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 진열장을 열다
나는 카지노 쿠폰다.
나는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카지노 쿠폰가 되었다. 어쩌다보니 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간절함이 있었고, 노력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긴 시간 외도하며 둘러오긴 했어도 나의 중심은 항상 소설이었다. 나는 늘 전업으로 활동하는 작가이길 꿈꿨다. 현재는 그 꿈을 반 정도 이루었다. 어떤 형태로든 소설을 쓰고 있고, 고료도 받으며, 나름 팬도 있다. 다만, 전업은 여전히 꿈이다. 부족한 가계 형편을 메우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럴싸하게 말했지만, 여느 사람들처럼 버티는 인생이란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여전히 ‘작가’라는 직함을 동경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누구나 책을 내고 저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덕분에 ‘작가의 일상’이란 건 아직 매력적인 키워드다. 드라마나 웹소설에서도 ‘작가’라는 직업군은 끊임없이 호출되고 있고, 그들은 그 안에서 일과 연애를 동시에 하는 꽤 괜찮은 환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감히 용기를 내어 나의 카지노 쿠폰을 옮겨보기로 했다. 적당한 감성과 농(弄), 풍(風)이 녹아든 에세이로 말이다.
그렇다고 뭔가 굉장한 걸 써보겠다는 말은 아니다. 문자 그대로 나의 일상과 기억, 시간을 따라 변한 내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나의 일상이란 건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단조롭다. 솔직히 여느 직장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눈을 떠서 아이를 등원시키고, 사무실로 출근하고, 업무를 보고, 아내와 점심을 먹기 위해 집에 들르고, 다시 출근하고, 업무를 보고, 하원하는 아이를 데리러 가고, 다시 집에 돌아가 저녁을 차리고, 식사를 마치면 다시 출근하고, 업무를 보고, 퇴근한다.
매우 단조롭고, 건조하다.
그럼, 쓸거리가 게 적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카지노 쿠폰다. 이런 무미건조한 일상에서도 단행본 한 권 분량 정도는 우습게 뽑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정말이다, 내 뒤로 늘어선 클래식한 진열장을 봐주길 바란다. 이곳에는 내가 읽었던 책과 보았던 영화가 있고, 내가 즐기는 위스키와 자주 만들어 먹는 술안주, 그리고 인연들이 남긴 사연이 있다. 어느 것 하나 색이 바란 것이 없다.
그러니 여러분은 그저 나라는 바텐더가 권하는 글에 맘껏 취해주시면 되겠다. 좋지 않은가? 본격적인 영업은 다음 주 화요일부터다. 그럼, 그때까지 기대하며 지루한 일상을 버티시길 바란다. 나는 이만 진열장을 닦으러 가봐야겠다.
글을 쓰는 카지노 쿠폰 문수림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