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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티 Apr 30. 2025

변비

늦은 발견


T4a.

MRI 검사지를 받고 내 심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가방을 뒤져 가지고 온 안정제를 입에 털어 넣었다.


예약한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우리가 가져온 직장암 촬영 CD를 보고 빨리 모든 검사를 하자고 했다. 하지만 세브란스에서 MRI를 찍을 수 있는 날짜는 18일 이후나 가능했다. 소화기 내과 의사 선생님은 이런 경우가 없었지만 오늘 다른 병원에서 우선 MRI를 찍자고 했다.

지정된 강서구에 있는 병원에서 MRI를 찍고 결과지를 받았다.

남편의 암은 가장 우려했던 수치가 나왔다.

나는 남편에게 수치를 말하지 않았다.


남편은 아직도 자신이 수술만 하면 금방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고 믿었다. 엄마의 투병 과정을 본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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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평생 건강 검진이란 회사에서 강제로 했을 때뿐이었다. 감기에 걸려도 병원엘 가지 않았다. 어떤 신념이 아니라 고집에 가까웠다.


남편은 체질이 건강한 편이었다.

우리 가족 모두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혼자만 걸리지 않았다. 내가 간장 게장을 하려다 미뤄 냉장고에 있던 상한 게도 게장인 줄 알고 맛있게 먹고도 탈이 나지 않았던 사람이다.

평소에 소화불량에 걸린 적이 없고 화장실 가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작년 가을, 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갑자기 변비가 생겼다. 나는 불현듯 머릿속에 ‘암’이라는 단어가 스쳐갔다.

남편에게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해보라고 했지만 남편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 후에 남편은 별말이 없었다.


올해 2월 강원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남편은 급하게 화장실을 찾았다. 변비가 계속되어 불편해서 변비약을 먹어 그렇다고 했다.

딸들과 나는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라고 했지만 그때도 남편은 그 말을 무시했다. 남편은 매사에 그랬다. 자신이 불편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았다.

꼭 끝까지 가야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4월, 남편이 스스로 병원을 예약했다. 자주 화장실에 가고 잔변감으로 불편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었기에 예약을 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은 있었지만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용종이기를 바랐다.


검사 결과, 남편은 직장암이라고 카지노 게임 추천.

그것도 장을 꽉 막고 있는 커다란 암이었다. 의사는 그동안 어떻게 식사를 하고 화장실을 갔는지 의아하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 남편은 그제야 자신의 무지를 원망카지노 게임 추천


평소 남편은 나와 입맛이 달랐다. 육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와 달리 식탁에서 늘 고기를 구워 먹었다. 해외 출장이 많은 탓에 집에 오면 삼겹살을 며칠씩 구워 먹었다. 고기를 먹을 때도 먹는 야채가 겨우 구운 김치였다.특히 남편은 무한리필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가는 것을 좋아카지노 게임 추천. 나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남편과 한자리에서 식사하는 일이 드물었다.


단맛도 좋아카지노 게임 추천.

봄, 딸기가 한창 달 때도 딸기에 설탕을 발라 먹는 것을 좋아카지노 게임 추천. 커피를 마실 때도 믹스 커피에 설탕을 추가하고 어쩌다 카페에 가게 되면 캐러멜마키아토를 마셨다.


요리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 남편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먹었다. 음식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먹어 외식을 할 때도 고기 종류의 식사가 아니면 우리끼리 다녀오라고 하고 가질 않았다.

남편의 음식에 대한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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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하루에 한 갑씩 피웠다. 가족끼리 장거리로 움직일 때면 차를 델 수 있는 곳에 세우고 바깥에 나가 담배를 피울 정도였다.

암 진단을 받은 현재도 남편은 담배를 끊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연세세브란스에서는 남편의 상태가 장폐색이라고 했다. 동네 병원에서 결과가 나오고 세브란스 병원 예약 날짜에 맞춰 기다리는 동안 남편은 식단을 바꿨다.

육식을 하더라도 샐러드를 먹었고, 밥은 현미로 바꿨다. 대장암과 관련된 SNS에 의사들이 모두 말하는 식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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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즈란스 병원에서는 다른 말을 했다. 장폐색이라 거친 야채를 먹으면 안 되고, 기름이 먹는 살코기와 현미가 아닌 백미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아니면 장이 막혀 열이 나고 쓰러질 수 있다고…

그러면 진짜 큰일이라고.

저잔사식은 흔히 우리가 피해야 할 음식들을 먹어야 하는 식단이다. 정제 탄수화물을 먹고, 카스테라 종류도 먹을 수 있다.

좋은 식단이란 것은 건강할 때만 적용된다.


세스란스 병원이서는 남편의 상태를 보고 서둘러 스케줄을 잡았다.하지만 병원에서 하라고 한 스케줄은 하루 안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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