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의 거실 패션쇼
<옷장 대첩 카지노 게임옷 VS딸내미옷
거실에 가득 쌓여있는 옷더미우리 카지노 게임는 계절만 바뀌면 옷장을 통째로 뒤집어엎는다.
그리고 거실 한복판에서, 1인 패션쇼를 여신다.
“야. 나이가 옷을 입는다더니, 진짜야.
살은 빠졌는데, 옷은 점점 크게 입게 된다니까?”
그러면서 내가 보기엔 맞는 사이즈의 바지를
자꾸 끌어올린다.
아니, 이게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싶어서
나는 슬쩍 반박해본다.
“카지노 게임, 그냥 조이는 옷이 싫어진 거잖아.”
“아니야, 뼈가 벌어져. 나이 들면. 골반이랑, 어깨랑, 다.”
카지노 게임는 아주 단호하다.
그런데… 뼈가 벌어진다고?
그거 애 낳을 때만 그런 거 아녔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카지노 게임랑 단 한 번이라도 말싸움해 본 적이 있는 딸들은
아마 알것이다.
카지노 게임와의 말싸움.
이 게임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지구별에서 태어난 딸들에겐 엄청난 고난도의
퀘스트라는걸.
그런데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 카지노 게임의 옷 갈아입는 속도!
방금까지 베이지 니트 입고 있었는데,
눈 한 번 깜빡였더니 초록 스웨터로 갈아입고 나온다.
“카지노 게임 언제 또 갈아입었어!? 안 힘들어?”
“왜? 난 옷 갈아입는 건 하나도 안 힘들더라”
“역시.. 아빠말처럼 카지노 게임는 옷공장 하는 아저씨한테
시집을 갔어야....”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지노 게임는 옷을 갈아입으러
사라진다.
그리고 3초 뒤, 체크 재킷 차림으로 컴백.
클라크 켄트가 슈퍼맨으로 변신그 속도는 거의
’ 안경 쓴 클라크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속도‘
에 맞먹는다.
다음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올 때마다 타이밍에 맞춰
슈퍼맨 테마곡 깔아줘야 할 판.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거의 기립박수 칠 뻔했다.
“카지노 게임, 회전문 쓰지?
“아 무슨 소리야. 카지노 게임 옷이나 좀 잘 봐줘”
카지노 게임는 또 한 벌 갈아입고 와서 씩 웃는다.
그 표정이 그렇게 신나 보일 수가 없다.
거실은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작은 런웨이장이 되어 있었다.
관객은 단 한 명.
박수는 무제한.
그러니까, 결국.
카지노 게임의 패션쇼는 옷이 몇 벌이든,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항상 성공적으로 끝난다.
이 패션쇼가 끝나면
카지노 게임 옷정리와 함께 내 옷의 억울한 시간(?) 이 찾아온다..
카지노 게임는 자기 옷은 죄다
“언젠가 다시 유행할지 모른다”며
차곡차곡, 모셔두지만
내 옷은 오늘 당장 버릴 폐기물취급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말이야,
1~2년 지나도 안 입는 옷은 그냥 안 입게 돼.
괜히 옷장만 차지하게 두지 말고
과감하게 버려! 남 주던지! 버려!
말투는 무슨… 옷 처리반장.
단호함은 형사반장급이다.
나는 속으로 외쳤다.
‘와, 어머니 너무 하시네요.
카지노 게임 옷 = 언젠가 빛을 볼 고귀한 문화재급 보물이고
내 옷 = 오늘 당장 체포해야 할 압수수색 대상인가요?’
세상에 이런 이중잣대가 또 있냐고요.
억울해서 진짜 참다 참다 물어봤다.
“설마 내 옷 버리고,
카지노 게임 새 옷 사서 넣을 자리 만들려는 건.. 아니지?”
카지노 게임는 뜨끔했는지 헛기침을 하더니,
“그건 그냥 합리적인 빈 공간 활용이지.”
하고는 뻔뻔하게 넘어갔다.
나는 그 순간
패배를 직감했다.
(※ 카지노 게임를 말로 이긴 딸, 지구상에 존재한다면 DM좀...)
그렇게 , 패배한 나의 옷들이 대거 정리된 후
카지노 게임와 나는 거실 소파에 주저앉았다.
“아이고, 허리야…
옷 정리는 힘들어, 진짜.”
나는 그 옆으로 쓰러지며 카지노 게임에게 말했다.
“다음 계절 바뀔 때는, 카지노 게임 옷도 좀 버리자.”
카지노 게임는 기다렸다는 듯 답한다.
“그래도 아직은 니옷이 버릴 게 훨씬 더 많거든?”
나는 다시 대꾸했다.
“오케이 오케이.
그럼 내 옷 2벌 버릴 때 카지노 게임 옷 1벌, 어때?
2+1, 이렇게까지 협상카드 내밀었는데, 카지노 게임도 콜 해야지??”
카지노 게임는 묵묵부답.
나는 결국 소파에 털썩 기대고,
옆에 쌓인 옷들을 멀뚱히 바라봤다.
그 순간, 괜히 피식 웃음이 났다.
소파에 앉아있는 사이좋은 모녀이렇게 또, 안 입는 옷 몇 벌 줄인대신
카지노 게임와의 추억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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