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프랑코, <메모리
존재의 준거
미셸 프랑코(Michel Franco), <메모리(Memory) - 존재의 준거
'무료 카지노 게임'은 개인 간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외관이 똑같더라도, 그 물질을 평가하거나 판단하는 구조의 차이가 각자 쌓을 수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질을 결정한다. 심지어 똑같은 문화권에 속한다 한들 개개인의 선택과 이에 따른 무료 카지노 게임은 천차만별이요, 설령 유사한 무료 카지노 게임을 쌓아간다 해도 ‘배열’의 차이가 상이한 총합을 도출한다. 그래서 같을 수 있는 물질과 달리, 어떻게든 차이가 생기는 무료 카지노 게임이야말로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가장 큰 근거다. 그렇기에 무료 카지노 게임 상실은 존재 소멸의 동의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다 똑같이 겪는 탄생 직후나 그 이전의 무로 되돌아가는 몰개성의 저주, 이를 미셸 프랑코가 <메모리에서 탐구한다.
1979년 멕시코시티 태생의 미셸 프랑코는 자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활동하는 멕시코의 영화감독이다. 그는 아주 느린 슬로우 시네마를 지향하며 국제적으로 주목 받았다. 더 정확히는 템포가 느린 게 아니라, '컷'이 느리다. 근작 <뉴 오더나 <썬다운을 제외하고선, 컷이 전무한 ‘원쇼트원씬’을 활용한 리얼리즘 영화를 연출해왔다. 이로써 멕시코와 스페인의 ‘잘려나가지 않은 순수한 현실’을 드러내거나, 자를 수 없는 원쇼트원씬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폐쇄적인 상황’을 재현하였다.
그 폐쇄성은 주로 '역기능가정'을 가시화한다. 프랑코의 작품에선 부모의 욕망에 의해서 방치된 아이들이 등장한다. 또 그가 그려내는 가족은 주로 '과거형'이다. 부모의 잘못으로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지거나, 가족 구성원에게 특정한 역할을 강요하여 거기서 달아나려는 실존적 움직임을 <썬다운에서 목격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가족이 분열되는 상황에서 부모들은 과거의 잘못에 강박적으로 행동한다. <크로닉에서 아버지는 대안을 찾아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 하고, <에이프릴의 딸에서 어머니는 자식에게 쏟지 못했던 애정을 손자에게 토해낸다. 그러나 부모의 반성 역시 욕망의 변질된 형태로서 또 다른 문제를 촉발하고, 아무리 대안을 찾아 반성한다 한들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그 강박과 절망에 의해 삶을 포기하는 인물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프랑코의 폐쇄성은 역기능가정을 둘러싼 거대한 조건에서 비롯한다. 타인을 내게 가두는 이기주의라는 폐쇄성, 과거가 현재를 계속 질책하는 시간의 폐쇄성이 역기능가정을 지배하는 막대한 힘이다. <애프터 루시아와 <뉴 오더가 이를 전면 탐구한 작품이다. 쾌락을 위해 타인을 학대하는 폭력이 끊이지 않으며, 딸의 학교 폭력 사실을 알아채고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는 아버지 역시 폐쇄적인 인간 본성에 단단히 갇히게 된다. 이 같은 현재의 욕망이 <뉴 오더의 디스토피아를 예견하며, 프랑코가 그려낸 미래는 역사를 조금도 잘라내지 못한 채, 오늘날을 답습한다.
그런데 프랑코의 신작 <메모리에선 근작들과 마찬가지로 '컷'이 잦다. 이 말은 곧 무료 카지노 게임의 폐쇄성이나 구체성을 극복하고 있다는 의미일지다. 그도 그럴 것이, 도입부터 '알코올 중독자'의 재활 모임을 포착한다. 사람은 술을 마시며 얄궂은 무료 카지노 게임이나 고된 현재를 잊는다. 이런 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알코올 중독자야 말로 온 존재 자체를 망각하는 사람이라고 칭할 수 있다. 외에도 끔찍한 과거를 잊으려고 몸부림치는 실비아, 치매와 사투하는 사울 등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들은 과거를 자르고 다른 것을 이어내려는 컷하는 사람들이다.
