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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달리진 Jan 14. 2025

카지노 게임의 쓸모

힘을 빼고, 숨과 연결이 되고 싶을 때


| 오롯이 쉼, 오롯이 카지노 게임


“수진 님, 힘 좀 빼세요.” 달리기뿐만 아니라 크로스핏, PT를 받으며, 나는 이 말을 줄곧 들어왔다. 작년에 잠깐 골프를 배웠을 때도 프로님께서 눈을 부릅뜨고 간절함을 담아 “제발!! 팔에 힘 좀 빼세요!!” 라는 말을 외치셨다. 처음 들었을 때는 “힘이 많이 들어가서 죄송합니다”라는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나 다섯 번이 넘어갈 때쯤은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심술이 났다. 셀 수 없이 듣게 되었을 때는 “저도 힘을 빼고 싶은데 신경 쓸 수가 없어요!”라며 스스로 답답한 마음을 고백했다.


사실 그들이 건넸던 말들은 모두 나를 위한 보약이었다. 그들의 말이 없었다면 나는 힘을 뺄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아프게만 들렸던 그들의 말을 듣고 나서야 힘이 잔뜩 들어갔던 몸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숨을 뱉으며 힘과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런 좋은 의도가 있는 말이 내게는 왜 기분 나쁘게 들렸을까?’ 쉬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 이유는 참 간단했다. 그 당시 내가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출퇴근 운동으로는 그룹 PT를 하고, 주말에는 마라톤이나 등산을 했다. 장소 상관없이 재밌어 보이는 운동 이벤트가 있다면 곧바로 신청하여 참석했다. 러닝 크루도 즐겨 했다. 이처럼 나는 여러 사람과 운동을 하며 즐거움과 개운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직 준비, 회사 적응 등 여러 변수로 인해 피로도가 쌓이며, 운동을 하면서도 누군가 툭 건넨 말이 가시처럼 와닿는 순간이 잦아졌다.


그 이후부터, 나는 일상과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운동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그 당시 참여하던 글쓰기 모임 구성원 중 한 분이 카지노 게임를 굉장히 좋아하셨다. 그분의 글에는 카지노 게임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고, 그 글을 읽으면 카지노 게임가 참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나는 카지노 게임라는 세계를 탐험하게 되었다. 이제 고작 4개월 차이지만, 카지노 게임를 통해 숨과 숨이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24시간 중 1시간이라도 온전히 숨에 집중하는 시간이 있음에 위안을 느끼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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