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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시모프 Mar 24.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의심하고 믿는 자는 행복하다

바티칸의 교황이 수장으로 있는 '로마 가톨릭 교회'는 1대 교황을 예수의 첫 제자 베드로라고 하는 교황의 정통성을 잇는, 20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매우 오래된 종교다. 가톨릭의 부패로 인한 종교개혁 등으로 많은 갈래와 변혁이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가톨릭은 그 정통성을 지키려 노력해 왔다.종교는 탄생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두 가지의 측면에서 위기와 마주한다. 하나는 변하는 시대의 변화, 과학의 발전과 교리의 괴리에 대한 해결이고, 또 하나는 수장의 대를 잇는 작업이다. 가톨릭에서 교리는 주교와 사제 신학자들이 모여 '콘칠리움(공의회)'를 열어 회의로 결정하며, 교황 선출은 투표권을 가진 주교들이 모여 '콘클라베'를 열어 투표로 선출한다. 특히 콘클라베는 주교들이완전히 외부와 차단되어 투표를 하므로,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가톨릭 신자라면 매우 호기심을 가지고 결과를 알려주는 굴뚝만 바라보게 된다.


현대의 외부 사람들이 보기에 어떨지 모르지만, 가톨릭은 굉장히 지성을 중시하는 종교다. 전 교황이 신의 뜻으로 점지한 인물로 다음 교황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다음 교황을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도 그것을 일면보여준다. 물론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부패한 교리나 교황선출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근대로 가까워 올 수록 전 세계를 아우르는 종교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정교분리가 되면서 공의회나 콘클라베에서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교리가 만들어지거나 교황을 선출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중앙에서 만들어지는 교리가 없는 개신교와는 달리 가톨릭은 공의회에서 결정된 교리는 무조건 전 세계의 가톨릭 교회가 따르게 되며, 교황의 말이 곧 가톨릭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그만큼 공의회와 콘클라베는 가톨릭의 가장 중요한 행사이자 회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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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인공은 토마스 로렌스(레이프 파인스)추기경이다. 로렌스 추기경은 교황이 선종한 후 굉장히 상심한 모습이 여러 차례 나오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교황의 뜻을 이어 단장이 되어 콘클라베를 주도한다. 이 영화에는 많은 상징들이 등장하지만, 나는 특히 로렌스 추기경의 이름인 토마스에 주목했다. 토마스가 바로 가톨릭 신앙의 본질을 상징하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로렌스 추기경은 그 이름답게, 어느 한 곳에 치우치거나 흔들리지않고 교회의 전통과 본질을 지키려 노력하며, 콘클라베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목도하고 결과를 신앙에 따라 받아들인다.


가톨릭에서 흔히 토마스라고 하면 <신학대전을 집필한 성 토마스 아퀴나스를 말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스콜라 철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가톨릭 교리와 철학을 한 단계 높여 완성시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천재로 유명했으며, 이성적으로 신앙의 본질에 접근해 가톨릭 신학을 완성한 사람이다. 또한 그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름인 토마스도 역시 다른 곳에서 따온 이름인데, 그건 사도 토마(도마)에서 온 이름이다.