다만 도입부 모임의 목적은 '재활'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이 금세 휘발될 정도로 열린 상태의 그들은 오히려 무료 카지노 게임의 폐쇄성을 바라는 중이다. 망각에 저항하려는 이들의 발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말을 하든, 항상 문장에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한다"라는 구절을 포함한다. 프랑코는 이런 그들의 얼굴 정면을 '익스트림 클로즈업'하며, 거기서 표상되는 물질성 이상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커다랗게 확대한다. 알코올의 부작용으로 인해 존재하지 않게 되었던 이들은, 점차 무료 카지노 게임을 되살리면서 존재를 확고하고도 커다랗게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랑코는 이 현장에서만큼은 참여자들의 발화를 함부로 자르지 않는다. 무료 카지노 게임에 대한 그들의 진술이 끝날 때까지 너그럽게 컷을 유보한다. 즉 프랑코가 지금까진 폐쇄성을 부정적으로 다뤄왔지만, 본 작품에서만큼은 긍정적인 역할을 고찰한다. 그것은 ‘보존’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두고 또 가둬도, 무료 카지노 게임은 줄줄 새며 유예된 편집을 독촉하고 컷은 끝끝내 우리를 덮쳐온다. 실비아의 집 '냉장고'가 고장 났다. 진작 고장이 났는데도 그녀가 이 사실을 깜빡해서 물바다가 되었고, 아마 음식도 꽤 상했을 것이다. 이 냉장고 고장과 닮은 것이 무료 카지노 게임이다. 냉장고가 음식을 보존하듯 인간 또한 뇌리에 무료 카지노 게임을 차곡차곡 쌓아가지만, 알코올 중독이라는 특정한 사건 없이도 ‘시간’이라는 도둑이 창고에 은밀하게 잠입하여 무료 카지노 게임은 상하거나 스르르 빠져나간다. 그 사실에 애달파하지만, 애처로워하던 그 무료 카지노 게임마저 잊게 되며 존재는 더더욱 공허해진다.
해당 숏 직후 실비아와 올리비아는 고교 '동창회'에 방문한다. 이들은 현재 사춘기의 아이들을 양육하는 중년이기에, 고등학교 때의 앳된 모습과 열띤 혈기를 찾아볼 수 없다. 권태롭고 지친 사람들이 주로 등장하는 프랑코의 작품답게, 본 작품의 디렉팅도 매우 건조하여, 청춘을 잃어버린 중년을 효과적으로 가시화한다. 그런데 동창회에서만큼은 실비아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디렉팅이 영화에서 유일하다시피 경쾌하다. 이들은 잃어버린 자신의 청년기를 동창회라는 회고의 이벤트로 되찾았기 때문이다. 회고하거나 과거를 매개해주는 어떤 계기를 갈망하는 인간은 늘 잃어버리게 되는 자신의 소중한 무엇을 되찾음에 환희한다. 이렇게 인간은 알코올 중독이라는 특정한 질환이 아니더라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현 존재도 잃어버리고, 존재가 한때 그랬다는 준거인 무료 카지노 게임마저 잊어버리지만, 그것에 대항하고자 항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여로를 되짚어간다.
많은 무료 카지노 게임 중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존재 의미나 생존과 관련한 무료 카지노 게임을 치열하게 보존한다. 본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 볼피컵을 수상한 피터 사스가드가 연기하는 사울이 그렇다. 사울은 치매를 앓아서 의식의 힘이 약해졌고, 이로써 망각에 대항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런데 이런 그가 유일하게 무료 카지노 게임하는 것이 바로 실비아와의 '사랑'이다. 어떤 연유로 동창회에서 사울이 실비아를 목격하고 따라오게 되었는지, 그 행위를 비롯한 무료 카지노 게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순 없지만, 실비아가 되었든 실비아와 닮은 사람이든, '붉은 머리의 백인 여자'가 그에게 좋은 무료 카지노 게임을 선물한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사울은 항상 실비아를 쫒는데, 영화에선 이때 '트래킹 숏'을 활용한다. 본 작품의 트래킹 숏은 상실이라는 운명을 거슬러 무료 카지노 게임을 능동적으로 되찾으려는 운동의 가시화다. 그렇게 따라간 곳에 사랑이 있다. 사랑은 상실 및 비극적인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인한 눈물을 웃음으로 전환하는, 이로써 존재를 말살하는 상황에서도 다시금 존재를 보듬는 포옹이자 육체를 환기하는 입맞춤이다. 또한 사울이 늘 쫓아가는 실비아는 ‘사회복지사’로서, 그녀 덕분에 무료 카지노 게임이 온전치 않고, 이로써 현 존재가 미숙한 사람들도 삶을 이어갈 수 있다. 사울은 바로 그 실비아, 곧 어머니와 같은 존재의 포옹만큼은 잊지 않고 어떻게든 손아귀에 붙잡아둔다.
