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카지노 게임처럼 살지 않을 거야
소녀는 5학년이었지만 덩치가 매우 작고 마치 꼬마 같았다. 상담에 오신 학부모님은 어쩐지 지적장애가 있으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최선을 다해 상담에 임하였다.
소녀는 행색이 늘 추레했다. 아침에 세수와 양치를 하는 것을 빼먹기 일쑤였다. 그런 1차원적인 것에 동요하는 존재들이 그녀의 또래였다. 냄새나고 추레한 행색의 아이는 다른 장애학생들보다 또래와 어울리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다.
소녀는 전학이 굉장히 잦은 학생이었다. 작년만 전학을 3번 갔다고 들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내가 근무하는 인근 학교들만 돌아가며 전학을 다닌다. 자초지종을 물으니 아버지의 가정폭력 때문이었다.
소녀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가정에 찾아간 적이 있다. 사글세 원룸의 문을 두드리니 웬 중년 남자가 삼각팬티만 입은 채 문을 벌컥 연다. 그 모습을 본 22살의 나는 너무나 놀라서 대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겨우 옷을 차려입은 아버님께 소녀에게 전할 물건을 건넸다. 저 아저씨구나, 매일 밤마다 술 먹고 엄마와 소녀를 때린다는 작자가. 아이 담임이 왔는데 삼각팬티만 입고 문을 열어주다니, 아주 잘하는 짓이다.
기간제 계약이 거의 끝나가던 어느 날, 소녀는 나에게 놀라운 카지노 게임를 꺼내기 시작했다.
선생님, 아빠가 자꾸 내 몸을 만져요.
그녀의 카지노 게임에 따르면 소녀의 아버지는 최근 들어 소녀를 상대로 성추행을 시작했다. 소녀는 비록 장애가 있지만 아버지가 자신에게 하는 행동에 대해 매우 불쾌함을 느끼고 있고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대학에서는 장애특성에 대해서만 배웠지 가정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학생을 어찌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선 배운 적이 없었다. 이런 경우엔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 고민 끝에 보건선생님께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학생들의 건강을 담당하고 계시니 이 분이 답을 알고 계실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경우엔 보건선생님을 찾아가면 안 된다. 제대로 된 보고방법은 맨 마지막에 다시 쓰겠다. )
오전에 카지노 게임를 들은 터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카지노 게임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 마침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그분과 함께 식사를 하니 자연스럽게 카지노 게임를 나누면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를 하며 보건선생님께 소녀의 고백과 관련된 카지노 게임를 꺼냈다. 그분은 깜짝 놀라며 본인이 교육경력이 30년이 넘었지만 이런 카지노 게임는 처음 듣는다며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공교롭게도 이 카지노 게임를 옆반 교사도 함께 듣고 있었다. 내 카지노 게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녀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별 소득 없이 교실로 들어왔는데 옆반 교사가 우리 반에 찾아왔다. 굉장히 화난 얼굴을 한 채로 퇴근하고 본인과 카지노 게임 좀 나누자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뭐가 그녀의 분노버튼을 눌렀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일단 따로 카지노 게임를 하자고 하니 학교 근처 어느 카페에 가서 그녀와 마주 앉았다.
그녀는 굳은 얼굴로 나에게 아래와 같이 말했다.
선생님, 며칠 있으면 나갈 사람이 왜 자꾸 분란을 만들어요? 신고해서 뭐 어쩌게요. 신고해서 부모랑 아이랑 분리되면 선생님이 책임질 수 있어요? 어쩜 그렇게 무책임해요? 그 아이 말을 다 믿는 거예요?
소녀는 자신이 장애가 있을지라도 자신이 겪고 있는 일이 잘못된 것이란 걸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용기 내어 나에게 고백한 것인데 그것을 해결해 보려다가 난 왜 이런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녀는 덧붙여 이런 카지노 게임도 나에게 했다.
선생님, 친구는 있어요? 그 친구들 선생님이랑 같이 놀기 참 힘들겠다.
선생님, 어디 나가서 우리 대학교 졸업했다고 말하고 다니지 마요. 우리 선배들 얼굴에 먹칠하고 있네.
이런 카지노 게임를 듣고 나의 첫 기간제 교사 생활이 마무리되었다.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하자고 해서 갈비를 먹자고 했더니 본인은 먹고 싶지 않다며 복어지리를 먹으러 갔다. 그날 먹은 복어지리는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순히 맛이 없는 것일까, 절대 함께 식사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같이 밥을 먹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그날 이후 난 복어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지나가다 복어 그림만 봐도 그날 나에게 폭언을 쏟아내던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나저나 이런 소녀의 고백이 다시는 나에게 없으리란 법이 없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분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간 동안 학교에서 급식 먹은 경력으로 알게 된 해결 방법에 대해 카지노 게임하겠다.
1. 해당 사실에 대해 교감선생님 혹은 교장선생님께 보고한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나중에 왜 본인들에게 카지노 게임하지 않았느냐고 말하시며 황당해하신다.
2. 112에 신고한다.
3. 경찰이 학교에 오면 학생에게 들은 바를 경찰에게 그대로 말하면 된다.
경찰 신고에 들어가면 부모도 수사대상이 되기 때문에 본인을 신고한 자를 찾으려고 두 눈이 벌게져 학교로 찾아올 수 있다. 애석하게도 이 단계에서는 신고자가 알아서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는 수밖에 없다. 세상은 우리에게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라고 말하지만 신고를 한 후, 그 뒷감당에 대해선 그 어떤 책임을 지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 내가 이렇게 움직일 수 있었다면, 그 소녀의 긴긴 밤은 좀 더 편안해졌을까. 그렇게 해주지 못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22살의 내가 참 무력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옆반 교사 그녀, 당신은 카지노 게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그 사실을 본인이 알아야 할 텐데 지금도 그때의 본인이 맞았다며 정신승리 할 것 같단 우려가 든다.
지금은 부디 본인의 잘못을 깨달았기를, 카지노 게임 본인이 상처 준 사람들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을 가지길 바라지만 그녀는 아마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이래도 특수교사가 천사인가.
가끔은 악마도 계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