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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봄 Mar 31. 2025

더 큰 슬픔에 빠카지노 게임 추천 않도록 부축해 준 힘

글이 주는 위로

여덟 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자리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쓰러졌다.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하고, 수업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입학식에서.


그날 대학병원에 입원한 카지노 게임 추천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작은언니의 아들인 카지노 게임 추천

카지노 게임 추천들 중에 외모도 개그 욕심도 으뜸인 아이였다.

인기 보이그룹의 춤을 곧잘 따라 추고 개그맨의 유행어는 모조리 섭렵하고 있어 같이 있으면 웃을 일이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놀이동산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두 달 전에 롯데월드에도 다녀왔다. 꽤 난이도 높은 놀이기구도 거뜬히 타던 씩씩한 아이였다.


그래서 더 믿기지가 않았다.

그렇게 건강하고 해맑은 아이에게 암 진단이 내려지다니… 병원에 입원해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카지노 게임 추천는 격리 병동으로 옮겨졌다.면역력에 취약한 소아암 환자들이 그렇듯이.


아들 앞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고 있는 작은언니를 보고서야 이 끔찍한 일이 현실임을 알게 됐다.덩치가 큰 작은 형부의 어깨가 한없이 작게 움츠러드는 걸 보고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했다. 형부는 병실에 들어가지조차 못했다. 그 큰 덩치가 우는 걸 보는 게 낯설었다.

무엇으로도 달래 카지노 게임 추천 않을 그 마음을 난 그저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볼 뿐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엔 카지노 게임 추천와 같은 병을 앓는 아이들이 꽤 많았고 그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병원 근처 합숙소에서 지냈다. 누구도 만날 수 없고 밖으로도 나갈 수 없는 격리 숙소에.

하루아침에 가족과 친구, 학교 등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처음엔 울었고 며칠 뒤엔 슬퍼하는 엄마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한 달이 지나자 다시 예전처럼 밝게 웃었다고 했다.


“웃어서 다행이다. 원래 밝고 쾌활한 아이였으니 잘 견뎌낼 거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와 언니를 위해 매일 기도하겠다.”

나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투병을 시작한 해에 4년을 만난 남자와 파혼까지 한 나는 가족 모두 어둠 속에 있는 와중에 산티아고 가는 길로 도망갔다.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카지노 게임 추천와 언니를 보기 위해 합숙소에 갔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면회가 되지 않아 창문을 사이에 두고 멀찌감치서 인사만 했다. 언니에게는 병원비에 보태라며 돈봉투만 건네주고 얼른 돌아왔다. 돌아서 걸어가는 내내 언니는 나를 눈으로 배웅했다. 그 시선을 느끼면서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은 지 일주일째 되는 날,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 연결이 되자마자 눈물이 나서 말문이 막혔다. 내가 한참을 말을 못 하고 있자 언니는 가만히 듣고만 있더니 “괜찮아? 어디 아픈 거 아니지?” 라며 동생을 달랬다.

누구보다 고통 속에 있는 언니가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한마디도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자식이 아파 억장이 무너져 있는 언니가 겨우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해 떠난 동생을 위로하는 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그 해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가 완치 판정을 받은 10년 후까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글을 썼다.

질보다는 양으로, 누가 먼저 쓰러지나 내기하듯이 마구마구 썼다. 맘껏 웃는 것도 더 이상 소리 내어 우는 것도 하지 못하는 소강상태의 쓰린 마음을 글을 쓰며 달랬다.


가족극을 썼는데도 사랑이 부족한 게 티 났던 것처럼, 아마 당시에 쓴 글들은 메마르고 퍽퍽한, 물 없이는 넘길 수조차 없는 고구마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조차도 하지 않았다면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카지노 게임 추천의 큰 병과 기다려도 오지 않을 남자로 인한 실연의 상처를 이겨낼 방법이 있었을까 싶다.


얼마 전 이사를 하며 그때 쓴 글들을 정리했는데 프린트해 놓은 것만 5박스가 넘었다. 언제 썼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글들도 꽤 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다른 무엇도 아닌 글쓰기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토닥여줬던 것이다. 그땐 글을 쓰는 일이 내가 쓰러지려 할 때마다 일으켜주고 있다는 걸 몰랐다.


버려야 마땅한 글이 더 많았지만 일단 박스에 잘 담아 두었다. 아직도 꺼내면 아프고 울컥한 상처들을 언젠가 미련 없이 태워버릴 수 있길 바라며.


아들이 투병을 하는 동안 수천 번 가슴을 쓸어내리고 마르도록 눈물을 흘렸을 언니에 비하면 내가 견뎌내야 할 고통은 감히 비교할 바가 아니겠지만,


각자 짊어진 걸
끌고 갈 힘의 종류가 다르다면
내게는 그 힘의 원동력이 글쓰기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야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게 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교를 졸업해 지금은 스물한 살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건강해진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카지노 게임 추천는 자기를 위해 기도해 주고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을 잊지 않을 거라며 더 열심히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어떤 삶을 살든 지금만큼만 건강하길,

나를 위로해 주고 더 큰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부축해 주었지만, 다시는 그런 일로 가슴 졸이며 글을 쓰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사진은 3년 전,

다시 봄을 맞이한 고3 카지노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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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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