그런데 영화 내내 무료 카지노 게임할 수 있는 특권은 ‘남성’만 지닌다. 올리비아, 사만다, 실비아 등 모든 여성의 회고는 간헐적이어서 이들과 엮인 애나는 항상 궁금해하고, 특히 동창회에서 즐거워하는 올리비아와 달리 실비아는 침울하고 시큰둥하여 소외된다. 그녀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꺼낼 수 없거나, 학창 시절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 끔찍한 것이다. 더욱이 도입부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을 곱씹는 참석자들은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존재를 확실하게 내비쳤다. 그런데 13년전 까지 알코올 중독자였던 실비아, 곧 무료 카지노 게임을 되살리고 망각에 저항하기 위해 지금껏 모임에 참석하는 그녀는 카메라를 등지고 철저하게 침묵하며 존재를 은폐한다. 더욱이 영화 속 무수한 사람들이 때로 프레임을 홀로 점유하며, '독립적인 자신'이 누구인지 무료 카지노 게임하고 술술 발화한다. 그런데 실비아만큼은 항상 타인에게 헌신하는 '롱숏'에 부대껴있음에 타인에 의하지 않고선 그녀를 알기 어렵다. 물론 그 현장에서 홀로 점심을 먹기 위해 이탈하기도 하지만, 이로써 프레임을 홀로 사용하고 '클로즈업'된 실비아의 얼굴이 부각될 때도 있지만, 거기엔 어떤 감정도 표상되지 않고, 어떤 존재 준거도 발화하지 않으며, 심지어 딸 애나에게 집착하며 여전히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집중한다.
아무 무료 카지노 게임도 없는, 이로써 무존재였던 우리는 '무'에서 출발해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는 '유'를 쌓아간다. 그렇게 쌓여감에도 죽어야 하는 우리는 서서히 무로 진입하며 존재는 어두워진다. 그래서 영화에선 '어둠과 빛'으로 망각과 무료 카지노 게임을 대비한다. 어떤 회고도 하지 않는 실비아는 늘 어둠 속에 침잠해있으며, 자신의 무료 카지노 게임을 창고 속에서 꺼내길 원치 않는다는 듯 현관문을 엄격한 빗장으로 꽁꽁 봉한다. 반면 무료 카지노 게임을 되찾으려는 이들은 빛이 가득한 야외로 향하여 봉인된 무료 카지노 게임을 풀어헤친다. 심지어 실비아는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공허하고 텅 빈 프레임에 위치하는 반면, 실비아를 만나기 위해 그녀를 따라온 사울은 ‘잔뜩 쌓인 타이어 더미’에 기대고 있다. 타이어는 굴러가며 많은 경험을 축적한다. 그 무수한 타이어가 쌓여있는 더미에 사울이 위치했다는 것은 치매에 걸린 남성에게 허용되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충만함, 반면 치매에 걸린 남성보다도 못한 여성 무료 카지노 게임의 궁핍함을 대비한다.
망각을 고집하는 실비아는 인격 말살의 '피해자'다. 그녀는 사적인 집에선 생부에게 친족 성폭행을 당했다. 그 사실을 올리비아와 사만다, 모두 다 알았지만 제대로 증언하지 않았음과 더불어, 어머니는 성폭행의 책임을 피해자인 딸에게 전가했다. 심지어 공적인 장소, 학교에서도 그녀는 강간 피해자였다. 즉 무료 카지노 게임은 그녀를 존재하게 만들기는커녕, 존재하지 못하게 만드는 '폭력'이다. 겨우 사만다나 사울 앞에서 고백하는 그녀는 매우 절망스러워 한다. 그 폭력은 주체적인 인격을 앗아가 피해자로서 그녀를 존재하게 만들었지만, 세상사람 그 누구도 피해자인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가 헤펐다거나 여지를 줬다는 식으로 몰아가며 유혹자, 심지어 가해자로 둔갑시켜 ‘이중’으로 존재를 말살한다.
