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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기억’와 ‘습관기억’은 모두 중요하죠. “정상적인 삶에서는 순수기억과 습관기억이 내밀하게 상호 침투”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 두 기억은 동등하게 중요한 것일까요? 베르그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요. ‘습관기억’과 ‘순수기억’은 모두 중요하지만, ‘습관기억’이 더 근본적이에요.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우리가 거기서 우선적으로 포착해야 하는 것은 그 상황이 우리의 어떤 경향이나 어떤 필요에 답할 수 있는 그런 측면이다.그런데 필요는 곧바로 유사성이나 성질로 향하며,개별적인 차이를 만들 필요가 없다.일반적으로 동물의 지각은 이 유용한 것의 분별로 한정된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우리에게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 즉 “우리가 거기서 우선적으로 포착해야 하는 것은 필요에 의한 답”이죠. 그림과 밥이 주어졌다고 해봐요. ‘순수기억’으로 그림을, ‘습관기억’으로 밥을 지각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중 우리가 “우선적으로 포착해야 하는” 건 뭘까요?
당연히 밥이죠. 생존을 위한 필요의 답을 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잖아요. 그리고 그것은 곧 ‘습관기억’의 특징인 “유사성이나 성질로 향하며”, 이는 굳이 ‘순수기억’의 특징인 개별적 차이를 만들 필요가 없죠. 단지 ‘먹을 수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지금 베르그손은 ‘습관기억’의 근본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거죠.
‘습관기억’은 ‘순수기억’보다 근본적이에요. 흔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죠. 여기서 ‘사회적’은 수식어고, 주어는 ‘동물’이잖아요. 즉 인간은 근본적으로 ‘동물’인 거예요. 우선 생존에 따른 필요를 가장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는 동물인 거죠. 그러니 당연히 ‘습관기억’이 근본적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동물의 지각은 유용한 것의 분별로 한정된다.”는 말도 그런 의미인 거죠. 동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기억’보다) 일단 ‘습관기억’을 통해 유용한 것을 분별하는 일이죠.
카지노 게임 추천은 심리적 본성이 아니라 물리적 법칙이다.
‘순수기억’, 즉 ‘꿈의 평면’은 중요하죠.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잠재성 같은 거예요. 이는 마치 우리 안에 있는 보물창고 같은 거예요. 우리가 다른 존재가 되려고 할 때, 그 변화를 위한 재료들은 다 ‘순수기억’에 있어요. 이러한 사실을 강조하다가 ‘습관기억’의 가치를 절하해서는 안 돼요.
우리의 견해로는 여기서 유사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심리적 본성의 노력이 아니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에 의해서,우리는 아무것도 무의식 속으로 던져버리지 않았다.이 유사성은 하나의 객관적 힘처럼 작용하며,전체의 같은 결과들이 같은 심층적 원인들을 따르도록 하는 전적으로 물리적 법칙 덕분에 동일한 반응을 일으킨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베르그손에 따르면,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는 ‘습관기억’을 통해 ‘유사성’을 지각하고 행동해요. 이는 인간 혹은 생명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에요. 즉 광물 같은 무생물 역시 이러한 성향을 가집니다. ‘습관기억’은 “심리적 본성”이 아니라 “물리적인 법칙”이라는 거죠. 즉 ‘습관기억’을 통해 ‘유사성’을 포착하여 필요(배고픔)에 답(음식)하는 것은 “심리적 본성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의 객관적 힘처럼 작용”하는 일종의 “물리적 법칙”과 동일한 반응인 거라는 거죠.
염산이 석회(대리석이건 분필이건)의 탄산염에 항상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고 해서,그것이 종들 사이에 어떤 유의 특성들을 구별해 낸다고 할 것인가?그런데 이 산이 소금으로부터 염기를 끌어내는 작용과 자신에게 양분으로 사용될 것이 틀림없는 요소들을 아주 다양한 흙으로부터 변함없이 추출하는 식물의 작용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분필에 염산을 부으면 어떻게 될까요? 염산HCl의 산과 분필CaCO3의 염기가 결합하면서 거품(이산화탄소)이 발생하게 되죠. 이는 물리적 법칙으로 “항상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죠. 이것을 “종(부분집합) 사이에서 유(전체집합)를 구별해” 내는 추상화 작용(심리적 본성의 노력)으로 볼 수는 없죠. 이는 단지 산과 염기가 각자 “어떤 경향이나 어떤 필요에 답”하는 물리적 법칙일 뿐이죠.
