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세상을 배우며 성장한 20년 엄마 수업
큰아이가 국제학교에 입학하던 날, 나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그리고 낯선 이국 땅에서 ‘부모가 자라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Parenting.
나만의 육아 철학을 처음 고민하게 된 것은 큰아이가 미국 국제학교에 입학한 직후였다. 지금으로부터 벌써 14년 전이다. 그 당시 나는 22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낯선 이국 땅에 건너가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막 시작했을 무렵이다. 아이 학교의 한국 학부모회 활동을 하며 'Parenting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Parenting'이라니. 어쩐지 낯선 단어였다. '페어런팅? 그냥 잘 키우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 마음으로 워크샵에참여하게 되었다.
워크숍은 내게 전혀 다른 세상을 열어주었다.
한국 학교에서는 보통 학부모 대상으로 강연회를 하는데, 그 미국학교에서는 조를 짜서 테이블별로 앉아 토의하는 구조로 워크샵을 진행했다. 딱히 할 말이 없던 나로서는 심히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부모들 간의 낯선 테이블 토론 형식의 수업은 내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특히, 미국 부모들의 고민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집에서 전적으로 살림을 도맡아 하며 세 카지노 게임 추천들을 돌보던 한 미국인 아빠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You know how teenagers are... Well, my kid’s been slamming their door and totally tuning me out lately... It’s just... so exhausting. -10대 아이가 문을 쾅 닫고 들어가더니 내 말은 들으려고도 안 해요… 진짜 힘들다니까요."라며 미국인 아빠가 토로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잠시 멈칫했다. 내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직 여섯 살. 말 잘 듣고 순한 아이였다. 그저 조용히 그들의 사례를 경청하며 새겨들었다. 내 세계가 얼마나 좁았는지를 느꼈다. 직장활동을 하는 아내를 따라 해외에 나와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는 남편이라니. 나와 반대되는 입장의 남자를 처음 만나 더 인상적이었다.
그 워크숍 이후, 나는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Good Parenting'를 처음으로 고민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친정어머니의 든든한 지원 덕에 육아의 절반은 덜어진 셈이었기에, 나는 평일에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 아이와 체험활동을 하러 다녔다. 주말마다 바빴지만, 아이의 환한 미소 하나면 모든 피로가 사라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나 홀로 육아'는 달랐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육 시스템까지 모든 게 처음 접해보는 것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영어 유치원을 다녔음에도, 미국학교의 유치원에서 쓰는 언어는 한국의 영어유치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선 아무도 말을 천천히 해주지 않았고, 유치원생이 쓸 법한 쉬운 영어만 정해놓고 쓰지도 않았다. 미국인 담임 선생님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voca 2200을 훌쩍 뛰어 넘어서는 어려운 단어들을 뱉어내며 수업을 이끌고 아이와 대화를 했다.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나는 나는 아이의 영어실력을 점검하며 직접 공부법을 고안해 아이가 집에서 영어를 잘 익히도록 가르치고 도왔다.
ESL(영어 보충 수업) 선생님과의 컨퍼런스에서 받은 피드백은 충격적이면서도 나를 깨우는 말이었다.
"Your teaching method is truly great and admirable. But it’s a bit oldand outdated. What we need now is a more creative approach. - 당신의 가르침은 훌륭하지만, 조금은 구식이에요.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더 창의적인 방식이에요."
그녀의 조언을 계기로 나는 나는 한국 교육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던 마인드맵핑과 이미지 기반 학습 등 새로운 방식의 영어 학습법을 도입했고, 결국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는 외국인 학생 중 가장 빠르게 ESL을 졸업했다. 27년간의 교수생활을 청산하고ESL 교사로 와있던 Joan 선생님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그녀는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외국인이 Native speaker가 되는데 9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장기 ESL 정책을 세웠지만,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는 각고의 노력 끝에 3년 만에 졸업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한국 아이들은 보통 5년 만에 졸업했다.
나는 우리 아이가 ESL 과정을 빨리 마친 후에, 다른 Native 아이들과 함께 심화된 수업을 듣기를 원했다. 우리 아이가 주눅 들지 않고 수업시간에도 교사 및 학생들과 원활하고 활발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발표하길 희망했다. 미국학교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평가기준이었기 때문에 발표역량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나는 아이에게 내가 그동안 쌓아온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아낌없이 전수해 주었고,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던 카지노 게임 추천는 천천히 발전해 나갔다. 성격도 점차 활발해지고 학급에서 리더를 맡아서 학생회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실로놀라운 성장이었다.
해외에서의 작은 성공들은 내게 확신을 주었다.
부모로서 함께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
그리고 아이와 함께 자라야 한다는 것.
나는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들을 배우고 몸으로 익혀 실천하면서, 아이가 멋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노하우들을 모아 2021년에 브런치북 "우리 아이 리더 만들기 엄마표 프로젝트"를발간해서 육아와 교육에 대한 나만의 철학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관심사가 디베이트(영어토론)에서 모의유엔(MUN)으로 옮겨가면서, 나는 국제 이슈와 사회 문제에 대해 함께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기후와 환경', '지속가능성',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과 같은 단어들이 내 삶으로 들어왔다.