올리비아 남편이 아내와 처형의 고백을 방해한다. 과연 그는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들의 회고를 방해하는가, 아니면 기득권 남성으로서 자신을 장인어른에게 투영하며 여성들의 입을 막는 것인가. 또 다른 가해자 사만다는 아주 부유하다. 그 부유함이 남편에게서 비롯되었다면 속물적인 이유로 딸을 위험한 환경에 방치한 것이다. 그녀는 올리비아한테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애나에게도 선물을 공세 한다. 부유한 자원을 동원하여 선량한 척 할 수 있는 기득권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누명을 더욱 두텁게 씌운다. 이로써 여성은 주체적인 그들 자신으로도, 피해자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주체적이었던 무료 카지노 게임은 남성에 의해 박살나고, 그나마 남은 피해자로서 무료 카지노 게임은 존재 의미를 지워내거니와, 그마저도 가해자의 손아귀에 왜곡된다.
물론 가해자나 방관자도 망각한다. 다만 이유는 첨예하게 다르다. 사만다는 추상적인, 오직 진술에 의거할 수밖에 없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한계를 악용하여 손녀 애나의 시야를 조작한다. 실비아와 올리비아의 주장에 따르면 사만다와 생부는 부모 자격이 없다. 하지만 그 사실은 올리비아와 실비아만 교차 검증이 가능할 뿐, 나머지 사람들은 사만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만다는 애나에게 좋은 무료 카지노 게임을 심고, 나쁜 무료 카지노 게임은 뇌리에서 말끔히 지워낸다. 실비아가 겨우 기본권을 지켜내기 위해 망각한다면, 가해자들은 그들을 착취함으로써 일궈낸 불의의 욕망을 지켜내고자 망각한다. 누명이 벗겨지기 전까지 사울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실비아 옆에서 아무 무료 카지노 게임도 하지 못하는(이후 그와 무관한 무료 카지노 게임인 게 맞았지만) 사울은 '치매 환자'라는 약자성을 뒤집어써서 기득권이자 가해자로서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려는 사람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기득권은 그렇게 지켜낸 부정한 이익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 그중에서도 사랑을 통제한다. 사울과 실비아의 감정은 환자와 간병인의 관계에서 어느 순간 연인으로 발전한다. 골칫덩이 취급만 받는 사울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또한 식구들에게 사랑 받기는커녕 오히려 공격당한 실비아 역시 사울의 위로가 아주 달가웠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작과 사라가 이를 목격하여 둘을 갈라놓는다. 사울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게끔 더 엄격한 간병인을 붙이고, 사울의 신용카드를 정지시켜 그의 데이트에 훼방을 놓는다. 정작 사울이 아이작에게 말하는 것으로 보건대, 사울이 치매로 인해 결정권을 박탈당하긴 했어도 쌓아올린 부에 더 큰 공로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약자의 무료 카지노 게임을 조작하고, 존재 의미를 상실시켜 그 몫을 가로챈다. 사울이 삶의 의미를 잃고 테라스에서 뛰어내릴 때, 아이작은 레이첼이라는 여인과 데이트를 즐기러 간다.
여기서 피해자들이 힘이 없고 빈곤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피해자는 불의의 현장에서 오롯이 저항하지 못했다. 실비아뿐만 아니라 사만다 역시 약자 여성이었기 때문에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 가해자 남편에게 아부하며 연명해 왔던 것일지 모른다. 그런데 과거에 마땅히 꼭 했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 인간에겐 '강박증'이 발병할 수 있다. 프로이트에 따른다면 강박증은 과거에 했어야 하는 일을 현재에 되풀이하는 정신 질환인데, 정작 현재는 과거와 비교해 상황도 달라져있고, 문제의 당사자 역시 변했거나 상실된 상태다. 그래서 강박증 환자들은 대안을 찾아 과거를 투영하지만, 대안은 대안일 뿐이다. 결코 과거 그 자체가 될 수 없다. 아무리 행동을 계속해도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으며, 남겨진 찝찝한 후회가 행동을 반복시킨다.
