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요? 저 혼자서요...? 퍼포먼스가 뭔데요...?
학기 말, 퍼포먼스를 하게 되었다.
날이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불안했다.
뭔가를 하고 있긴 한데 이게 맞는지 그리고 이게 퍼포먼스의 문법이 맞는지에 대한 불안함도 컸다.
격주로, 퍼포먼스전공 지도 교수인 사울라그리고 무대미술전공 지도교수인 잉빌드를 만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시 나는 이러한 기록을 남겨 두었었다.
교수님 미팅이 있는 날이면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최소 2-3일 전부터는 긴장 + 준비를 하기 때문인데 이번 주는 아주 놀랍게도 이틀 연속 교수님 미팅이 있었다.어제는 Saula 그리고 오늘은 Ingvild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둘 다 너무 좋았다.
사울라와의 미팅은 오스트리아에서 온 카지노 게임 친구와 함께 2:1로 진행했는데,
사실... 준비가 부족해서, 정확히는 확신이 좀 부족해서 컨셉과 질문만 가져갔었다.
솔직히... 나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어서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그저 사울라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달까.
질문은 명확했다.
"어떻게 일상적인 Performative action이 예술이 될 수 있는가."
사울라와의 미팅에서 와 닿았던 것은,
카지노 게임 '편지'를 쓰고 싶다고 말하자,
그렇다면 수신인을 어떻게 Invite할 것인지
그들을 어떻게 engage시킬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1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다르며
왜 지금 이 주제를 탐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놓치지 않으면 된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리고, 어떠한 감정을 느낀다는 것 그리고 그를 통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 역시 performative action일 수 있다는 것말이 좋았다.
다만... 평소처럼 미팅 후 뭔가 명확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잉빌드와의 미팅.
전부터 1:1 미팅을 하기로 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조금 긴장을 했었는데, 너무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종일관 웃으며 잘 마무리 되었다.
심지어, 잉빌드의 모든 말을 다 이해했고 + 카지노 게임 하고 싶은 말도 다 했다...(감격스러운 순간)
잉빌드를 만날 때에는 ppt 자료로 그동안 했던 것들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갔다.그리고 카지노 게임 하고자 했으나 실패한 것에 대해서도 (안규철 선생님처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 이야기했다.잉빌드와의 미팅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확신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작고 소소한 일상적인 행위들이 정말 performative action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받는 기분이었달까?
잉빌드에게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1:1로 미팅을 진행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아주 솔직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사실... 약간 긴장하고 갔는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며 진행되어서 정말 행복했다.
뭐랄까... 정말 깔끔하고 명확한 미팅이었달까.
그리고 잉빌드 역시 너무나 따스했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
위 글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퍼포먼스에 대해 두려워하는 내게 잉빌드는 '그게 무엇이든'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며 격려해주었다. 앉아 있던 의자의 레버를 당겨 확 낮추며 "이 역시 너의 의도가 담겨있다면, 퍼포먼스가 될 수 있어. 네가 뭔가를 들고 읽는 것 또한 마찬가지야."라는 이야기도 해주었는데 그 순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드라마틱한 순간.
아래 글 역시 비슷한 시기에 카지노 게임 적어놓은 글이다.
글의 제목은 [개인 프로젝트 공유를 35일 앞두고]
'Performance'는 너무나 거대한 단어이다.
물론 그 어떠한 행위도 퍼포먼스가 될 수 있겠지만,
내겐 너무나 거대하고 압도적이다.
상반기에는,내 이야기를 가지고 약 25분 가량의 짧은 퍼포먼스를 만들었다.
정말 단순했다.그저, 관객들 앞에서 캐리어에 넣을 짐을 챙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공연을 만들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카지노 게임 학교에서 공연을 하게 될 줄이야.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전문사 1학년 때, 초등학교 순회공연을 마치고 학교 공연을 앞두고 있을 때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초등학교 순회보다도 학교 공연이 더 거대한 벽이었다.
"이것만 넘으면 다 넘을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존재했다.
