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7
심드렁함은 어느새 들뜸과 열의로 바뀌었다. 첫차를 탔고, 기지개를 켰고, 몸을 풀었고, 누군가의 달리는 이야기를 들었고, 반가운 얼굴을 만나 인사도 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첫 마라톤, 궂은 날씨에 제대로 달리기 어렵다고 지레짐작하고 큰 뜻 없이 갔던 두 번째 10km와 달랐다. 목표가 있었고, 또 준비하느라 무리하며 생긴 통증이 있었다. 달리는 내내 균형을 잡으려고 했다. 욕심 내다 다치지 않게, 그러나 너무 쉽게 포기하지도 않게. 나모 모르게 세우던 조그마한 전략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서도 조금 더 기록을 단축시켰다. 끝나고 기록을 확인하니 내 목표에 3초가 모자랐다. 그래서 아쉬움이 온 몸에 번지며 마지막 지점, 회전 구간, 시작점이 자꾸만 스쳐지나갔다. 그래도 그 아쉬움들이 모여 나를 또 어디론가 데려가줄 테니 완주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수고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