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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꾹 Mar 02.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자루 때문에


용기 여사는 지난가을부터 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 강좌에서 필사를 강조하던 강사님이 수성펜을 한 자루 선물해 주신 게 발단이었습니다. 영어와 성경을 동시에 공부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게다가 연말에는 자신을 좀 더 돌아보겠다며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라는 책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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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책을 필사하다 보니 두어 달 만에 그 펜이 다 닳아버렸습니다. 똑같은 펜을 사러 가려다가 날이 춥다는 핑계로 집에서 굴러다니는 펜 중에 필기감이 좋은 펜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수성펜이 부드럽게 써지긴 하지만, 잘 번지기 때문에 볼펜 중에 하나를 골랐습니다. 평소엔 가는 펜을 주로 쓰지만, 꾹꾹 눌러쓰기엔 굵은 펜이 좋았습니다. 처음엔 조금 뻑뻑했지만, 글씨가 동글동글 귀엽게 잘 써졌습니다.


늘 자판을 두드리다가 필사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볼펜을 다 쓰면 그만큼 열심히 썼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죠. 그런데 엊그제 아침에 필사하는데 볼펜이 말썽을 부렸습니다. 손에 힘을 주면 제법 써지는데 힘을 빼면 자국만 남았습니다. 잉크가 다 닳았나 싶어 빈 종이에 동그라미를 여러 번 그리니 다시 글씨가 나왔습니다. 그러다 또 글씨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볼펜 뚜껑을 열었습니다. 역시나 볼펜 심이 다 닳았더군요.



이제 날씨도 풀렸으니 춥다는 핑계를 댈 순 없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운동 삼아 동네 문구점에 갔습니다. 다행히 똑같은 볼펜이 있었습니다. 한 자루에 1,000원이었습니다. 냉큼 사 오려다 무언가 용기 여사를 멈춰 서게 했습니다. 잠깐 뜸 들이다 사장님께 용기 내어 물어보았습니다.


“혹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도 따로 파시나요?”


용기 여사는 참 소심합니다. 씩씩한 척하지만, 마음속에서 늘 두려움이라는 거센 풍랑과 싸우고 있거든요. 애처로운 눈빛을 하고 사장님의 답을 기다립니다.


“지금은 없는데, 잠깐만요.”


사장님은 모니터를 보며 자판을 이리저리 두드리더니, 한참 만에 입을 열었습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은 700원인데, 한 다스씩 팔아요. 열두 개니까 8,400원이네.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일 아침에 주문하면 모레는 도착할 거예요.”


사장님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셨죠. 일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심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재고가 있는데, 국산 제품은 없다고요. 국산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심을 따로 사지 않고, 그냥 1,000원짜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산다고 합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자루는 1,000원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심 하나가 700원이면 300원 차이가 나고, 한 다스 12 자루면 3,600원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말이죠. 몰라서일까요?


용기 여사는 그 자리에서 잠깐 머뭇거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저 볼펜을 사가지고 왔을 텐데 말이죠. 무얼 고민하는 걸까요? 용기 내는 것이 일상이 되다 보니 물건을 쉽게 사지 못하는가 봅니다. 사장님께, 알려주셔서 고맙다고, 조금 고민해 보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용기 여사는 집에 오자마자 책상 위, 서랍, 집안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볼펜이 쏟아져 나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았습니다. 직접 산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어디선가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소중함을 몰랐나 봅니다. 볼펜을 한두 번 쓰고는 어딘가에 두고 또 새 걸 쓰고 했던 것 같습니다. 수북이 쌓인 볼펜 무더기를 보면서 창피해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용기 여사는볼펜 더미를 보며 한숨을 쉬다가 볼펜도분리배출이 가능한지 궁금해졌습니다. 재활용이 된다면 죄책감이 좀 덜해질 것 같았습니다.문구 회사 페이스북에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분리해서 분리 배출하는 방법이 그림으로 상세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옳다구나!’ 하며 좋아라 했는데, 네이버나 구글 등 검색엔진에서는 일괄적으로 재활용이 불가하다고 말합니다. 문구회사에서 말하는 대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심과 뚜껑, 몸통, 스프링 등을 분리해서 내놓는다 해도 부품이 너무 작아서 재활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인펜이든 만년필이든 필기구 종류는 모두 재활용이 불가하니 미련 없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라고 합니다.(출처:쓰레기 백과사전bili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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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1,000원짜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사서 쓰고는 거리낌 없이 버립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날마다 버리는 문구류 쓰레기가 얼마나 많을까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거대한 쓰레기 산이 눈앞에 어른거려서 답답하고 속상했습니다. 문구점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도저히 새로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용기 여사는 일단 집에 있는 볼펜 중에 필기감이 좋은 걸 골라서 하나씩 쓰기로 했습니다.몇 년 동안 볼펜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필사하고 공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우울하고 답답했던 마음이 좀 편안해졌습니다.집에 있는 볼펜을 다 쓰고 나면 그중에 마음에 드는 볼펜을 몇 자루 골라 심을 사서 재사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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