왜냐하면, 학교에는 아동청소년극 전공 김서희가 아니라, 예술경영 전공 김서희가 더 익숙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 앞에서 카지노 게임 공연을 한다니... 생각만으로도 정말 막막했다.
하지만 극장주에 프로덕션 구성원 중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그렇게 교내 공연은 취소되었다.
내심 안타까웠다. 앞으로 평생 학교 무대에는 설 일이 없을텐데이렇게 이 기회가 사라졌구나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카지노 게임 말하고 싶은 주제와 닿아있는 작품의 오디션 공고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지막 날에 용기를 내어 오디션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았고,붙어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대본이 없는 공연, 각 퍼포머가 각자의 공간에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공연.
그러니까, 카지노 게임 의지할 곳이 하나도 없는 공연.
하지만 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마사지를 해주고,
개별 리서치를 진행하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며 공연이 만들어졌다.
처음엔 진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고 싶었지만
어느순간 그 이야기를 가볍게 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렇게 나는 관객들과 함께 웃으며 짐을 쌌다.
처음 프로덕션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내용의 공연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루하루 무언가를 하다보니어떠한 것이 만들어졌다.
미학적 완성도가 높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나 좋았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 게임 변화했으니까.
단 한번도 카지노 게임 소모된다고 느끼지 않았으니까.
결과물이 나를 끌고 간 것이 아니라,
과정이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니까.
그리고 공연은 역시 함께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매순간 깨달았으니까.
퍼포먼스는 결코 거대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카지노 게임 거대하다고 느끼는 까닭은,
'퍼포먼스'가 가지고 있는 그 이미지가 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미학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선사할 수 있는 감각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거대한 담론을 팡! 터뜨려 관객들의 세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흔히들 말하는 '센' 작품을 좋아하는 까닭은
카지노 게임 그걸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어쩌면 내 생각보다도 작고 소소한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은 레퍼런스를 찾을 때가 아니다.
그럴듯한 결과물을 위해
그러니까 정말 '결과물'만을 위해 달려갈 때가 아니다.
이 마음을 놓치면 안 된다.
지금부터는 카지노 게임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탐색해봐야 한다.
작고 소소한 것들 찾는 게 아니라,
작고 소소하다 할 지라도 그걸 무심히 넘기는 게 아니라
쭉 이어서 해야 한다.
+)조금 웃기지만 스스로 약간의 우려가 되는 것은
카지노 게임 너무 '동양인 여성' 스테레오 타입을 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웃기고도 슬픈 자기 검열때문이다.고요하고, 잔잔한 작업을 이어가는 것이 이들에게 혹여나 그런 이미지를 심어줄까 싶어괜히 경계하게 된다.이곳에 와서 계속해서 소수자로서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카지노 게임 혹여나 어떠한 이미지를 대표하게 될까봐 두렵고, 조심스러운 순간들도 종종 찾아온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한국에 돌아가야지.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여기에 적어둔다.
퍼포먼스의 내용은 너무나 사적인 내용이라 여기에 적지는 못하나, 참사와 애도를 둘러싼 나의 질문 그리고 카지노 게임 찾은 나름의 답변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도교수님들로부터 큰 용기를얻고 '자수'를 시작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으나, 학원을 다닐 시간도 그렇다고 유튜브를 보고 따라할 시간도 없었다. 정확히는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주어지질 않았다. 허나, 카지노 게임에 있는 동안에는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꽤 길었기에 유튜브로 자수 영상을 찾아보고, 그로부터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매일 자수를 놓기 시작했다.
매일 시간을 조금씩 내서 자수를 놓는 과정이 매우 좋았다. 어느 날은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고, 어느 날은 이유 모를 힘이 샘 솟기도 했다.
매일 자수를 조금씩 해오고 있다.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만, 오히려 좋아!
자수를 하는 동안 무언가가 계속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폭풍이 지나간 후 조금 더 명확해지는 그런 느낌.
혐오에 맞서 싸울 수 있을 것만 같다.
누군가가 뱉었던 혐오의 말들과 무심함을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받았던 상처 역시 여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수로 카지노 게임 지나온 과정 그리고 카지노 게임 지금 놓인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최종 카지노 게임날, 내가 앞으로 쭉 가져가야 할 마음들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은 다 파기할 예정이다.
