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 일기
우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제 컨디션이 좋을 때만 그렇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큰 일을 겪은 것처럼, 억울해서 못살겠다는 듯이 웁니다. 그야말로 실컷 웁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고 말입니다. 어제 둘째가 울면서 저에게 오더라고요. 식탁에서 책을 읽던 저는, 둘째가 보는 사람이 다 시원해질 만큼 운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식탁으로 안아 올렸습니다. 식탁에 아이를 앉히고 마주 보았습니다.
엄마 : "무슨 일이야?"
둘째 : "카지노 게임가 때렸어"
엄마 : (엄마 속카지노 게임 : 언니가 잘 때리지를 않는데...) "어디를 때렸어?"
둘째 : "내 카지노 게임"
그러네요. 카지노 게임만은 직접 타격을 주지 않아도 맞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이의 말에 끄덕끄덕 수긍이 되었습니다. 언니가 방에서 나옵니다.
카지노 게임 : "놀자!"
동생 : "가!!!"
카지노 게임 : "와바 진짜 재미있게 놀 수 있어"
동생 : "알게떠"
더 이상 엄마와의 이야기가 필요 없도록 카지노 게임가 ‘같이 놀자’는 연고를 가지고 옵니다. 동생은 그 연고를 바르러 기꺼이 카지노 게임에게 뛰어갑니다. 자매는 자기도 모르게 때리고, 자기도 모르게 연고를 발라주며 조금씩 단단하게 자라나 봅니다.
외동으로 자란 엄마는 매일매일 벌어지는 자매의 격렬한 파도를 조금 더 크게 받아들입니다. 자매의 난이 펼쳐질 때, 카지노 게임들 안 보이는 곳에서 남편에게 수신호를 합니다. 눈썹이 지뿌려져 있는 게 나조차 느껴질 만큼 얼굴을 찡그리고, 공감을 원하는 듯 남편에게 소리 없이 입만 벙긋거립니다.
'ㄷㅗㄷㅐㅊㅔ ㅇㅗㅐ ㄷㅡㄹ ㅈㅓㄹㅓㄴㅡㄴ ㄱ ㅓ ㅇㅑ??" (도대체 왜들 저러는거야???)
형제로 자란 남편은 늘 저에게 "형제자매는 다 그래"라며 설명을 해줍니다. 반복해서 해주는 그 설명이 참 친절하게 느껴집니다. 남편 쪽에서 "이제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어?"라고 말할 법도 하거든요. 내 상상에 자리 잡은 속 좁은 남편이 늘 현실의 남편을 자상하게 만듭니다. 자신에게는 모질어서 내 상상 카지노 게임는 나보다 어진 아내가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끔 이 버릇이 자기 혹사 같기는 하지만 이 버릇으로 득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내가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에게 더 많이 만족합니다. 그러니 조금 혹독해 보여도 나를 위한 세팅임이 틀림없습니다.
내 마음속에 너무나 어진 카지노 게임이 앉아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 마음속에 어진 카지노 게임이 현실을 팍팍하게 만들거든요.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것이 현실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