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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빙트리 Mar 22. 2025

글을 읽지 카지노 게임 시대에 책방이라니!

책은 읽히지 카지노 게임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어딘가로 떠나는 순례자들처럼,
한 손엔 커피, 다른 손엔 휴대폰을 들고
카지노 게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작은 도서관처럼 꾸며둔 나무 책장이 배경이 되고,
DP용 자전거는 포토존이 된다.
문고리를 가볍게 잡거나, 카지노 게임 벽에 기대어
마치 오래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사람인 듯,
찰칵—찰칵— 셔터 소리가 잦아든다.

누군가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와 책을 펼쳐 든다.
책을 고르는 손길, 읽는 듯한 눈빛,
그 모든 것이 장면처럼 연출된다.
하지만 이내 책은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그들은 발걸음을 돌린다.
책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책은 읽히지 카지노 게임다.
감성 한 컷을 위한 배경일 뿐.
SNS 속의 ‘좋아요’를 위한,
그럴듯한 이미지 속의 소품으로 남는다.

처음엔 조금 허탈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들인 시간과 마음을
그저 배경으로만 소비해가는 모습들에.
하지만 이내 받아들인다.
그들에게 카지노 게임은,
책이 아닌 감성의 장소로 존재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언젠가는,
그 감성의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 진짜 책장을 넘기게 만들 수도 있을 테니까.
카지노 게임은 늘 그 자리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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