각종 해외 자료를 찾아보고, 이전에는 존재 자체도 몰랐던 다양하고 깊이 있는 책들을 빌려와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보여주고 나도보았다. 아이 학교의 사서 선생님은 내가 아이를 위해 대출하는 도서들이 모두 수준 있는 책들이라며 나를 칭찬해 주곤 했다. 그녀는 그렇게 나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 주었다.
나는 아이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만큼, 최소한 아이의 생각과 고민을 따라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내 시야도 아이와 함께 넓어졌다.
나 대신 다른 사람과 동물까지,
국내 대신 해외와 세계,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나라들까지,
경영과 수익, 돈 대신에 사회적 관점의 활동, ESG, 지속가능성까지 나와 아이의 생각을 함께 확장해 나갔다.
마케팅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참으로 편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신 세계 시민의 관점에서 넓은 세상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지를 깨달았다.
나는 내 아이도 내가 깨달은 것을 알기를 바랐다.
나와 같은 시선에서 대화하고 책을 보면서,
그리고 모의유엔을 하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스스로 깨닫고 커나갔다.
나는 한 편으로 글로벌 이슈를 개선해더 나은 지구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많은 국제 NGO 단체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활동 내용을 접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며, 좁은 세계의 단어에 불과했음을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세계 시민으로 변해갔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이를 막기 위한 기후행동을 공부하면서, 수익 관점의 근시안적인 경영 마인드와 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보던 내 껍질을 깰 수 있었다.
이전에 나는 SPA 브랜드들의 2주 간격의 대량생산 체제는 가격혁명을 가져온 대단히 혁신적인 방식이라고 평했다.
또한 명품 브랜드들이 고급 이미지와 높은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재고를 소각하는 행보에 대해 브랜딩이 뛰어나다고 분석하고 평가했었다.
이제는 불을 태워서 명품 브랜드의 값비싼 이미지를 유지하는 행위가 얼마나 지구 환경에 치명적인 배반 행위인지 알고 있다. 또한, SPA 브랜드들이 매년 엄청난 양의 의류를 염색하고 가공하며 생산한 후, 다시 재고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토양과 강,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는 과정에서 고층의 공장 건물이 무너지고 많은 여성과 어린이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게 한 사건들이 일어난것을 알고, 이들의 가혹한 수익창출 행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이들을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높이 치켜세웠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내가 그저 부끄러웠다.
패션을 소비하던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았다.
"매 시즌마다 신상품을 마구 뿜어내는 SPA 브랜드의 값싸고 예쁜 옷들은 '예쁜 쓰레기'야. 최소한으로만 사서 오래 입자."
"파타고니아알지?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브랜드를 지지하는 거야!"
"십 년 이상을 입어도 괜찮은 옷을 소비하자."
나는 현명한 소비자로 거듭나고자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공정무역과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중요하며,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이 자생하기를 바란다. 단순히 수익만을 얻기 위한 기업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기업들을 찾는다. 그 기업들이 제안하는 제품과 서비스와 가치를 개념 있게 소비하는 대열에 동참한다.
또한, 아무리 수익을 우선시하던 기업이라도 이제는 ESG경영으로 기업 전반을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 알게 된 지식과 깨달은 지혜로 변화하는나의 모습과, 내 모습을 보며 배우면서 자라는 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들.
나는 이제 우리 아이들이 엄마처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올바른 행동을 하기 원한다.
육아는 아이만 키우는 것인 줄 알았다.
진정한 육아는 아이만 키우는 일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키우는 일이었다.
육아 때문에 내 경력이 멈추어지고, 내 성장이 멈춰버렸다고 한 때는 비관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나는 이상적인 벡터를 향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각도를 품고 새로운 방향으로 자라났다는 것을.
인생의 후반부를 새롭게 달리고있다는 것을.
내 변화된 가치관을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해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지금은 몸이 아파 활동을 줄였지만, 나는 여전히 주 1회 정도는 후배 엄마들을 만난다.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자녀교육에 대한 상담을 나누어 준다. 부모로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에 공감해 주고, 해결을 위한 카지노 게임 추천디어를 전해 준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인생의 후반기에 해야 할 새로운 소명이다.
지난 주말 새벽, 지담 작가님의 유튜브 라이브를 들으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치는지 처음으로 궁금해졌다. 둘째 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고 나를 정의해 주었다.
둘째 아이의 말을 듣고 나는 깨달았다.
아, 나는우리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 존경받는 어른이 되고 싶었구나.
내가 나의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쉼 없이 아이와 부대껴야 하는 엄마라는 자리.
사실 존경받기 어려운 자리임을 안다.
하지만, 다시 다짐했다.
비록 지금은 잠시 멈춰 변신을 준비하는 중이지만,
나는 다시 아이와 함께 자라고, 세상과 함께 배우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다.
내가 실천하고 변해야, 다시 우리 아이들도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변하는 '무한한 선순환 궤도'를 만들고 싶다.
나만의 Good Parenting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끝낼 것이다.여기에스스로, 그리고 다른 작가들과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같이 키워나갈 사유를 더해엄마의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 그렇게 내 인생의 후반기에 맞이한 새로운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완주해 나갈 것이다.
오늘도 카지노 게임 추천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
나도, 계속 자라고 있다.
-좋은 부모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자라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떤 성장 중이신가요?
-여러분의 Parenting은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도 여러분의 ‘엄마 수업’은 계속되고 있나요?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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