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 속 가장 어두운 곳
우리 집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다. 엄청난 비밀은 아니지만 뉴스에서나 볼 법한 그런 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주사로 시작되는 가정폭력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술주정이 있었던 날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느 날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심하게 술에 취한 채 집에 돌아오셨고, 그날도 어김없이 주사가 시작되었다. 엄마와 오빠, 나는 맨발로 도망쳐 나와 같은 빌라에 사는 이웃집에 몸을 숨겼다.
다음 날이 되어 집에 돌아갔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광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집안의 모든 물건은 제자리를 잃고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온갖 유리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오빠와 내가 키우던 작은 자라 두 마리는 가구 뒤틈 사이에서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책과 책가방은 현관 밖에 불에 미처 다 타지 못한 채 반쯤은 재가 되어 있었다.
그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왜 내 책과 책가방을 불태웠는지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난 쟤 볼 때마다 소름 끼치더라. 어린애가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
명절에 모여 우리 고모라는 사람이 오빠에게 하는 얘기가 옆방에서 자고 있는 나에게까지 들렸다. 엄마에게 여쭤보니 그제야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들려주셨다.
서울에 처음 터를 잡고 빌라에 살 당시 고모가 잠시 우리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내가 이제 막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때였다. 어느 날 내가 고모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고모는 왜 우리 집에서 공짜로 살고 있어요?"
엄마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고모가 서운함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토로하며 이야기를 전했고, 그날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술에 취해 오셔서 온갖 행패를 부린 것이었다.
어린아이가 별 뜻 없이 한 말에 섭섭해하며 이런 비극에 이르게 한 고모가 오히려 소름 끼쳤다.
최근 시골에서 돌아오는 길에 오빠의 차를 같이 타고 올라온 적이 있었다. 어린 조카가 나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했다.
"고모는 좋겠어요, 공짜로 우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 차 타고 서울 가니까."
"그러게~ 너무 편하고 좋다!"
나는 섭섭하기보단 오히려 흐뭇했다. 어린 아이이지만 스스로가 인식하는 것에 대해 본인 생각을 여과 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모습에서 영민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이 녀석 셈이 빠르네, 나중에 커서 야무지게 밥 벌이하겠다!'
나는 잠들기 전에 꼭 하는 습관이 있었다. 앞, 뒤 베란다 문이 잘 잠겼는지, 가스밸브가 잘 잠겼는지, 현관문은 잘 잠겼는지, 온 집을 돌아다니며 확인하고 임무가 완수되면 내 방 침대에 누웠다. 마치 우리 집 경비원처럼 매일같이 점검을 했다.
그날도 집 안 순회 점검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술에 취해서 귀가하셨다. 엄마와 오빠, 나는 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부름을 받고 거실에 모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반복되는 술주정에 시달린다. 급기야 폭언이 시작되고 집안 물건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우리 셋은 한밤중에 맨발로 도망쳐 나왔다. 나는 가까이 사는 친한 친구 집으로, 오빠는 오빠의 친구 집으로, 엄마는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다.
엄마,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이혼했으면 좋겠냐는 삼촌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이제 막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었다.
나에게는 중학교 2학년 겨울이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엄마에게는 부부의 연을 끝맺게 된 연말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결손 가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