자수에 꽤 많은 시간을 들였고, 앞으로도 쭉 들일 예정이지만, 아깝지 않다.
어차피 파기되어 버릴 무용한 작업,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아름답지 않은 작업.
가장 무용하고 또 동시에 가장 강력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
자수를 놓는 과정에서 매우 놀라웠던 것은,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매일의 행위가 나를 어디론가 이끌었다. 그렇게 매일 카지노 게임 의도하지 않았던 곳으로 나는 끌려갔다.
최종 카지노 게임날 자수를 다 파기하겠다는 결심을 '과정' 중에 하게 되었다. 미리 계획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까닭은, 카지노 게임 이제 강해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기억하는 혐오, 내 몸에 남아있는 상처들을 마주하고,
그를 자수로써 기록하며 나는 조금씩 강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어느덧 기말 카지노 게임날이 다가왔다.
나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 재생했다.
그리고 영상이 끝난 후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모두 가위로 자르고, 손으로 찢어파기했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가 끝이 났다.
누군가는 울었고, 누군가는 박수를 쳐주었고, 누군가는 다가와 안아주었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광주'에서 잠시 거주한 적이 있는, (처음 보는) 무대미술과 교수님께서는 갑자기 앞으로 나와 나를 대신하여 광주와 한국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정말 정말 놀라웠다.)
*광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니었고, 지역혐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지역혐오의 경험이 내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발견했던 순간이 있었고, 그 내용을 담았었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MA, BA 친구들뿐만 아니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교수님들 심지어 '우리의 자랑스러운 카지노 게임'의 공유회를 보러 와달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해 준 Saula 덕분에 외부에서도... 보러 오셨다. (^^)
정말 정신없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포옹을 하고, 인사를 나눴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퇴장한 후 한 BA 친구는 내게 다가와 "Lehry가 내게 이 선물을 대신 전해달라고 했어. 퍼포먼스 잘 봤어."라며 옷을 주고 갔다. Lehry는 인도 출신 퍼포먼스 MA 친구였는데 내 카지노 게임 전 일정이 있어 인도로 출국을 했던 상황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의 사랑과 응원을 한번에 받은 날이었다.
그리고 나의 질문에 카지노 게임 직접 대답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도 알게 되었다.
이 과정에 대해 나는 이렇게 정리하였다.
카지노 게임에서의 시간을 통해 저는 처음으로 연극 속 '인물'이 아닌 '저 자신'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카지노 게임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질문과 관련된 글들을 읽고,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 따른 제 상태를 자수, 영상, 글, 움직임, 사진 등으로 기록을 하다 보니 제 안에서 나름의 흐름이 생겨났고, 어느 순간부터는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이 질문에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정말 작고 사소한 그리고 서툰 매일매일의 수행이 모여 퍼포먼스 형태로 관객들을 만났을 때 가지는 효과는 굉장히 컸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인간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 자신의 질문에 나름의 답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값진 일인지를 배울 수 이었습니다. 가장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에 대해 나름의 물리적인 형태로 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충동적으로 선택한 카지노 게임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낀 한 학기였다.
이 외에도 '대서양 노예 무역'에 대해 다룬 Sea Matters 프로젝트도 너무나 좋았고,
친구들과 함께 보내던 시간들 역시나 너무나 아름다웠다.
해외를 나가야 견문이 넓어진다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카지노 게임에서 배운 것과 느낀 것들 역시 '해외'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찾아 헤매던 시기에 마침 카지노 게임에 있었고 그렇기에 카지노 게임에서의 시간들이 더 의미있게 기억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들이 '한국'에선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카지노 게임'여서 경험할 수있었다는 방향으로 읽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덧붙인다.
+) 이 아름다운 학교는 곧 문을 닫는다. 카지노 게임 정부 측에서 폐교를 결정했다. 결국은 '돈' 문제다.
카지노 게임와 같은 나라에서도 예술 학교를 닫는다니... 믿을 수 없다. 언젠가 꼭 다시 가고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