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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랭 Jan 01. 2025

‘알빠노’의 시대에 카지노 가입 쿠폰 한 줌


초등학교 2학년인 딸에게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딸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어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몇 년 전만 해도 ’ 어쩔 ‘ 뒤에 TV며 냉장고며 각종 전자제품이 붙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것들은 내려두기로 했나 보다.

그러고는 딸이 웃으며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엄마, 미국에서도 ’whatever(어쩌라고)‘가 유행인데, 그런 건 똑같나 봐. “

아아, 이것은 세계 초딩들의 공통 생각이었던가. 어쩐지 입맛이 쓰다.


그러나 비단 이건 초딩들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한 유튜버가 소개한 누군가의 댓글이 많은 사람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 요약


‘오글거린다’는 말이 나오고 카지노 가입 쿠폰들에게서 감성이 사라졌고
‘선비’라는 말이 나오자 절제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사라졌고
‘나댄다’라는 말이 나오자 용기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들이 사라졌고
‘설명충’이라는 말이 나오자 자기 아는 지식을 나누려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사라졌다
이제 저기에 ‘누칼협’이라는 말이 나오자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사라졌고
‘알빠노’라는 말이 나오자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사라졌고
‘긁혔냐’라는 말이 나오자 공격받은 타인을 변호하려는 카지노 가입 쿠폰들도 사라짐



그리고 이제는 ’ 긁혔냐?‘도 긴지, ’긁?’ 한마디로 사람 속을 긁는다. 별생각 없이 웃으며 들을 수도 있지만,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부담스러운 카지노 가입 쿠폰 흐름이 아닐 수 없다. 무명의 작가에게 글은 아무도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오글거리는 단어들로, 나대고, 설명하는 일이니까.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 살기 힘들지만 우리 같이 힘내보자고, 오늘 해 질 녘 노을이 참 아름다웠다고, 아무도 칼로 협박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또 도전해 보겠다고. 나는 그렇게 ‘알빠노’의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부리며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어쩌면 그 작은 ‘카지노 가입 쿠폰’을 나처럼 기다리고 있을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개복치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사는 나에게 이러한 용기가 사실 쉽지 않다. 항상 마음속에 생선 뼈 같이 걸려있는 말, “너 뭐 돼?”가 늘 내 안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피드백보다 더욱더 나를 괴롭히던 내 안의 그 말을 나는 이제 ‘마흔’이라는 나이를 핑계로 꿀꺽 삼켜보기로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아줌마의 특권 아닌가. 뭐 뻔뻔하다고 욕하면 세계 여러 나라의 초딩들로 빙의하여 이렇게 말하지 뭐.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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