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나운서' 떼고, '다시, 나로' 홀로 서기 위한 자발적 방황기
사실 더 놀란 건 나였다
'마지막으로 울어본 게 언제였더라?'
나와 가장 가까운 아내도,
아니 우리 어머니도 몇 번 본 적 없는 눈물
내가 지금 울고 있다
내 눈에서 흐르는 것이 진짜 눈물이 맞는지
확인하고 확인하며,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슬픔의 눈물은 맛이 짜다던데,
어디 한 번,
그러다 다시 ‘아차‘
순간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자각
'지금은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다시 내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렸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특이하다 생각했다, 나는
다행히 길을 잃지 않고
다시 슬픔의 감정으로으로 돌아온 나
참으로 낯선 이 격해진 감정을
제삼자의 시각으로 바라봤다
잊지 않으려고,
이 감정을, 이 눈물을, 이 순간을 기억하려고
자꾸 흐르는 눈물
'나도 가끔 눈물을 흘린다'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
가끔 눈물 없는 내가
나 스스로도 이해가 잘 안 됐거든
감정에 집중하고 싶어도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들
그리고 찾게 되는 여러 가지 이유들
감정의 표현에 있어서도
이성적 분석을 적용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눈물 한번 진득하게 흘리기 힘든,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