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려고 선택한 직업일 뿐인데
저는 선생님 같은 분들이 진정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너무 훌륭하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위 두 문장은 내가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내 직업에 대해 밝혔을 때 나오는 반응 중 일부이다. 듣자마자 저런 탄성을 내지를 수 있는 직업, 과연 무엇일까?
나의 직업은 특수교사다. 직업을 밝힐 때마다 이런 반응을 받으면 그 직업이 참 자랑스럽겠다고 물을 수도 있겠다. 자랑... 그래, 흉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지.
난 초면인 누군가가 나의 직업을 물어보면 절대 '특수교사'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그냥 '회사 다녀요'라고 짧게 말한다. 회사 다닌다고 하면 "아, 그래요?"라는 수준으로 대화가 마무리되고 다른 대화 주제로 흐름이 바뀐다. 그렇다고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회사가 뭐 별 건가, 거기서 일 하니까 밥 주고 돈 주면 그게 회사지.
하지만 실수로 내가 특수교사라는 것을 말하는 순간, 그때부터 사람들의 반응은 너무나 부담스러워진다.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바로 저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는 단어다.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이 나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말하다니... 당신이 방금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칭송해 준 1인이 교실에서 어떤 소리를 듣는지 한번 알려주겠다.
너 미국이었으면 나한테 총 맞아 죽었어
이 소리는 내가 어느 학생의 공격행동을 제지하던 과정에서 해당 학생이 나에게 일갈한 내용이다. 내가 만약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다면 이런 폭언을 들을 일이 없겠지. 이 막말은 한 인간이 먹고 살려고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겪은 일종의 산업재해 같은 상황이라 보면 된다.
그나저나 이 소리를 듣고 나서 혼자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난다. 미국이었으면 총 맞아 죽었다니, 한국에 태어난 김치 아줌마인 게 참 다행이다. 어쩜 이리 신박하게 막말을 할 수가 있나.
왜 나의 직업에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같은 라벨링이 붙나 생각해 봤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고민들을 하고 사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 물론 나도 일반 회사원의 삶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아니다. 나는 그냥 사람이다. 먹고살기 위해 이 직업을 선택했고 기왕이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잘하고 싶어 하는 한 사람.
앞으로 이어질 브런치북에서는 '먹고살기 위해 특수교사로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어느 찌질한 1인의 직업 에세이라 감동은 딱히 없겠지만 ”그래... 너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란 공감은 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 앞으로 써 내려갈 제 직업 에세이를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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