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세계 1위의 비밀- 린훙원』을 읽고
"한국은 앞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야 한다." 어릴 적부터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하지만 늘 느꼈다. 한국은 fast follower에서 first mover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내가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니 더 답답했다. 그러던 중, 『카지노 게임 세계 1위의 비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카지노 게임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철학으로 세계 1위에 올랐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TSMC는 1987년, 대만 정부의 산업 진흥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했다. 놀라웠던 건, 정부가 출자만 하고 기업 운영에 깊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필립스에 지분을 넘긴 것도 그렇고, 초창기에 정부와 대립한 기록이 없다는 건, 상당한 자율성이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카지노 게임는 창업자인 모리스 창이 미국 Texas Instrument 에서 20년 일한 이력이 반영된 듯, 미국식 능력주의를 따랐다. 예컨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단기 성과에 집중하려는 후계자 리다저우를 해임하고 직접 복귀해 장기 투자를 단행한다. 그 결정은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진다. 다음 후계자 2명을 공동 CEO로 임명하면서는 미국식 삼권분립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역할과 책임을 분리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대만인들의 근면성이다. 새벽에 공장 문제가 생기면 즉시 출근하고, 철야도 불사한다. 책에서 저자는 묻는다.
리쇼어링한다고 제조업이 부흥할까? 의문이 든다.
카지노 게임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다 하는 IDM(인텔, 삼성)과 달리, 고객 중심 파운드리 모델을 택했다. 그 표어는 이렇다.
지진 피해 당시, 구호 물자보다 도로 복구가 급하다는 사실을 알자 즉시 복구 공사에 참여한다. 그 표어가 단순 슬로건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패키징 기술 혁신도 그렇다. 퀄컴이 단가를 1mm²당 1센트로 맞춰달라고 하자,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요청이라 느꼈지만 결국 맞춰준다. 단가를 7센트에서 1센트로 낮춘 것이다.
TSMC는 교대근무로 R&D를 24시간 가동했다. 그리고 팀 간 사일로를 허용하지 않았다. 철저한 지식 공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실패는 공유되고, 노하우는 조직 전체에 쌓인다. 이건 단순한 기업 문화가 아니다.
한국 기업엔 아직 사일로 문화가 만연하다. "공유? 그냥 하면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게 가장 어렵다.
미국, 중국, 일본은 자본력이 다르다. 그들의 모델을 못 따라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대만의 카지노 게임는 다르다. 자본보다는 철학, 운영 방식, 태도가 핵심이다.
그래서 더 불편하다. 이건 환경 탓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역량 부족을 직면해야 하는 문제다.
나는 종종 생각했다.
요즘 한국 산업은 ‘샌드위치’에 비유된다. 위엔 미국과 일본, 아래엔 중국. 그 사이에서 납작해진 한국.
이 위기를 해쳐나갈 기업과 리더는 어디에 있을까?
『세계 1위의 비밀』은 단순히 카지노 게임를 칭찬하는 책이 아니다.
그들이 쌓아온 철학과 조직 문화, 그리고 리더십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