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에는 케어가 중요합니다.
-본 브런치는 10년 전 있었던 기특이의 수술 과정을 시간순차적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진짜 중요한 본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기특이의 콧구멍을 자리 잡아줄 작은 코마개.
아이는 이 코마개를 하루종일 24시간 동안 차야하고 길게는 일 년까지 끼고 있어야 한다.
병원에서는 최소 6개월을 얘기했지만 엄마 마음에 힘들더라도 조금 더 오래 끼워서 콧구멍의 모양이 예쁘게 자리 잡을 수만 있다면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큰 눈망울이 매력적인 기특이 사진을 수술 후에는 많이 남겨주고 싶었다.
그런데 수술을 해도 코에 테이핑한 사진이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사진 때문에 코마개를 뺄 수는 없을터.
대의를 위해서 작은 행복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가끔 환우카페에서 아기가 코마개를 삼켜서 응가로 나왔다는 글이 올라오는 걸 보고
나는 잠시라도 기특이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안 되니까..
아이를 안고 졸다가도 화들짝 놀라 깨기가 일쑤였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작은 부목을 차고 있었지만 점점 힘이 세지고 자기 몸을 조절할 줄 알게 되자
얼굴을 비벼서 코마개가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조금 더 쫀쫀한 테이프가 필요했다.
이럴 때마다환우카페의 정보를 열심히 서치했다.
당시 맞벌이를 했던 우리 부부에게는 주말이면 없던 루틴이 만들어졌다.
코마개를 붙이는 테이프를 미리 한 달 치는 만들어 놓는 거.
처음에는 길이를 잘못 만들어서 실패하기를 여러 번.
어느 순간 둘 다 너나 할거 없이 돼지코 만드는 장인이 돼있었다.
아, 같은 환우 부모님께 드리고 싶을 정도로 듬뿍 쌓인 돼지코들을 보면 내심 뿌듯했다.
하지만 내 욕심과는 다르게 1년까지는 못 채우고 그전에 돼지코를 졸업시켰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붙여주면 바로 비벼서 떼는 일이 커갈수록 빈번해져서 이제 코마개로 인한 스트레스를 기특이도 나도 졸업해야겠다 싶었다.
돌이켜보면 아이 코에 항상 테이프를 붙이고 있어야 하니당시 외출하기도 꺼려졌었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 코가 왜 그래요?”
라고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었다.
상대방은 아무 의도 없이 물어본 질문인데..
그냥 아파서 수술했어요. 라든가 대충 둘러대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난 심각하고 진지했던가.
우리는 생각보다 상대방 얼굴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다.
내 얼굴에 관심 많은 사람은 오직 나.
나 자신뿐이다.
그런데 조금만 남들하고 다르면 다른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거 같은 착각에 많이들 빠져 산다.
나는 그런 착각에 심히 빠져 사는 인생을 살았었다.
환오야 사실 아무도 관심 없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물어본 건데 왜 그렇게 마음을 꾹 닫고 살았니.
이제는 남들 시선 의식하지 말고 살자.
창피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그 누구보다 기특이를 선천적 기형아라는 틀에 끼워 넣고 그 틀 안에서만 아이를 바라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아이를 숨기고 싶어 했다.
나를 아는 지인들이 알게 돼서 나를 불쌍히 여길까 봐 두려웠다.
나는 동정받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 또한 내가 만든 상상에 불과하다.
오, 나의 정신이여, 너는 네 자신을 학대하고 또 학대하고 있구나. 그것은 네 자신을 존귀하게 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 버리는 것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너의 인생도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너는 네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마치 너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너의 행복을 찾고 있구나.(주1)
결국 내 마음을 옥죄는 것 또한 나였으니
이제는 그 틀 밖으로 깨고 나올 수 있는 것도 ‘나’ 자신밖에 없음을.
(주1) 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현대지성
*독자님들의 따뜻한 댓글은 저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환오 연재]
월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시짜 이야기]
화요일 오전 7시 : [책! 나랑 친구 해줄래?]
수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
목요일 오전 7시 :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시짜 이야기]
금요일 오전 7시 : [거북이 탈출기 두번째 이야기]
토요일 오전 7시 : [구순구개열 무료 카지노 게임를 낳았습니다]
일요일 오전 7시 : [환오의 도전, 엄마의 유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