었다. 시민들은 밖에서 군용차량을 몸으로 막았고, 국회의원 보좌진은 국회 문을 걸어 잠그고 결사항전을 했다.


이뿐이 아니다. 군경은 소극적으로 저항했다. 평생 블랙요원으로 활약한 국정원 요원은 주요 인사 체포를 명령하는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였다.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서강대교를 넘지 않았다. 한강 도하는 내란의 실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루비콘강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헌법 재판관들은 선고문에서 국회의 신속한 비상계엄해제요구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다고 분명하게 언급하였다.


707특임 대원 하나는 계엄령이 해제되고 시민들 앞에서 연신 머리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이번 12.3 계엄 사태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우리 군인들이 시민을 향해 총을 쏘지 않을 것이란 최소한의 믿음을 갖게 해준 장면이었다.


물론 고비도 많았다. 수많은 장군들과 특임단장은 내란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따랐다. 경찰 수뇌부는 시민들을 가로막았고, 특수 부대원들은 적군을 무찌를 때 써야 할 무기들을 들고 국회 유리창을 깨고 침탈무료 카지노 게임.


이뿐이 아니다. 이 나라의 국무총리는 탄핵 심판을 막기 위하여 국회가 추천한 헌법 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는 위헌적 망동을 저질렀다. 정상적인 헌법 질서의 작동을 노골적으로 막은 내란 행위인 것이다.


한덕수 총리는 헌재가 최종 결정을 내렸음에도 아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헌법은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에게도 국회가 지명한 헌법 재판관을 거부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이렇게 헌법을 모욕한 세력은 끝까지 발본색원하여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난관을 뚫고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있다. 헌정 질서 내에서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새로운 권력을 세울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누구 하나가 잘해서 된 것이 아니고, 무료 카지노 게임민국 모두가 잘했고, 그래서 더욱 값진 승리이다. 이제 피를 흘리지 않고도, 피를 먹고 자라는 민주주의란 거목을 키우고 지켜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지난 4개월간 민주주의 원상 회복력 입증했다"고 타전했다.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세계에 자랑해도 된다.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은 민주주의를 만끽할 권리가 있고, 이번에 이것을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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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광장을 지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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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봄을 시샘하듯 늦은 눈이 오던 어느 날, 광장에는 은색 망토들이 눈보라를 이긴 매화꽃처럼 꽃망울을 맺고 있었다. 활짝 웃는 웃음 속에, 손에 든 야광봉 속에, 함께 부른 '다시 만난 세계' 노래 속에 민주주의란 봄꽃이 자라고 마침내 활짝 피었다.

필자 전대원은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고등어 사전(메디치미디어), <나의 권리를 말한다(뜨인돌), <세상을 보는 경제(인포더북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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