사도 토마의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는 예수의 부활을 의심한 이야기다. 토마는 예수가 부활해서 제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왔을 때, 그 자리에 없었다. 그래서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고,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라고 말했다. 토마는 뒤에 예수가 나타난 것을 보고 회개하였지만, 예수는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행복하다'라는 말을 남겼다.그렇기에 사도 토마는 서양과 개신교에서 '신앙을 의심하는 사람', '증거가 있어야 믿는 사람'의 대명사로 쓰이며 큰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가톨릭에서 토마는 이성으로 신앙에 접근하여 본질에 닿는 사람으로 말한다.사도 토마는 자신이 이해되지 않으면 그냥 '주님께서 그러시는가 보다'무료 카지노 게임 넘어가는 게 아니라 질문무료 카지노 게임 의심하는 사람이었다.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지만 무조건 믿어야 천국 간다고 강요하기보다,이성적으로 생각해 합당한 판단과 증거를 내놓으라고 말할 아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가톨릭 신앙은 출발한다. 예를 들어성경만 해도 보통개신교에서는 '신이 내려준 책'으로 이해무료 카지노 게임 그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품지 않지만, 가톨릭은 전해져 내려오던 여러 권의 책을 한 권의 성경으로 묶은 역사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으며 어떤 책을 빼넣었는지도 자신들이 정했었다. 또한 신학교에 가면 구약이나 신약에 대해서도 원래 전승이 무엇이었는지, 구약에서 다른 창세신화가 있고 같은 말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해석도 종교학적으로 분석한다.가톨릭 성경 주석에는 마르코(마가) 복음에 나오는 부활 이야기가 원래 없다가 나중에 덧붙여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이렇듯 가톨릭에서 사제들은자신의 신앙을 사도 토마처럼 의심하고 질문하며끝까지 밀어붙인 다음에서야 의미를 논리적으로도 이해무료 카지노 게임 받아들인다. 그러기에 사도 토마는공정함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물론,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가 보기에는 종교를 가지는 것 자체가 뭐가 논리적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소설 <콘클라베 원작에서는야코포 로멜리 추기경이었던 주인공을, 영화에서 토마스 로렌스로 바꿨다고 한다. 야곱은 성경에서 장자의 축복을 가로채고, 천사와 싸워 이겨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는 인물이다. 야곱 역시 가톨릭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지만, 콘클라베를 주관하며 주교들의 마음을 의심하고 진실을 찾고공정함을 유지하는 단장의 모습은 토마스라는 이름이 더욱 잘 어울린다. 물론, 나의 가톨릭 세례명이 토마스여서 남들과 다르게 토마스라는 이름에 대해 잘 알고 애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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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로렌스 추기경은 콘클라베 단장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콘클라베가 끝나면 주교직을 내려놓을 생각마저 하고 있었다. 동료는 그에게 신앙에 문제가 있느냐며 묻지만, 그게 아니라 '기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신앙인이 기도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갖게 되는 경우는 하나다. 자신의 기도가 신에게 닿지 않는다고 느낄 때다. 신의 존재를 믿는데도 기도가 닿지 않는다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가톨릭에서는 그럴 때, 신에게 좀 더 가까운 성인들에게 자신을 위해 대신 빌어달라고 기도한다. 가장 큰 예가 성모 마리아다. 성경에는 예수가 아직 어려 기적을 행할 때가 안되었다고 말하는데도, 어머니인 마리아가 부탁하니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포도주의 기적'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성모송이나 묵주 기도와 같이 성모 마리아에게 '우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하고, 다른 사도들이나 성인들에게도 그와 비슷하게 기도한다.


