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방망이의 치유
자기의 과거가 불행했다고 세상 모든 것을 원망하며 무차별적인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은 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링과 주온으로 대표되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의 카도가와 호러들은 늘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친절하게 이해하려고 시도하다가 뒤통수를 맞는 역사만을 반복해왔다. 자신이 제대로 지키지 못한 히키코모리 자녀에게 칼침을 맞는 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죄책감에 싸인 엄마처럼, 또는 자신에게 잔혹한 인신공격을 가하는 내담자가 얼마나 아팠으면 그랬겠냐며 그를 무한하게 수용하겠다는 정신나간 상담자처럼.
누구도 그 얼굴을 진지하게 마주보며 귓방망이를 날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했다.
오시키리렌스케의원작만화보다조금아쉽지만, 그러나이영화는했다. 정말로필요한그일을.
치유에 필요한 것은 상대보다 낮은 자가 되어 잘못을 빌거나, 상대보다 높은 자가 되어 그를 품어주는 일 따위가 아니다. 눈높이를 맞추는 일, 오직 그것만이 필요할 뿐이다. 상대보다 낮아지거나 높아지려는 일은 전부 다 상대를 무시하는 일. 자신과 동격으로 정당하게 대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정당하다는 것은 그 눈높이의 경험이 일치한다는 것. 그럴 때야 우리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상대도 우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치유라는 것은 언제나 상호적으로 함께 일어난다.
자신이 원가족 때문에 불행해졌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가족은 그대로 평안하게 둔 채, 대신 남의 가족을 불행에 빠뜨리고는 그 모습을 보며 웃고 있는 이가 있다고 해보자. 이것이 카지노 가입 쿠폰의 표준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원한감정의 실체에 대한 니체의 지적처럼 원래 내로남불의 원형이다.
심리상담에서는 이 일이 자주 일어난다. 어떤 내담자들은 자기가 양육자에게 고통받았던 그 방식으로 상담자를 집요하게 괴롭히며 즐거워한다. 그때 그의 표정은 자기를 가학하던 양육자의 그 표정과 똑같을 것이다. 가학자를 수호하기 위해 오히려 현재 자기의 편에 서있는 상담자를 대신 망가뜨리고 망하게 하는 이 폭력의 일은 이렇게 생겨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망상의 기제가 작동한다. 첫 번째는,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만큼 자기에게서는 불행이 사라질 것이라는 주술적 믿음이다. 두 번째는, 이러한 가학적 내담자를 상담자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품게 함으로써 결국 상담자를 내담자 자신이 망상하는 이상적인 양육자의 모습으로 만들려고 하는 가스라이팅의 의도다.
그러나 자기의 불행 대신 남을 불행하게 만들면 세상에는 단지 두 배의 불행이 생길 뿐이며, 가스라이팅의 폭력으로 이룰 수 있는 이상적 현실도 없다. 아니 애초 이상(理想)을 강박적으로 추구하기에 이상(異常)이 생기는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탄생이다.
이 상황을 다루는 법은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망상과 그 결과인 내로남불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그 정직한 눈동자에 거울처럼 카지노 가입 쿠폰을 비추어 내로남불을 일치시키는 일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으로 인해 다른 가족을 전부 잃은 영화의 남주인공이 좌절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남아있던 할머니가 오랜 치매의 상태에서 번쩍 정신을 차리고는 그의 앞에 선다. 그리고 손자에게 귓방망이를 날린다. 정신차리라며. 그렇게 남주인공이 카지노 가입 쿠폰 대신에 불행해져서 좌절해있는 바로 그 상태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원하는 바라고.
이 영화의 진주인공인 할머니는 살아있는 인간이 카지노 가입 쿠폰 따위의 의도대로 농락당할 수 없다며 역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여기까지가 절반의 러닝타임이 지나간 시점, 그리고 영화의 진짜이야기는 시작된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집청소도 깨끗하게 하고, 밖에 나가 땀을 흘리며, 야한 얘기도 많이 하고, 몸을 충실히 쓴 만족감에 편히 잠들면, 반드시 카지노 가입 쿠폰을 이길 수 있다며 할머니는 손자가 이제부터 살아갈 방식을 새롭게 안내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복수할 수 있는 인간의 유일한 무기, 그것은 생명력이다. 잘 먹고, 잘 자며, 생명을 진하게 해라. 그 생명력으로 압도한다. 웃어라. 네가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함으로써 저 생명없는 하찮은 것이 웃게 만들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도 네가 그 진한 생기로 웃어라."
