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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문 May 05. 2025

도대체 넌 이 카지노 가입 쿠폰 왜 읽었는데?

김종원(2023).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서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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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종원이 다른 사람이 되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는 어떤 말을 했을까? 김종원이란 분신이 글을 잘 쓰고 싶어 이 책을 읽고 글을 쓴다면 글을 정말 잘 쓰게 될까? 확실한 건 작가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80권이 넘는 책을 쓰면서 느낀 점을 이 책에 녹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작가가 누군지도 몰랐지만, 이 책을 읽고 독자들들이 원했던 글을 잘 쓸 수 있는지 정말 의아스러웠다. 누구든 자기가 쓴 글이 그의 삶이 될 거란건 맞는 말이긴 한데. 결과적으로 책 제목과 내용이 어긋난 것 같은 느낌. 일부러 그런 것 같은. 그래서였을까?


제목을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로 비튼 것 같았다. 부제도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쓸모'"라고 해놨다. 그럼 궁금한 점이 해결될까? 제목은 그렇게 달아놓고 책 내용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 전부로 생각된 건 나만 그랬을까? 작가는 지금까지 누적 판매 부수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면서 책을 쓰라고 주장한다. '당신이 글을 쓰고 싶다는 건 그만큼 자기 인생을 조금 더 잘 살고 싶다는 증거'라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이 책을 읽은 누군가에겐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책.


"괴테의 흔적과 사색을 내면에 담고, 수많은 나날 그가 내게 한 줄의 영감을 주면 나는 그 한 줄로 오랫동안 사색에 잠겨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라고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책일까? 괴테가 했다는 사색을 내면에 담았다니 그건 이 책은 아닌 것 같고, 수많은 나날 기껏 한 줄의 영감만 괴테는 그에게 주었나 보다. 그것도 그렇다 치고, 그렇게 오랫동안 사색을 담은 이 책이 괴테가 무슨 사색을 했는지, 작가가 받은 사색이 뭔지를 알기에는, 이 책의 주제와 맞지 않는 것도 그렇고. 그럼 작가가 그걸 남긴 책은 도대체 무슨 책일까?


책날개에 담긴 작가 소개를 보면 그가 썼다는 많은 책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단 하나 권도 그가 쓴 책을 읽지 않았다. 작가를 몰라서이기도 하지만, 그가 이 분야에서 유명한 작가인지는 몰랐다 해도, 지금까지 읽어왔던 책들과는 거리가 멀아도 너무 먼 책들이라 그에게 이해를 빌겠지만. 책에서 그는 언젠가부터 일 년에 책을 한 권만, 그것이 괴테 책이라도, 읽기로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그가 말하는 사색(?)은 도무지 찾아낼 수가 없었다. 책을 쓰느라 애쓴 작가를 비난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지만.


누군가에겐 이 책이 많은 도움이 줄 거란 걸 의심하지 않지만, 이 카지노 가입 쿠폰 읽고 글을 정말 잘 쓸 수 있는지 혹은 쓰게 되는지 회의를 한다면 너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닌지 반성하지만.


주변에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있다. 대게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바꾸려고 하거나, 정년을 맞이해서 자기가 해오던 주업을 벗어난 사람들이다. 그중 몇몇은 자서전을 쓰겠다고 하고, 그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작가가 되겠다는 사람들.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시간을 보낼 아주 훌륭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자기를 돌아보고 남은 나날들을 풍요롭게 아니면 적어도 향기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런 배경엔 '나'도 유명해지고 싶다는 열망이야 품어도 이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물론, 좀 더 젊을 때 책을 더 많이 읽고 글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써야 하는 것이 정답인듯해서.


결론을 말하면, 작가가 30년간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을 어떻게든 표현해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이 글을 남긴 충정은 알겠는데, 글쎄다. 이 글을 읽고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머리가 나빠서이겠지만, 도대체 1장에서 말하는 괴테의 글쓰기란 도대체 뭘 말하는 거지? 언젠가 받은 월급 중 많은 돈을 책을 사서 그의 말 따라 '독서 폭발기'를 거쳤다는데, 괴테를 만나면서 1년에 딱 한 권만 읽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걸 그는 15년 이상 이어서 했다고 하니. 그는 괴테를 알게 된 후 겨우 15권 정도 책을 읽었다는 말인 건지.


그가 말하는 "더 깊게 멀리 퍼지는 글"이란 것이 이 책에서 보여주는 수준을 말한다면, 그가 지난 15년간 매년 괴테의 책 한 권을 깊게 사유하고 생각을 저민 책이 이 정도라면. 괴테는 언제나 자신이 경험한 단어, 그건 측정 가능한 단어여야 해서, 그는 온전히 자신이 경험한 범위 안에서만 글을 썼다고 하더라도, 그가 "나는 매일 내 방식대로 쓴다. 진실로써 자기 이야기를 쓰는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라는 말도 별로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도대체 작가란 사람들은 다 그렇지 않던가? 매일은 아니라도 자기의 방식, 자기의 삶 속에서 진실로 녹여낸 글을 쓰는 사람들 아니던가?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일단 써라, ' '어떻게든 글을 완성하라, ' '타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담아 책을 쓰면 브랜드가 된다, '라던가. 이득을 보려는 마음과 있어 보이려는 마음과 보답을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들은 단 한 사람도 위로하지 못한다는 그의 주장이라던가. 그가 굳이 '글은 곧 마음을 쓰는 일'이라서 그는 책상에서 글을 쓰지 않고 따듯한 마음이 가득한 사람 속에서 글을 쓰다는 말까지. 결국, 글쓰기의 본질이 다름 아닌 사람이기에, 매일 사랑할 것들을 치열하게 만나야 한다는 말들도.


굳이 비판할 마음도, 비판할 이유가 하나도 없지만. 그런 내게 그럼 도대체 글을 어떻게 하면 잘 쓰냐고 물어본다면, 이 책의 작가처럼 엄청 많은 내용을 담아낼 능력이 없음을 기꺼이 인정하지만.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남이 쓴 글들을 어떻게든 많이 읽고, 1년에 단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시간 빼고 남는 시간다해서 좋은책들을 읽고, 일기가 되건, 잡글이 되건, 그저 쓰고 또 쓰는 수밖에 달리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인지. 결국, 작가가 말하는 것도 이런 말에 다름은 아니지 않을 것 같은 책. 그러니 내게 던지는 말은 이렇게 되어야 할 것 같다. 넌 도대체 이 책을 왜 읽었는데?


아, 중언부언. 글을 쓰면 누군가의 삶이 아니라 글을 쓴 만큼 내 삶이 된다는 것, 이걸 풍요로워진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에도 어떻게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질문이 평범한데, 이에 대한 답은 어려워도 한참 어렵다. 그러니 미꾸라지처럼 싹 빠져 당신에게 짐을 부린다. 저, 죄송한데요.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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