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난 각각 20년, 10년 이상을 해외에서 거주했다. 인생의 거즘 절반 이상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역마살이 어지간히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
이십대 후반쯤. 한국에서 신혼집을 차린지 불과 1년도 안된 시점에 우리 부부는 미국 LA로 이사를 왔다. 미국에서 영원히 뿌리를 내리고 살고자 하는 마음은 없기에 굳이 '이민'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진 않지만 어찌 저찌 하다보니 미국 영주권까지 얻어 살고 있으니 타인이 보기엔 영락없이 이민일테다.
역마살이 충만한 우리 부부는 언제든 지금의 둥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상상을 시도때도 없이 한다.미국 내에서도 우리가 살아야할 지역이 꼭 LA에 한정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젠가 때가 되면 미국의 다른 주로 이동해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디 미국 뿐인가. 런던에서도 살아보고 싶고, 캐나다에서도 지내보고 싶다.
더 나아가 카지노 게임는 어떨까?
오늘 남편과 식사를 하다 문득 카지노 게임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발리는 어때. 말레이시아는? 태국은?
카지노 게임에서의 삶을 생각해보게 된 것은 일단 물가가 저렴해서 삶의 질이 높아질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카지노 게임 여행을 가본게 대체 언제적인지 기억도 가물할만큼 카지노 게임 국가들은 우리 가족의 삶에서 멀어져 있었다. 미국에서 한국 방문도 쉽지 않은데, 카지노 게임 여행이 웬말인가. 어쩌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카지노 게임를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를 향한 궁금증이 우리 부부에게 싹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국가에서 거주하게 될 경우 아이들이 현지 국제학교에 다니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는게 매력적인 요소였다.유학생활을 하며 만났던 한 인도네시아 친구는 자기 나라 국제학교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다. 한류가 뜨면서 한국인 학생을 향한 호감도가 매우 상승했다는 거였다. 미국에는 여전히 인종차별 이슈가 만연한데, 오히려 카지노 게임 국제학교에서 인종차별을 느끼지 않고 사춘기 시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아이들의 정서에 좋지 않을까 싶었다.
무엇보다도 살아보지 않은 나라를 향한 막연한 호기심과 도전심이 피어 올랐다. 새로운 곳에 가면 첫 1~2년 적응기 동안은 도파민이 마구 샘솟는다. 당연히 현지에서 적응하며 겪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경험들은 인생을 다채롭게 해준다고 믿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결국 비슷한 쪽으로 대화가 귀결되곤 한다.
그래도 미국이 살기 좋지 않아...?
그래. 좋으나 싫으나 해도 인생에서 10년 이상을 산 이곳이 나에게 제 2의 고향임을 어찌 부정할 수 있겠나. 잠시 재미난 상상을 해본 걸로 만족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래도 또 혹시 모른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 누구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