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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Feb 22.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없이 아날로그 여행 4일

발리(8)


장학금 신청 공지를 못 보고 지나쳐 장학금을 놓친…..으!!! 자책감과 더불어 최근 내 인생 중 가장 큰 자책감 중 하나는 발리에서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한 일이다. 나는 스미냑 지역으로 이동해 숙소에 짐을 놓고 요가 스튜디오를 알아보러 걷고 있었다. 물론 내 핸드폰을 훔쳐간 그는 멀리서부터 구글맵을 보며 걷고 있던 나를 타겟으로 계획적으로 다가와 범죄를 저지른 것일 테지만 나는 너무 자책감이 들었다. 왜 나는 굳이 요가 스튜디오를 찾아가서 예약하겠다고 인적 드문 길을 걸었을까, 왜 발리는 안전하다고 확신했을까, 그래서 나는 낯선 사람이 다가와도 해맑게 응대하며 무방비 상태로 핸드폰을 순간적으로 집어 달아나도록 여건을 제공했다. 내가 핸드폰 손목 스트랩이라도 했더라면 그는 그냥 포기하고 갔을 것이다.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함, 그냥 왜 나는 그 시간에 그 공간에 있었을까, 하는 자책감이 나를 하루 종일 힘들게 했다.


소매치기당한 슬픈 이야기는 여기ㅠ​…


근데 나는 나만의 정신 관리의 다짐으로 하루를 넘기지 말자! 하는 것이 있다. 하루 동안은 마구 자책카지노 게임 사이트 허무해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무것도 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축 늘어진 채로 누워있더라도그날 안에 회복하자. 다음날은 멀쩡하자, 하는 다짐을 한다.


<정신 승리 혹은 정신 가다듬기
- 불행 중 다행히 방에 아이패드가 있다
- 어쨌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뒤 돌아갈 비행기 표와 숙소 예약, 납부가 되어 있고, 그 외 투어랄지 미리 예약해 추가로 날린 돈은 없다
- 계획한 일정도 없어 딱히 하루를 날린 것에 타격이 없다
- 5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현금이 있고 은행 앱이 안 돼서 체크카드에 돈을 넣을 수는 없지만 환율과 수수료가 아쉽지만 신용카드가 있다(다행히 가족과 연락이 닿아 다음날 체크카드에 돈을 넣어주었다)
- 그래도 지도 없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번화가가 있다(위치 좋은 숙소를 예약하길 다행이다!)
- 새 폰을 사고 싶은데 좋은 명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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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호텔에서 사진찍고 놀기


일요일 낮에 소매치기를 당하고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그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였다. 싼 보험을 들어 커버가 안되어서 아무 소용없었지만. 그날은 호텔 근처에 마트와 빵집이 있어서 음료, 과일, 빵, 과자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들어와 이불속에만 있었다. 소매치기를 당하던 순간에 놀라고 당황하고 무서웠던 그 순간의 나와 상황이 계속 생각나 사람을 못 믿겠고 밖에 나가기 싫었다. 방에서 아이패드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 보고 가족과 연락하고(나를 보이스피싱으로 생각해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경찰이 찾으면 호텔로 찾아오겠다고 해서 호텔에 머물며 연락을 기다리는 나이브한 생각도 있었다. 그래호캉스를 즐기자. 20분 거리에 바다도 있고 이 동네는 비치 클럽이 많아서 그런지 호텔 수영장은 한적하고 꽤 크고 쾌적한데도 사람이 없었다. 오늘은 늦었으니 늦잠을 자고 일어나 내일 낮엔 비키니를 입고 초록색 물에 몸을 담그자. 피츠제럴드가 ‘녹색우유‘ 같다고 묘사한 게 생각나는 색감.


다음날.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싶다. 아이패드로 열심히 지도를 익힌다. 아이패드는 어차피 와이파이가 되어야 해서 길에서 지도를 찾을 수 없고, 뭐 캡처를 해서 가지고 나가면 도움이 되겠지만 길거리에서 꺼내면 또 타겟이 되어 훔쳐갈 것 같았다. 이것마저 없다면 나는 시계도 없고 알람도 없고 비행기 예약이 몇 시에 되어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이렇게 유익한 것이었던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네. 하긴 예전에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대는 다 인쇄해서 가지고 다녔지. 다 방법이 있을 테다. 지도를 눈으로 익힌다. 차도를 지날 때 가방을 안쪽으로 메는 습관을 급하게 들인다. 하, 이렇게 사람을 못 믿고 살아야 하나.


