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씀 Feb 27. 2025

텅 빈 집

누군가 지나갔던 흔적
문틀에 걸린 낡은 빛살들
바닥에 스미는 먼지의 시간
그 속에서 나는 이름 없는 목소리를 듣는다


한때는 삶이었겠지
울음과 웃음이 뒤섞인 날들
식탁 위의 빵 부스러기와
창문 넘어 노을빛이 들어왔을 그 풍경을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건 조용한 무게 뿐
어둠은 벽을 타고 흘러내리고
달빛조차 머무는 걸 주저한다


집은 숨을 쉬지 않는다
텅 빈 방마다 짓눌린 공기가
사람들이 두고 간 말을 되새김질한다


"여기, 우리 있었지."


마지막 방문을 닫으면서 나는 되묻는다

이 집은 과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가


돌아올 발소리마저 사라진 지금
바람만이 속삭이는 대답을 남긴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