토마스 로렌스에게 그런 존재는 누구였을까? 영화에서 그토록 슬퍼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건 아마 선종한 전 교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에게 있어서 전 교황은 더 신에게 가까운 사람이었고, 토마스 로렌스 자신의 기도에 응답은 없지만 전 교황이라는 사람을 믿었으며, 그러므로그의 말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아마 전 교황은 토마스 로렌스가 인간적으로도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토마스가 응답받지 못해 주교직을 버리려고까지 하는 그 기도는 아마 전 교황을 죽게 놔두지 말아 달라는 기도가 아니었을까. 그러니 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 토마스 로렌스는 또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 그러니 토마스 로렌스가 콘클라베 단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던 전 교황의 유언과도 같은 말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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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에서는 주교들의 다양한 욕망들이 드러난다. 그리고 각자 주교가 되면 어떤 사람이 될지, 명확하게 느껴진다. 다들 선한 척 하지만 교황이 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을 드높이기 위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음해하고 과거를 들춘다. 토마스 로렌스는 그 사실들을 지켜보며, 드러난 현상에 휘둘리기보다 그것들의 진의를 의심하며 진실을 파헤친다. 결국, 토마스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할 때부터 나와야만 했던 그 장면이 클라이맥스에 등장한다. 신의 옆구리 구멍에 손을 넣어 진실의 증거를 잡아내는 장면! 토마스 로렌스는 교황의 침대 헤드에서 구멍을 발견하고, 거기에 손을 넣어 결정적인 문서를 찾아낸다. 그것으로 인해 교황이 될 유력한 후보였던조지프 트랑블레(존 리스고)가 벌인 일에 대한 문서였다.조지프, 즉 요셉은 성경에서 성모 마리아의 남편, 예수의 양아버지다. 자신의 아내가 될 사람이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했는데도 그것을 신의 뜻이라고 받아들였던 사람이다. 그러나 조지프 트랑블레는 자신의 이름대로 행동하지 못했다. 조슈아 아데예미(루시언 음사마티)가 과거에 벌인 임신과 출산을 드러내 공격해버리고 말았고, 토마스 로렌스가 그것을 드러내 교황이 되지 못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진행되는 동안 밖은 혼란스럽고 테러가 계속된다. 결국 무료 카지노 게임가 벌어지고 있는 시스티나 경당도 폭발로 피해를 입는다. 그 일로 인해 완전 과격파인 고프레도 테데스코가 지지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그곳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젊은 추기경 빈센트 베니테스(카를로스 디에스)가 추기경들의 심금을 울리는 발언을 하게 되고, 빈센트 베니테스는 교황으로 선출된다.


이 과정은 어떻게 보면 가톨릭, 혹은 종교가 가진 뒷면의 욕망과 암투를 드러내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그것 보다도 콘클라베의 진행에서 일어나는 이 과정 전체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우리는 신이 아닌 인간이다. 그러기에 욕망하고 흔들린다. 전통을 지키려는 자와, 새롭게 변하려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와 사랑하려는 자 모두가 함께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힘든 과정을 지켜보고 겪은 후에 앞으로 한 발자국 나가기를 선택한다. 이것은 보수가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단단하지만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토마스 로렌스와의 면담에서 드디어 드러난 빈센트 베니테스의 정체. 즉 자궁이 있는 인터섹슈얼이라는 것은 토마스 로렌스뿐만 아니라가톨릭 신자들, 영화를 보는 관객들 모두에게 충격적인 반전이다. 아직까지도 여성이 성직자가 되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는 가톨릭에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토마스 로렌스는 보수적이지만 공정한 사람이다. 또 그의 기도는 신에게 닿지 않지만, 전 교황의 기도는 닿는다고 생각했다. 빈센트 베니테스는 그런 전교황이 모든 걸 알고도 준비한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토마스는 전 교황의 신앙을믿기로 했다. 아무리 전 교황이 빈센트 베니테스를 준비시켰다고 해도, 콘클라베의 과정이 이런 식으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뽑히지 않을 사람이었다. 신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곳에는 거북이 여러 마리가 살고 있다. 그 거북이들은 전 교황이 좋아해서 키웠다고 한다. 거북이는 성별이 정해져 있지 않다가, 알에서 깨어날 때의 온도로 성별이 정해진다. 거북이는 지구에 있는 많은 생명들은 성별이 암수 딱 두 가지로 고정되어 태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드러내는 동물이다. 빈센트 베니테스는, 자신이 신이 만드신 그대로의 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그는 그렇게 태어났을 뿐, 죄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걸 잘 아는 전 교황은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이다. 그러기에 결백하다는 뜻을 가진 빈센트 베니테스가 선택한 교황 자신의 이름, 이노센치오가 더 깊게 다가온다.


그가 비록 여성은 아니지만, 또 사회의 변화보다는 늦지만, 조금씩 조금씩, 단단하고 보수적인 가톨릭도 나아가고 있었다.마치 거북이의 걸음처럼. 느리고 투박하지만 무겁고 진중하게.








* 영화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해보는 글들인 <사소하지만 무거운 영화들 시리즈도 재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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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개봉영화 리뷰를 모아놓은 브런치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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