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참 잘하고 있는 너에게
어제 카지노 게임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 난 뒤 첫 학부모 상담에 다녀왔다. 학교에 가기 전 유튜브로 학부모 상담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찾아보니 카지노 게임에 대한 정보를 많이 주라고 조언하기에 상담시간의 대부분은 내가 말하는데 썼다.
조용하고 얌전하고, 성실한 카지노 게임이기에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궁금증도 딱히 없었다. 어련히 잘하고 있으려니. 카지노 게임를 믿으니까.
교실에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선생님의 미소 머금은 첫마디에 안도했다.
"00이 어머님은 상담에 안 오셔도 될 것 같은데 오셨네요."
"한 번은 인사드릴 겸 뵙고 싶었어요."
딸카지노 게임는 예상대로 성실하고 차분하면서도 자기주장을 잘 표현하는 카지노 게임라는 말씀을 듣고, 나는 유튜브 영상에서 본 대로 카지노 게임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수영과 태권도는 4년째, 피아노는 2년째 배우고 있고, 선행학습은 하지 않지만 하루에 수학과 어린이 신문 문제집 푸는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독서논술 수업을 시작한 것, 엄마의 제안이 신뢰할만하다고 판단하면 약간 하기 싫은 일도 참고 잘 따라와 주는 카지노 게임라는 것 등등..
말하면서 보니 카지노 게임가 너무 카지노 게임답지 않고 기특해서 눈물이 다 나려고 했다.
물론 초면인 담임 선생님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더없이 주책맞기 때문에 부러 더 많이 웃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집이 제일 좋은 카지노 게임, 그중에서도 푹신한 소파와 침대가 제일 좋은 카지노 게임인데 주 5일간 하는 활동들을 보니 꽤나 빡빡한 스케줄이라 말하면서도 놀랐다.
판다처럼 성격이 느긋하고 활동량이 적는 녀석이라 매일 운동 스케줄은 뺄 수 없고, 피아노는 본인이 좋아하니까.. 학습지도 안 하는데 수학 문제집 정도는 풀려야 할 것 같아서... 세상을 보는 힘을 기르려면 신문도 읽어야지... 하나하나 이유가 명확했는데 그 사이 카지노 게임가 좀 지치지는 않았을까. 내심 걱정이 됐다.
그리고 오늘, 수학문제집 앞에서 몸을 베베 꼬고 있는 카지노 게임에게 물었다.
"집중이 잘 안돼?"
"너무 복잡해."
"그 문제는 지금 2학년 수준에 맞는 문제야. 지금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네가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야. 그럼 그만하고 내일 아침에 해볼래?"
"그냥 지금 할래. 내일 아침에 TV 볼 거야."
"그래. 그럼.. 그리고 수학문제는 빨리 푸는 게 좋은 게 아니야. 한 문제를 오랫동안 생각하면서 푸는 게 멋진 거야. 너 지금 되게 멋져 보여."
"웩, 싫어."
당연한 반응이라 나는 그저 웃을 수밖에.. 원조 수포자의 딸 다운 반응이었다.
"그냥 내일 아침에 할래."
"그래. 그래도 돼."
"칠판에 적어놔야지."
쪼르르 달려가서 화이트보드에 아침에 할 일로 수학문제 풀기를 적어두는 딸.
정말 내일 아침에 스스로 수학문제를 풀까? 의심스럽지만 오늘 저녁 카지노 게임답게 미루기로 한 선택이 난 더 마음에 든다. 잘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붙잡고 끙끙대는 건 초등학교 2학년 답지 않으니까.
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일들을 미뤄왔던가. 하지만 미뤄둔 채로 끝내버린 일은 별로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며칠, 몇 년이 걸려도 인생의 목표로 삼은 일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냈던 나의 경험은 카지노 게임를 믿어줄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우리에게 남은 수명이 길다는 것은 때로 엄청난 재앙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떤 미션을 유보해 두고 언제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희망적이다.
카지노 게임의 길고 긴 생에서 수학 문제 몇 개 푸는 일을 미루는 것이 뭐 그리 큰 대수일까.
내일 아침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지 궁금하지만.. 막상 아침에 일어나 스스로 책상 앞에 앉는다면 나는 좀 소름(?)이 끼칠 것 같다. 과연?
2025.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