- 두 갈래 골목 중 왼쪽으로 간 다음에 어떤 옷가게를 기점으로 꺾어야 한다. 그리고 00이 보일 때까지 계속 직진. 내 걸음으로는 15분 정도 걸린다.


아, 그전에 돈을 뽑아야 한다. ATM으로 가는 길을 익힌다. 쌀국수가 땡기는데. 검색해보니 프랑스 풍의 베트남 식당이라고 있는데 후기가 괜찮다. 쌀국수와 스프링롤과 레몬주스를 주문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시원하고 쾌적한 곳이다. 서빙을 해주는 사람도 고급스럽게 서빙해준다. 씽긋하고 웃어준다. 쌀국수가 무슨 한국가격이야..! 비싸긴 했지만 정말 너무너무 맛있게 먹었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없어 사진을 못 찍어 아쉽다. 이쪽 동네에 한국인이 많은 건지 한국인들이 쌀국수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고급 레스토랑에는 한국인이 많은 건지, 옆테이블은 30대로 보이는 한국인 커플이 앉아 너무 맛있게 먹고 있다. 장난치는 편안한 사이가 부러운 마음과 함께 한국인을 보니 뭔가 편안한 느낌이 든다. 외국에서 한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항 게이트에서 한국인 무리를 마주했을 때 확 느껴지는 심적 안정감과 비슷하다.



핸드폰이 없어 아쉬운 점은 다른 지역에 가고 싶어도 그랩으로 오토바이를 부를 수 없다는 것. 머릿속에 있는 길만, 그 속에서 자유롭고 안전하게 다녔다. 호텔 방에서 아고다에서 공항까지 택시를 예약해 놓았다. 한국 카드로 결제해 놓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무튼, 오토바이도 길에서 잡아타면 2-3배는 쉽게 더 비싸다. 곳곳에 그랩 옷을 입고 그랩? 하면서 탈 거냐고 묻는 아저씨들이 있는데 사기도 많다고 한다. 뭐 감수하고 다른 지역에 간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번 핸드폰 소매치기로 사기를 당해 사람을 못 믿기 시작하니 길거리 오토바이를 막 잡아탈 수 없겠다. 내가 외형이 우락부락한 남자이거나 힘이 세고 대담한 사람이었다면 막 다닐 텐데. 한껏 움츠러드러 최대한 안전하게 다니고 싶다. 투어를 신청해서 갈까, 해도 심신이 지쳐서 무언가를 할 의욕이 안 생긴다.


내가 여기서 즐기는 최선의 방법은 스미냑 번화가에 있는 옷가게를 하나하나 다 들어가 보고 구경하는 것! 그리고 코코넛 워터, 코코넛 아이스크림, 레몬주스 오렌지 주스 등 값싸고 맛있는 음료와 현지식을 최대한 즐기다 집에 가는 것이다. 충분히 여유있고 편안한 일정이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나 길거리만 걷기엔 심심하긴 하다. 스미냑에 있으면서 스미냑 번화가 한 가운데 있는 호텔에 딸린 합리적인 가격의 현지식 식당을 발견했는데 나시고랭이 맛있어서 두 번갔다. 아저씨 아줌마가 너무 친절하다. 혼자서 밥을 먹으며 주변을 관찰한다. 체코인 같은 무리가 들어온다. 파란색 캡 모자를 약간 틀어쓴 붉은 곱슬머리를 한 주근깨 청년은 20대 초반 같다. 외국인 나이를 진짜 가늠하기 힘들지만 이번엔 맞을거라고 생각했다.


에스닉하고 색감도 독특하고 다양하고 예쁜 옷들이 정말 많다. 그중 한 곳에서 무려 330K(약 3만 원)을 주고 원피스를 하나 추가로 샀다. 3만 원이 왜 비싼 거냐면, 원피스는 흔히 150K-200K 면 살 수 있다. 일주일 동안 발리에 있으면서 물가를 터득했는데 아줌마가 350에서 죽어도 안 깎아주겠다는 거다. 다른 원피스들을 꺼내면서 이 소재는 그 가격에 되는데 이건 실크라서 안된다는 거다. 근데 소재도 색감도 이게 마음에 드는걸! 다른 집에 갔다 온다고 해도 안 깎아주길래 돌아다니다가 결국 이걸 사러 다시 돌아왔다. "결국 이게 마음에 들어서 다시 왔어요!" 하니 아줌마는 반가워했다. 옷을 집더니 입어보라고 커튼 속으로 적극적으로 밀어 넣는다. 음, 막상 입어보니 좀 뚱뚱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가슴이 좀 파였나. "저 뚱뚱해 보이지 않아요?" 하니 아줌마는 "뭐가! 전혀!" 하며 내가 포기할까 봐 잘 어울린다고 열심히 보조를 해준다. 스몰 토크를 나누다가 나는 스미냑에서 핸드폰도 도난당해서 충격받은 상태다, 하고 말하니 아줌마도 충격받은 표정으로 어떻게 여기서 그런 일이 일어나? 하고 너무 안쓰러운 표정으로 위로를 해 주었다. 그래도 손님도 없는데 멀리서 온 한국인 손님이랑 스몰토크를 나누며 정이 들었는지 330으로 조금 깎아 주었다.


