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또랭 Apr 10. 2025

카지노 게임 익숙해지지 말 것

나는 늘 친구들 사이에서 중심이 되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모임을 주도하고, 친구들을 모으는 건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날고 기는 아이들만 모였다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난 뒤, 나는 파리보다 못한 나의 존재감을 인간관계로 인정받고자 더욱더 노력했다. 공부는 잘 못해도 성격은 좋은 친구. 남녀 할 것 없이 두루두루 친한 친구의 포지션이 나의 생존 전략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누군가에게 미움받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미움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마는 나는 ‘모두의 친구’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그때 나는 무례한 말에 맷집이 제법 좋아졌다. 짓궂은 농담, 선을 넘는 이야기들도 ’친구들끼리 장난인데, 이 정도는 참아야지.‘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넘겼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그러한 말들에 익숙해져 나 역시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쿨하다’라고 생각했다. 정색하는 친구에겐 ‘아니 왜 예능을 다큐로 받느냐며’ 그들을 쿨하지 못하다며 탓하기도 했다.


심각성을 깨달은 것은 중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을 때였다. 나는 평소와 같이 수위가 센 농담을 하거나, 기분 나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댔다. 물론 나는 그때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잘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평소 그런 말을 전혀 안 하던 친구가 정색을 하며 이야기했다. ”야, 그 얘기는 진짜 아니지. 너 좀 이상하게 변했어.” 나는 당황하여 “야, 그냥 농담이지.”라고 얼버무렸는데 순간 창피함이 몰려와 얼굴이 빨개졌다. 어영부영 사과를 하고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았다. 그 말이 그렇게나 충격적인 이야기인가? 나는 매일 아무렇지 않게 듣고, 넘기는 말인데.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오히려 화가 났다. 나는 그동안 평소에 나눈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 인터넷에서 나눈 댓글을 살펴봤다. 나는 정말 괜찮았던가? 아무렇지 않았던가? 장난으로 포장된 인신공격,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는 무례한 지적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나 역시 사진 하나, 짧은 글 하나 쓰기를 두려워했다. ‘아 이 사진 올리면 또 뚱뚱하다고 하겠지?’, ‘이런 이야기는 오글거린다고 뭐라고 하지 않을까?’ 나 역시 알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편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러나 나는 용기가 없었다. 내 말 때문에 어색해지는 공기를, 불편해지는 관계를 버틸 수 없어 모른 척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나 자신이 하찮게 대해지는 것을 나는 묵과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런 무례함에 익숙해져 남들에게 상처 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그러한 결론에 도출하고도 쫄보인 나는 카지노 게임한 친구들에게 바로 정색을 날리진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지더라. 우리는 영원히 친구일 것 같았지만, 카지노 게임한 사람들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도 카지노 게임했다. 그들은 조금씩 소외되었고, 어느새 그들은 모임에 부르지 않게 되었다. 그때 그 친구가 나에게 정색해주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렇게 소외되는 사람이 되었을지 모른다. 나에게 경종을 울려준 그 친구는 그 일을 잊은 듯했지만 나는 가끔씩 그때 일이 생각나 등골이 서늘하기도, 고맙기도 하다. 어린 날의 부끄러운 추억으로 삼기에는 마흔이 된 지금도 나는 종종 그런 사람들을 본다. 나 역시 늘 다짐하지만, 글쎄 또 누군가의 선을 때때로 넘진 않았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도 나에게 이 이야기는 유효하다.


카지노 게임 익숙해지지 말 것.


그것이 당카지노 게임 쪽이든, 주는 쪽이든.

카지노 게임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