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acle Park Mar 09. 2025

소속에 대한 갈망

종족의 DNA



"외로움은 우리 안에 깊이 새겨진 사회적 상처, 그리고 연결됨은 그 상처를 치유하는 붕대다."



우리는 왜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할까? 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면 불안해질까? 이 모든 것은 우리의 DNA 속에 새겨진 오랜 흔적 때문이다. 인간은 개별적인 존재이면서도 본질적으로 '부족'을 이루며 살아온 종(種)이다. 즉, 소속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 진화의 관점에서 본 소속감

고대 인류에게 집단에서 벗어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사냥과 채집을 위해 협력해야 했고, 포식자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함께 있어야 했다. 낯선 곳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것은 생존의 위협을 초래하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뇌는 소속감을 강하게 추구하도록 진화했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질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단순한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생존 본능이 작동한 결과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받을 때 느끼는 작은 쾌감은 원시 시대의 부족이 나를 인정해 준다는 신호와 같다.반대로, 단체 채팅방에서 나만 메시지를 못 받았다고 느낄 때 불안해지는 것은 과거에 부족에서 소외될 위험과 유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 현대 사회에서의 집단 소속감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사냥을 위해 부족을 이루지는 않지만, 소속감을 향한 갈망은 여전히 강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포츠 팬덤, 회사 문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예를 들어, 월드컵이 열릴 때 전 국민이 하나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집단 정체성이 강하게 작용한 사례다. 비록 평소에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같은 팀을 응원하는 순간 우리는 같은 '부족'의 일원이 된다.

또한, 기업들도 직원들의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는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팀워크를 강조하고, '우리는 특별한 집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직원들은 더 충성스럽게 일한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 소속감이 없는 세상은 가능할까?

만약 인간이 소속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적 연대가 없는 세상은 무질서하고, 협력이 사라진다. 이는 마치 조직이 없는 개미집과 같다. 개별적인 개미들이 제각기 행동한다면 집단 전체가 무너지는 것처럼, 인간 사회에서도 소속감이 없다면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스트레스 수치가 높고 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크다고 한다. 이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소속감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보여준다.



# 기술 시대와 소속감의 변화

인터넷과 SNS가 발전하면서 소속감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물리적인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도 다양한 집단에 속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의 소속감이 오프라인 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에서 길드 활동을 하거나, 팬덤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부족의 일원이 된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접 만나 교류하는 관계보다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는 소속감이 단순한 정보 공유가 아니라 정서적 교류와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결국 ‘부족’의 일부다

소속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생존의 필수 요소였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우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든, 또는 어떤 공동체에서든 소속을 원한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이 가진 가장 강력한 본능 중 하나다. 외로움이 상처라면, 소속감은 그 상처를 감싸는 붕대다. 결국,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하고, 그것이 곧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