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pr 23. 2025
Your Diary
Your Diary
부재의 증명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식탁 위 말라가는 사과 두쪽
늘 앉아있던 소파 위 패인 자리
다음 계절을 위해 꺼내놓은 이불
뒤늦게 배송된 뜯지 못한 택배상자
그리고 처음 보는 카지노 게임 수첩
내가 모르는 당신이 살고 있었다
꽃잎이 쏟아져 내리는 봄날
무심한 척 책을 읽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 편지를
몰래 접어 주머니에 넣어보기를
풍경 사이 노을빛에 물들다
바쿠스의 세례를 받으며 취해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기를
손 안에 지도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보폭을 따라 걷다
골목에서 길을 잃어보기를
한 여자를 사랑해서
우주의 궤도가 그녀에게 맞춰진
위성이 되어 살아보기를
바라고,
기도하던
카지노 게임 호흡이 담긴
정직한 문장들
살고싶다
흘려 쓴 글자 위에 남아있는 통증
고독한 깨달음끝에숨겨둔영정사진
침묵의 언어를 읽을 줄 알던
눈빛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 올 순간을
미리 맞이해 버린 카지노 게임 밤은
어떤 색이었을까?
낡은 수첩을 손에 들고
나는
그만 아득해졌다
아는 분의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갑작스레 들리는 부고는 권태로운 날을 채찍질하는 소리 같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꼭이요.
* 같이 듣고 싶은 곡
Jelly Roll - Dreams Don't Die
https://youtu.be/jcILP-CO6ug?si=n2CVjgKhp1oV1pMC
#대문사진 - 핀터레스트
#나머지 사진 - 저작권 똥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