‘산은 항상 염으로부터 염기를 끌어낸다.’ 이 물리적 법칙은 생명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산이 소금으로부터 염기를 끌어내는 작용”인 중화반응과 식물이 흙으로부터 “자신에게 양분으로 사용될 것이 틀림없는 요소들을 추출하는 작용”은 본질적으로 같은 반응인 거죠.
모든 존재는카지노 게임 추천을 갖고 있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광물·분자·원자·이온과 같은 무생물적 존재들 역시 ‘유사성’을 포착하여 자신의 필요에 답하는 작용을 끊임없이 해요. 즉 무생물 역시 ‘유사성’을 중심으로 판단해서 당기고 밀어내는 작용을 한다는 거예요. 이런 논의가 의미하는 바가 뭘까요? 인간, 동물, 식물, 더 나아가 무생물까지도 모두 ‘습관기억’을 갖고 있다는 거죠. 각자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답을 할 수 있는 ‘습관기억’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 ‘습관기억’이 ‘순수기억’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죠.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물 한 방울 속에서 움직이는 아메바의 의식과 같은 초보적 의식을 상상해 보라.이 극미동물은 그것이 동화할 수 있는 다양한 유기물의 차이가 아니라 유사성을 느낄 것이다.요컨대 광물에서 식물로,식물에서 가장 단순한 의식적 존재로,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것은 사물과 존재가 주변으로부터 그들을 유혹하는 것을 취하는 작업의 진보이다.그들을 유혹하는 것은 그들이 추상할 필요 없이,단지 주변의 나머지 것들이 그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표면적으로는 다른 작용들에 대한 반응이 그렇게 같다는 것이 인간의 의식이 일반 관념들로 발전시키는 씨앗이 된다.『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손
베르그손은 진화 과정을 통해 ‘습관기억’의 근본성을 이야기합니다. “광물에서 식물로, 식물에서 가장 단순한 의식적 존재로, 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생각해 봐요. 이 진화의 과정은 “어떤 존재가 주변으로부터 그들을 유혹하는 것을 취하는 작업의 진보”라고 말할 수 있죠.
“초보적인 의식”을 가진 아메바가 한 마리 있다고 해 봐요. 그 아메바는 어떻게 진화해 나갈까요? 주변에 있는 유기물 덩어리(영양소)를 흡수하면서 진화하겠죠. 이때 아메바는 어떤 유기물 덩어리를 흡수할까요? 아메바는 물속에서 자신에게 유용한 원소만 골라서 흡수해요. 어떻게 매번 그럴 수 있을까요? 나한테 유사하고 유사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서 판단할 수 있는 거예요. 아메바는 항상 “다양한 유기물의 차이가 아니라 유사성” 즉, “자신과 동화할 수 있는” 영양소를 흡수하는 거죠. 마치 ‘산-염기’ 반응과 같은 물리적 법칙처럼 말이죠.
산과 염기도 마찬가지예요. 산은 염기가, 염기는 산이 “자신과 동화될 수 있는” 유사한 요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거예요. ‘차이성’이 아니라 ‘유사성’을 통해 그것들을 흡수하는 거죠. 산과 염기 역시 그렇게 진화하는 거예요. 산도, 염기도, 아메바도 모두 ‘습관기억’이 있는 거죠. 그들에게 ‘순수기억’은 없더라도, 강력한 ‘습관기억’은 있는 셈인 거죠. 그러한 ‘습관기억’이 “인간의 의식을 일반 관념(추상화)들로 발전시키는 씨앗이” 되는 거죠. 이러한 진화를 거듭해 오다 인간에 이르러서 ‘순수기억’이 형성되게 된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