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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경 Mar 10. 2025

카지노 게임 10%를 떼서 하는 일

[편집기자의 오프] 나의 기부처

작가에게 인세는 절대적이다. 생계를 꾸려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전업작가도 프리랜서도 아닌 월급쟁이 직장인. 인세가 없어도 내겐 월급이 있다. 그래서였을까. 2017년 퇴근하고 쓴 글로 첫 책 <짬짬이 육아를 출간하고 받은 인세는 뭔가 보너스 같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그동안 잘 챙기지 못했던 회사 사람들에게 밥 사고 술 사고 커피를 샀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막상 돈을 쓰기 시작하니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내가 생각했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첫 인세는 그렇게 어영부영 탕진했다.


깊이 반성했다. 반성은 내일이 나아지라고 하는 행위. 작가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퇴근하고 쓴 글로 소소하게 원고료를 받으면 고스란히 그 통장에 모았다. 원고 청탁은 급격히 늘지도, 연차를 자주 사용해야 할 만큼 강의도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뜸한 대로 들어와 통장에 차곡차곡 쌓였다. 통장 잔액보다 마음의 잔액이 더 커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2019년 좋은 인연으로 만난 심에스더와 성이야기 책<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함께 쓰게 되었다. 작가통장에 또 한 번 출판사 이름으로 돈이 들어왔다. 통장에 찍힌 돈은 1,368,000원(선인세 차감액). 두 번째 책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인세로 받은 돈이다. 보통 인세의 딱 반이다. 왜? 심에스더와 둘이 썼으니까(공저의 경우, 인세를 서로 몇 퍼센트로 할지 계약 전에 상의한다. 우리는 딱 반).


성교육 책인 만큼 관련돈 곳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마침 연재를 하는 동안 운동화깔창 생리대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다. 내 아이 또래 아이들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그랬다는 거였다. 여성단체 쪽으로 생리대 카지노 게임을 하려고 했지만 글을 쓰고책을 내는 사이 정책적으로 변화가 있기도 했고(나의 경우, 경기도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생리대 지원금을 준다) 이미 기부나 카지노 게임도 많다고 해서 고민 끝에 일본군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정의연대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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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5일, 청소년 활동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분에게 개인카지노 게임도 했다. 심에스더의 페친이기도 하고 어떤 글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은데(그 내용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 밥이나 한 번 사주고 싶어서 그랬다. 후원금을 보내고 한 달 뒤인가 문자가 왔다. 메시지를 받은 곳은 엘리베이터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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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하던 '임산부' '녀석'이라니. 노숙, 임산부, 녀석 세 단어의 조합에 흠칫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임산부에게 먹는 일만큼 중요한 게 어딨나. 기쁘고 감사했다. 녀석이 누군지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나는 활동가의 활동을 보고 후원했으므로 김장하 어르신 말마따나 줬으면 그만인 거다. 아니,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소고기라니. 내가 카지노 게임한 액수보다 밥 값이 더 나왔을 것 같아서(ㅜ.ㅜ).


2021년 번째 책을 내고 나서는, 딱히 어디 기부한 곳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2025년 현재 기준으로, 언론사 카지노 게임을 원씩 군데 하고 있고(베이비뉴스, 탐사보도 매체 셜록), 어린이도서연구회에도 직접 참여는 못카지노 게임 대신 5천 카지노 게임회원 자격만을 유지만 하있다. 후원하던 몇몇 단체는 일부 정리했다. 후원 회원의 중요성은 나 역시도 일을 하며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총 3개를 넘기지는 않는다.


네 번째 책을 준비하면서 '갈비 사자' 구조 이야기를 유퀴즈를 통해 알게 되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눈물을 닦으면서 다짐했다. 이곳이다. 인세 받으면 꼭 이 분을, 청주동물원을 후원해야지. 지난해 10월 출판사에서 인세(선인세 차감액)가 입금되자마자 청주동물원에 전화를 걸어 방법을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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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실패. 청주동물원은 따로 카지노 게임을 받고 있지 않고 청주시에서 동물원을 지원하고 있으니 청주시 고향사랑기부제를 이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아, 어렵네. 청주시 아니고 난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 팀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싶은데!!! 그래서 해를 넘기도록 기부를 하지 못했다(내 고향도 아닌데 청주시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더라). 그러다가 최근 이 뉴스를 보았다.


https://omn.kr/2cf02


이 기사를 편집하면서 40년 넘게 철새를 돌보고 있다는 김신환 원장을 알게 되었다. "새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원장, "흑두루미가 하늘을 날며 '뚜루뚜루' 소리를 들으면 행복하다"는 김신환 원장이 더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싶어 카지노 게임을 결심했다. 동물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볼까 싶었는데, 괜히 일 하시는데 방해가 될까 싶어 말았다. 김신환 원장과 함께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이 좋을 것 같았다. 입금 완료. 드디어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자랑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기록해 두려고 쓰는 글이다. 봐라, 벌써 세 번째 책을 내고 인세의 10%를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못하고 있잖나(통장을 뒤져보면 되겠지만 귀찮다, 뭐 했지? 분명 뭐 했을 텐데... 아...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내고 나만의 굿즈(메모수첩, 노트 같은?)를 내 돈 주고 만들려다가 비용 이슈(카지노 게임 10%를 훌쩍 넘는)로 흐지부지 되었었지... 아, 그랬군, 그랬네, 그랬어).


다음에 책을 내게 되면 이 글에 업데이트 해야지. 어디에, 어떤 일로, 내 마음이 움직였는지, 왜 그랬는지 기억하고 싶으니까.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여성, 청소년, 동물이라는 키워드가 생기네. 꾸준히 계속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이 기우는 곳이 또 어딘지 세심하게 관찰하며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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