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인류》
백승만 교수의 《분자 조각가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다. 《분자 조각가들》은 분자를 변형시키며 신약을 만들어 나가는 현대 화학자들의 분투(?)를 다루었다. 말하자면 전반적인 신약 화학에 관한 이야기였다. 《스테로이드 인류》는 범위를 좁혔다. 제목 그대로 스테로이드(steroid)라고 불리는 물질들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스테롤(sterol)과 닮은 물질이라는 뜻의 스테로이드(이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화학 구조적으로는 사이클로헥실 고리 3개에 사이클로펜틸 고리가 1개 분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을 말한다)는 교양 과학책 한 권을 충분히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고도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이 책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사실은 이보다 더 많은 종류의 스테로이드가 있고, 스테로이드에 얽힌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좀 추린 것이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친숙하고, 많이 쓰이고, 많은 논란이 있는 물질이다.
남성 호르몬이라고 하는 테스토스테론,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라 통칭하는 에스트론,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을 비롯해서(이런 남성, 여성 호르몬을 통틀어서 안드로겐이라고 한다),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비타민 D와 같이 활성화되면 스테로이드가 되는 물질 등이 스테로이드에 속하는데, 화학자들은 이 물질들을 다양하게 변환시키면서 정말 다양한 생리활성을 지니는 스테로이드를 만들어왔다.
백승만 교수에게 듣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연대기는 정말 흥미롭다. 황소의 고환을 잘라 내거나, 경찰관이나 임신한 여성의 소변을 받아내서 효과가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추출해내는 일들, 만들어놓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프로게스테론)를 수 톤 구입해가겠다는 제약회사에 좋다고 팔았다가 남 좋은 일만 한 일, 기적의 약이라고 환호하며 1년 반 만에 노벨상을 주었지만 부작용 때문에 제한적인 쓰임새로 전락한 코르티솔에 관한 이야기 등등.
스테로이드에 관한 환호와 성공, 좌절에 관한 이야기가 뼈대를 이루고 있지만, 욕망과 탐욕으로 스테로이드가 잘못 쓰이는 얘기도 적지 않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같은 근육을 만들어 성공하겠다고 극단적인 약물을 선택한 ‘터미네이트 키드’ 안드레아스 뮌저의 이야기나 부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하고자 했던 여러 스포츠 스타(배리 본즈와 같은)의 이야기들은 스테로이드가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또 얼마나 (육체적인 면은 물론 정신적인 면, 사회 정의의 면 모두) 우리를 파괴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어머니가 되지 않을 권리’를 내세우면서 피임약을 개발하고자 했던 여성운동가 매코믹과 핑커스와 손을 잡고 최초의 피임약 에노비드를 개발해낸 핑커스, 존 록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그들의 투쟁이나 거기까지 이르게 된 길고 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역사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콤스톡법, 교황청의 반응 등이 이 이야기에 흥미로움을 더한다(이야기에 흥미로움을 더한다는 얘기지, 그 과정에서의 곤혹스러움을 넘어선 지난한 어려움을 무시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백승만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악마의 재능’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정말 놀라운 효과를 보일 수도 있지만 부작용이 적지 않고, 잘못 썼을 때는 효능보다 부작용이 더 우세하면서 다루기 힘든 물질이 스테로이드라는 얘기다. 그러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길들이기기 위한 노력을 과학자들이 하고 있다. 계속해서 화학 구조를 변형시키며 유사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것들의 효능을 실험하고 있으며, 작용 기전을 밝혀내려고 하고 있다. 거기에는 숱한 실패의 흔적이 가득하다. 그 가운데 한두 개의 ‘약’을 찾아내기 위해 그런 실패의 무덤, 산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희박한 성공의 대가는 인류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돌아올 것을(또한 많은 부를 가져올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많은 과학자가 그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