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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프 Oct 20. 2022

카지노 게임의 시작

2003년 여름


대학에서 맞이한 두 번째 여름. 학생회 활동을 하던 나는 방학을 맞이해 바닷가로 캠프를 떠났다. 함께 한 10명중 한 명은 내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여름 방학 전 이 친구를 학생회의 다른 친구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곧 연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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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 찾기덕에나는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장난기 많은 꼬마가훤칠한 남자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친구 이상의 감정이 생겼지만금방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태평양 같은 오지랖으로 친구를 소개한 것이다.


친구는 다른 학교 학생이라 학기 중에는 둘이있는 모습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1박 2일 캠프에서둘은 줄곧 붙어 다녔다. 그 모습을 보자 마음 한편에 곱게 접어 둔 애정(?)의 불씨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분노의 마음이 일었고, 둘을 보는 마음이 무척 괴로웠다.


바닷가 펜션의 테라스는 과반수인 흡연자들이 점령했다.괴로운 마음에 결국 이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카지노 게임 하나 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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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의 여름, 그렇게 내 인생에서 10여 년간 끊지 못할 흡연의 역사가 시작됐다.나는 어릴 때부터 '화'가 많은 아이였다.어린 시절부터 무슨 일이 있으면 곧잘 참았다. 그래서 내 인생은 카지노 게임를 피우기 전과 후로 나뉘었다. 카지노 게임 피우기 전에는 무조건 참았고, 카지노 게임를 피운 후부터는 참기 힘들 때마다 카지노 게임를 피웠다.


카지노 게임에 저절로 손이 가는 상황은 주로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가슴 한쪽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해지면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올라올 때와 술 마실 때였다.첫 번째 상황에서는 카지노 게임 연기를 폐까지 내렸다가 다시 입 밖으로 뱉을 때 내 속에 차오르던 모든 분노와 화를 같이 내 보내는 느낌이었다. 분노 게이지가 높으면 연달아 두 대를 피우기도 했으나 대체로 한 대만 피우면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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