집에 돌아와 검색하다가 스미냑, 꾸따 지역에 오면 서핑을 많이 한다길래 나도 온김에 해보고 싶었던 것을 떠올리며 검색해 본다. 낮에 바다를 보러 해변가에 갔다가 시세를 알아봤는데 우붓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대학생 소녀가 알려준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그러다 에어비앤비 체험에서 데리러 오고 데려다주는 것을 포함해서 250K에 괜찮은 상품을 발견했다. 후기도 좋고 한 명도 예약이 된다! 아, 그런데 에어비앤비 결제에서 마지막에 또 뭐 때문에 막혔다. 본인인증이 원활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소중함.. 그래도 업체의 인스타그램 링크가 있길래 디엠을 보냈다. 나는 완전히 초보자 한 명이고, 내일 예약하고 현금 결제하려는데 괜찮냐. 그렇게 다음날 아침 8:30에 픽업을 예약하였다. 신난다!


스미냑 길을 걷다가 한 또 다른 신나는 일은 머리를 핑크색으로 땋는 거다. 예전에 카오산로드 길거리에서 하는 곳이 많아서 해보고 싶었데 못했었다. 발리 온 첫날 사누르에서 네일을 받다가 미용실에서 호주인 금발 머리 여자 어린이가 하늘색+연보라색+핑크색으로 신비롭게 긴 머리를 땋는 것이 예뻐 보였었다. 스미냑 길거리도 지나가면 체구 작은 발리니즈 여인들이 머리를 땋으라고 호객을 많이 한다.


그럼 핑크색으로 한 가닥만 땋아 볼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들어갔다. 한 가닥만 땋고 싶다고 하니 60k에 해주겠다고 했다. 핑크와 연보라색을 섞었는데 색을 섞으면 더 비싸다고 했다. 사실 한가닥 땋는데 이것도 비싸게 느껴졌는데, 뭐 그냥 하자, 하다가 두 여인은 한가닥만 딴다는 손님에 아쉬워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을 표출하며 양쪽으로 한가닥씩 땋으라고 그럼 더 이쁘다고 했다. 그럼 얼마예요? 하니 100k에 해주겠다고 했다.

- 흠.. (외국인 호구가 된 것 같지만) 네, 그래요!

하고 거울 속 그녀에게 끄덕였다. 왼쪽 오른쪽 한 가닥씩 했는데 내 머리 길이에 맞게 길게 안 해주고 약간 하다 말고 조금 짧게 끝내서 아쉬웠지만 기분전환으로 좋았다. 그리고 묶었을 때도 머리띠를 한 것처럼 예쁘고 감각적이다! 두가닥일 뿐인데 핑크색이 햇빛 속에서 쨍하고 힙하다. 까만색 브라탑에 루즈한 에스닉 문양의 진홍색+마호가니색 발리니즈 바지를 입었는데 히피처럼 잘 어울린다. 까무잡잡한 두 여성은 한껏 업되어 너무 예쁘다고 만족해하며 칭찬한다. 다음에 동남아에 오면 양쪽 두 세 가닥씩 해서 유니콘 감성으로 해 봐야지!


마지막 날 저녁은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땅콩소스가 맛있는 사테 세트를 먹었다. 혼자 여행하면 한 메뉴만 시키니 너무 맛있긴 했지만 결국 질리고 여러 메뉴를 조화롭게 먹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너무 예쁜 금발 여자 무리가 옆 테이블에 앉았는데 뉴욕을 배경으로 한 미드에서 나오는 빠르기와 억양으로 대화한다. 어둠과 함께 오렌지색으로 물든 하늘이 보인다. 환상적이다. 식당에서 더 잘보이네. 마지막 날 발리. 아쉽고 후련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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