여기서 프랑코는 본 작품 속 여성에게 반복되는 강박증이 가부장제가 규정한 ‘양육자’나 ‘어머니’라는 여성의 역할과 관행을 추동한다고 분석한다. 영화 내내 여성이 과거에 했어야 하는 일은 '보존'이다. 그 대상은 자신이기도 하고, 자녀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성들은 모두 보호에 실패한 채 현재로 넘어왔고, 이에 어떻게든 그 숙원을 해결하고자 다른 누군가를 보필하는 모습이다. 프랑코의 전작 <크로닉과 <에이프릴의 딸처럼 집착적인 부모, 간병인으로 등장하고, 그 원인은 피해자로서 강박이다. 이 강박으로 수혜를 입는 사람은 남성이다. 그녀들이 강박증에 따라 보육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남자들은 직접적으로 도움받기도 하고, 간접적으론 책임에서 손을 떼며 사적인 활동을 즐긴다. 반면 강박의 덫에 걸린 여성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과거만 되풀이하는 셈으로 공허하고 텅 비어 간다. 과거의 자신에게 갇혀 현재의 자신을 돌보지 않고, 과거의 대안들에게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보호자 실비아에겐 피보호자 사울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성의 강박이 불러온 남성 환자가 그녀의 딸 애나의 눈에 위협적이다. 애나가 나체로 있는 사울을 보고 충격을 받아 올리비아 집으로 가는데, 나체로 어디로 갈지 망설이는 사울의 모습은 감상자의 눈에도 충분히 무섭다. 뿐만 아니라 실비아는 애나에게 집착하는데, 그 갑갑함 때문에 마리화나를 피우는 등 위험한 일탈로 손을 뻗을 뻔 했고, 이로써 엄마의 과거를 되풀이하게 됐을지도 몰랐다.
과거나 현재나, 보호받지 못한 그녀들은 삶이나 용모 등 모든 게 분명 달라졌어도, 존재의 본질만큼은 그대로다. 그래서 그녀가 과거에 받지 못했던 보호, 곧 이타적인 사랑을 지금에서라도 받을 수 있다면, 뒤틀린 강박증은 해소되고 또한 여성은 제 에너지를 남성이 아니라 자신에게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프랑코는 극의 말미까지 어둠을 몰아내고 빛으로 나아가는 트래킹 숏과 편집을 열렬히 운행한다. 사랑이 없었다면 사울은 숲에서 미아가 되었을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 넘어진 그는 위독해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연민하고 사랑한 무료 카지노 게임을 쫓아갔기에 사울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사랑을 실비아가 돌려받는다. 모든 무료 카지노 게임이 되살아난 실비아는 괴롭다. 이런 와중에 사울이 그녀를 즐겁게 하며 여전히 살아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이 사랑의 무료 카지노 게임을 뒤쫓지 못하게 아이작이 통제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애나와 사울은 금기를 넘어 실비아에게로 향한다. 그들이 삶의 준거를 되찾으며 극은 마무리된다.
다만 ‘목욕’이라는 상징을 이용하여 많은 것을 씻어내는 본 작품이기에, 여전히 미심쩍은 구석이 남겨져있다. 학창 시절 실비아를 성폭행한 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무료 카지노 게임의 추상성 때문에 사울 역시 온전히 믿지 못하겠다. 극의 곳곳에 안심할 수 없는 혼탁한 안개가 덮여있다. 다만 프랑코는 그 어둠을 물리치고 새로이 무료 카지노 게임할 수 있는, 이로써 존재의 준거를 되찾을 수 있는 동력을 긍정할 뿐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밝히고, 나를 존재하게 만든 무료 카지노 게임을 보존하며, 잃어버렸다면 복원할 수 있어야만 한다. 또한 나를 존재하지 않게 만드는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부턴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하나니, 최근 그의 변화한 작품 색채는 폐쇄성에 비관하지 않고 일말의 빛을 찾아 헤매는, 작지만 날카로운 희망으로 도약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