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왕이 될 거야!
치매 예방으로 하는 거니 답답해도 이해해 줘 총각들...
일전에 남편이 카지노 쿠폰 캡터가 되었다는 글을 썼었는데, 그 후로 매일 퇴근 후 카지노 쿠폰게임을 두 판 정도 하고, 아이가 자고 나면 또 한 판 하고... 카지노 쿠폰 중독자의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이것도 큰 일인데, 스케일도좀 커졌다.
카지노 쿠폰 전 종류를 수집하느라 꽤 큰돈을 썼고 (초고가 레어 카지노 쿠폰는 제외하고 수집해도 무시 못할 돈이 들었다.), 카지노 쿠폰를 수집하다 보니 일반 카지노 쿠폰팩을 사서는 얻을 수 없는 카지노 쿠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매장마다 카지노 쿠폰 제작사에서 운영하는 대회가 매주 열리는데, 대회에 참가하면 참가상으로 카지노 쿠폰 한 장을 받고, 1등을 하면 두 장 더, 그리고 이기지 못해도 주사위를 굴려 가장 높은 수를 받으면 한 장 더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카지노 쿠폰 중 일부가 판매되지 않는 카지노 쿠폰인 것이다.
'고작 카지노 쿠폰가 뭐라고.'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 듯한데, 포켓몬이나 유희왕 같은 유명한 게임 카지노 쿠폰는 괜찮은 카지노 쿠폰는 몇 십만 원은 우습고 천 단위가 넘어가는 카지노 쿠폰도 수두룩하다.
물론, 내가 하는 건 그 정도 급은 아닌지라 최고가 카지노 쿠폰래봤자 130 정도밖에(?) 안 한다. 뭐, 대회에 나가서 얻을 수 있는 카지노 쿠폰 중에도 거래가가 10만 원은 넘는 카지노 쿠폰가 몇 개 있으니 이게 수집욕과 물욕이 생길 수밖에.
하지만 매장을 가는데 큰 용기가 필요했다. 안 봐도 내가 최고령일 게 뻔해서... 거 젊은이들 노는 데 괜히 가서 방해만 될까 봐.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의 산수 장애이다. 멀쩡하게 대학까지 나왔는데 어릴 때부터 유구하게 산수 장애가 있다. 대미지 계산을 해야 되는데 이게 손가락을 동원해도 계산이 자꾸 틀리고 느린 것이다. 플레이에 있어 아주 크리티컬 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무 교육을 뚫고 나온 자가 이런 상태라 나라에 조금 미안할 지경이다... 어휴....
그걸 빼더라도 지능도 체력도 시력도 퇴화되어서 다른 사람들처럼 빠릿빠릿하게 플레이할 수 없지만, 카지노 쿠폰 욕심이 결국 모든 것을 이겨 벌벌 떨며 대회를 신청했다. 농담이 아니라 처음으로 회사 면접을 봤을 때만큼 떨었다.
옆 테이블에서 처음 보는 두 사람이 서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태어난 연도를 이야기하던데, 내가 대학생이던 년도에태어난 것을 알고 씁쓸했다. 첫사랑 때 해선 안 되는 실수를 했다면 저 만한 자식이 있겠구나 싶어서. 아이고, 이거 뭐거의 부모뻘이잖아....
어쨌든 다들 순하고 착한 청년들이라 재미있게 잘 놀고 왔다.
원하는 카지노 쿠폰는 얻지 못했지만, (도파민 터지는 랜덤!) 대신 희망과 용기를 얻어 매주 카지노 쿠폰샵에 출석 중이다. 거기다 지난주에는 세계 선수권대횤ㅋㅋㅋㅋㅋㅋ 의 지역 점포 예선에 참가했다.
이 바닥이 좁다 보니 대회에 나가니 샵에서 만난 사람들이 다 거기 있었다. 운 좋게 첫판은 이기고, 두 번째 판에서 처참하게 졌다.(이 분은 결국 대회에서 1등을 했다.) 세 번째 대전 상대는 하필 남편. 집안싸움을 벌인 끝에 내가 지고 말았다. 쯧....
이걸로 산수 장애도 극복하고 치매 예방도 하고 오래오래 재미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산 카지노 쿠폰 한 팩이 이렇게 평생의 취미 후보로 이어질 줄이야. 정말 인생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참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재미있는 게 인생 아니겠는가.
딸아, 엄마는 이번 주에도 대회가 있어서 2시간만 나갔다 오마. 집 잘 보고 있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