이것은원한감정을끊고원통함을푸는진짜방식이다. 실존주의의향기가나는것은이상하지않다. 오시키리렌스케의작품들에는원래그향기가가득배어있다. 허약한망상에의의존에서벗어나이몸으로직접활기차게삶의사실을살아가는니체식의건강함의가치가늘예찬된다. 이작품에서도그렇지만그의다른작품인『땅거미특공대』에서는아예노골적으로퇴마가물리다. 카지노 가입 쿠폰같은사념체는건강하게살아있는이몸으로두들겨패서물리치는것. 이것은직유이면서도동시에은유다.
그리고 이제 여기에 『미스미소우』 같은 치유적 광기가 조금 가미되면 어떨까. 그러면 이 영화의 절정부다.
할머니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원가족을 납치해온다. 그리고는 각종 도구들로 카지노 가입 쿠폰이 했던 것과 똑같이 고문을 가한다. 그렇게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남의 가족을 대신 몰살시키고 있던 카지노 가입 쿠폰의 내로남불을 직격한다. 그 비겁함이 노출되는 만큼이나 카지노 가입 쿠폰의 실체는 하찮아진다. 자기 부모에게 기대한 만큼 자기는 받지 못했다고 온세상을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던 그 유아적인 행패의 성질이 그대로 노출된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원작과 다른 설정을 덧붙인다. 실은 카지노 가입 쿠폰도 과거에 아주 큰 트라우마가 있었어, 라며 슬그머니 구태의 관습을 반복하려는 의도를 내비친다. 일종의 절대악을 설정함으로써 카지노 가입 쿠폰의 순결한 피해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며 세탁을 시도하는 것이다.
"우리 다들 이렇게 불쌍하고 약한 이들이잖아요. 나쁜 게 아니에요. 약해서 그랬던 거예요. 약한 것은 실은 착한 거예요. 나쁜 것은 강한 절대악이죠. 절대악에게 당한 그 착한 내면아이가 울고 있는 게 참 안쓰럽네요."라는 식의 이 전형적인 기만책은 거의 원작모독급이다. 원작에서는 오히려 남주인공이 이처럼 외친다.
"웃기지 마. 남의 행복을 시기하고 질투해서 전부 죽여놓고는 자기는 그냥 불쌍한 아이처럼 쫄아들어서 사라지겠다고?"
그 말에 호응하듯, 카지노 가입 쿠폰 뒤로 남주인공의 가족들이 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목덜미를 쥐어채고는 무엇인가를 벼르는 엄격한 표정으로 함께 퇴장한다. 내로남불의 먹튀는 이 우주에서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명하게도 함축한다.
자신이 정말로 무슨 일 속에 있었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것만이 치유다. 그래서 치유는 언제나 상호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이루어진 일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채 혼자만 어디 여여한 품으로 도망칠 수 있는 그런 치유는 없다. 가상의 절대악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성립되기를 꿈꿀 수 있는 그런 치유도 없다. 그것은 기만이다. 사기와 조작, 위선, 가식, 편법, 반칙 등의 이름으로도 달리 불리곤 하는 이 시대의 지배적인 사회문화적 코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의 화두로 공정성을 꿈꾸게 되지 않았던가. 자꾸 위에서 친절하고 자비로운 태도로 시혜해주려는 시대의 큰어른 놀이를 그만 하고, 또 밑에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며 친절과 자비를 구걸하는 약자 코스프레를 그만 하고, 정당하게 눈높이가 맞추어지기만을. 곧, 살아있는 이 몸의 높이가 가장 귀한 것으로서 상호적으로 일치하기만을.
내로남불로 분리된 몸의 위상을 일치시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꿈꾸던 복수였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잘 먹고, 잘 자며, 생명을 진하게 한다. 스스로 귀함을 드러내는 그 진한 웃음을 펼친다. 살아있는 인간이라는 것이 어떤 정도의 것인지를 이 몸으로 여실없이 증거해낸다.
이것이 우리가 준비한 귓방망이. 자기를 귀하게 보이려는 이상(理想)을 추구한 끝에 남을 하찮게 만들어서 자신이 귀해지려고 하는 몹시도 이상(異常)했던 일들에 대해 공정성을 회복하고자 하던 그 몸짓. 내로남불의 카지노 가입 쿠폰을 대신해 하찮은 위상으로 추락했던 이 몸의 귀함과 이제는 다시 일치하려는 방식이다. 바로 우리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식이다. 아니, 이 세계에서 치유라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 그 모든 방식이다. 오랜 카지노 가입 쿠폰조차도.
하찮은 것과 동일시된 착각에서 벗어나 귀한 것과 일치하는 그 회복의 운동이 언제나 치유라고 할 때, 살아있는 이 몸은 본을 보인 것이다. 무시하지 않고 정면에서 진지하게 마주보며, '자기 자신'을 하찮은 것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귓방망이를 날린 것이다. 스스로 귀한 자의 그 처신법은 그 자신과 상대를 동시적으로 향하고 있던 것. 귀 깊숙한 곳에 분명하게 안착되던 그 타격음이 상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