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있어 바닷가 마을에 갔다가
구불거리는 국도 2차선을 달려
집으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해안가에서 중산간으로 올라오는오르막 길이었다.
저 멀리 내 차 앞에
커다란 비료포대자루에 무언가를 가득 채우고
등에 봇짐을 진 카지노 게임가
구부정한 모습으로 인도 없는 국도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키는 150도 안 돼 보였고
허리는 ㄱ자로 꺾여있었다.
그렇잖아도 작은 키가 등에 진커다란자루덕에
느릿느릿기어가는 거북이로보일지경이었다.
나는 카지노 게임 뒤에서 천천히 차를 몰아
카지노 게임 뒷모습을 따라가며 운전을 했다.
자기 등짝보다 더 큰 짐을 등에 진 카지노 게임는
힘이 드셨던지 길가에 짐을 진채
철퍼덕 주저앉아숨을 골랐다.
카지노 게임는 빨간색 바탕에 하얀 체크무늬 천을
두건삼아 머리에둘러썼고
카지노 게임 등에는 무명 끈을 꼬아 묶어
양 어깨에단단하게 걸친 투명 비료포대자루가
묵직하게매달려 있었다.
등에 진 짐이 묵지했던지
짐을 맨 채 주저앉아 있던 카지노 게임 몸이
등 뒤로 기우뚱하게 기울어졌다.
카지노 게임는조그마한 등짝보다도
더 크고 무거운 짐을등에 지고
한 손에는 커다란 생수병을 들고서
거친 숨을 고르며 물을 들이키셨다.
난 멀리에서 카지노 게임의 무거운 발걸음을 따라오며
저 카지노 게임는 어디에서부터 걸어오신 건지
저 큰 짐을 지고 어디까지 가시는 길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나는 자리에 앉아 쉬고 있는 카지노 게임 곁에 조심스럽게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다음,
카지노 게임 어디까지 가시는 길이냐고 물었다.
근처 집까지 가시는 길이면
내가 모셔다 드리겠다고 하자.
카지노 게임는 엄청난제주사투리로
학교 앞 윗길 외딴집에 사신다고 하셨다.
카지노 게임의 사투리가 너무나 토속적이어서
내가 알아들은 말보다
알아듣지 못한 말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학교 앞 동네에서 혼자 산다. 는 말만
넘겨짚으며 이해했을 뿐이었다.
카지노 게임에게 집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는 말을 하자
카지노 게임는 어린 아기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환하게 웃는 카지노 게임의 입속은
빠진이자리가 휑해서
남아 있는 온전한 이가 몇 개 보이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는 혼자 사신다고 했다.
카지노 게임는 버스로도 20분 걸리는 길을
혼자 걸어 내려가
아랫마을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했다.
가끔 그런다고 했다.
장을 보러 늘 이 길을 걸어 다니신다고 했다.
카지노 게임가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라는 그곳은
카지노 게임 집까지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ㄱ자로 꺾인 구부정한 허리로 이 큰 짐을 지고서
오르막 길을 걸어왔을 카지노 게임가 놀라웠다.
카지노 게임 안내에 따라
초등학교 앞 동네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을
몇 번씩감아 돌며 깊숙하게 들어가니
카지노 게임 집이 나타났다.
내가 내려드린 카지노 게임 집 마당에는
잡초와 덤불들이 내 무릎 위까지 무성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폐가의 마당 같았다.
작년부터(어쩌면, 몇 년 전부터) 피고 지며
말라비틀어졌을잡초 덤불과
이제 싹을 피워 올라오는 초록 잡초들이
마당 가득 뒤엉켜 있었다.
사람이 살지 않은 폐가처럼
관리되지 않은 카지노 게임 집 마당을 보니
카지노 게임의 외로움이 진하게느껴졌다.
내가 카지노 게임를 차에서 내려드리자
카지노 게임는 가지고 계시던 커다란 생수병을
불쑥 나에게 내밀었다.
이거 가져가 마시라.
잘도 좋은 물이여.
난 전혀 목이 마르지 않았지만
카지노 게임 마음이 느껴져서 웃으며 생수병을 받았다.
와. 목마르던 참에 잘 됐네.
카지노 게임 물 좀 마셔야겠다.
나는 카지노 게임가 내민 물을받아 들고서
목마른 사람처럼꿀꺽꿀꺽 들이켰다.
카지노 게임는 당신이 내민 물을
시원스럽게 마시는 나를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내가 차로 태워다 드린 것이 미안하셨던지
물로그값을 치른 것처럼 아주 좋아하셨다.
내가 다시 차에 올라타자
언제 이길을 지나갈일이 있으면
물이라도 먹으러 집에 들르라.하시길래
네. 그럴게요. 카지노 게임.
안녕히 계세요. 하고차를 돌렸다.
내가 카지노 게임 집 앞에서 차를 돌려 나오면서
룸 밀러로 뒤를 쳐다보니
카지노 게임는 어깨에무거운 짐을 그대로 멘채로
잘 가라고 한참을 손을 흔들며서 계셨다.
카지노 게임 연세는 얼마쯤 되셨을까.
아마도 아흔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 연세에 무거운 짐을 지고
아랫마을에서 집까지 걸어 다니시다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
봄볕이 아주눈부셨는데 마음은애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