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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진언니 Apr 23. 2025

카지노 쿠폰는 언제 어디서

인턴십



온라인 채용 정보 사이트를 통해 이곳저곳 인턴십 지원에 나섰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그중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홍보대행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조차 몰랐지만 일단 합격했다는 소식에 기쁘고 긴장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사무실은 강남 어딘가의 건물 지하였다. 빛도 들지 않는 지하였지만 사무실은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한여름 장마 시기엔 지하 사무실로 빗물이 흘러들어 바닥이 흥건해지는 일도 있었다.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 발 벗고 나서 사무실의 침수를 어떻게 해서든 피하기 위해 연신 물을 퍼내었다.


사무실 선배들은 특별히 이상하거나 나 같은 신입을 괴롭히는 일이 없이 평범했다. 홍보의 홍도 모르는 나를 잘 가르쳐 주기까지 했으니 평범하다기보단 오히려 매우 친절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대학에서 배웠던 이론 수업은 실제 현장에서는 사실 아무 쓸모가 없었다. 결국 입사 지원서에 졸업한 대학교 한 줄을 쓰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나 싶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회사 업무는 생각보다 단조로웠고, '대행사'가 하는 일은 원청에서 하청을 받아 실행을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말 그대로 '대행'을 하는 곳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가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깊이 들었다. 왜 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나는 이 일을 거부하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 회사 대표님은 나에게 정규직을 제안하셨다. 안타깝게도 나는 남은 학업을 핑계로 정규직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 사회생활의 첫 내딛음에서 더 이상 전지하지 않고 4학년 2학기를 맞이했다.








그 무렵 엄마와 오빠, 그리고 카지노 쿠폰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번화가에 위치한, 1층에서는 고깃집을 운영 중인 건물 3층으로 이사를 갔다. 짐작건대 이때가 우리 집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4학년 2학기는 눈 깜빡할 사이에 쏜살같이 지나갔고 이제 마지막 겨울방학이다. 집안 살림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눈에 보였고,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4학년 2학기 겨울방학, 취업이 되지 않아 휴학을 하기엔 그 조차도 나에겐 사치였고 이미 늦은 시기였다. 나는 입사 지원을 위한 스펙을 위해 어학공부를 하다가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창밖을 보면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이렇게 일 자리가 많은데 설마 나 하나 일 할 곳이 없겠어?'



녹녹치 않았던 인생살이에 비해 내 카지노 쿠폰은 매우 긍정적이고 치기 어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정말 사람은 카지노 쿠폰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걸까,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 우연치 않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OO에서 단기 아르바이트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직 취직 전이면 해볼래?



일전 인턴십을 했던 홍보대행사 선배의 전화였다. 대행사의 원청 회사에서 3개월 정도 일을 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재고 따지고 할 상황도 아니었고 3개월 단기 일자리는 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행사의 원청은 대기업이었다. 단기 아르바이트였겠지만 좋은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 중소기업, 그런 개념조차 없이 철없던 시절, 나에게 주어진 이 단기 아르바이트의 기회로 나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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