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을 뗐으니 어쨌든 해피엔딩이라 하자.
괴롭거나 힘든 일에서 벗어나느라고 진땀을 빼거나 그것에 거의 질려 버릴 때 “학을 뗀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 학의 근원이 학질이며 학질이 곧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것을 카지노 게임 추천에 걸려보고 난 뒤에야 알았다.
NGO에서 기자로 일했던 당시 아프리카 대륙의 수많은 나라를 다녔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는커녕 감기나 소화불량 설사 복통 한번 걸려본 적이 없었다.
가끔 카지노 게임 추천에 걸린 현지인을 만나기는 했지만 며칠 뒤 멀쩡하게 나은 것을 보다 보니까 한국의 감기. 몸살 정도로 생각했었다.
오히려 나는 아프리카 체질이었는지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비실비실한 상태로 아프리카에 갔다가 더 건강해져서 돌아왔다.
그래서 당시 나는 오지전문 작가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던 몇 년 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단기 선교를 다녀온 후배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걸린 뒤 죽다 살아난 적이 있었다. 잠복기간을 거쳐 한국에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다.
처음에는 감기 몸살 증세로 병원에 갔는데 한국에서 말라리라 환자가 없다 보니 병원에서는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결국에는 보름 만에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죽을 것 같은 증상 때문에 마음고생 몸고생을 하면서 죽다 살아났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뼈저리게 경험했다는 그녀는 ‘너무 아파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다’고 했었다.
그렇게 겨우 죽음의 고비를 넘긴 그녀는 '언니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나의 인생을 바꾸었어' 하더니 집 팔고 땅 팔고 냉장고 팔아 빚 갚고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의 재산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더니 선교단체에 들어가 선교사로 헌신했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 추천로 죽다 살아난 후배를 봤으면서도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서 좀 심한 감기. 몸살 정도로만 생각했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걸려보기 전까지 말이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 역시 그녀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를 선사한 시에라리온에서 일 년을 살게 되었다.
코로나로 해외출국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운 좋게 한국을 떠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유행이었는데 내가 살았던 마을은 청정지역이었다.
코로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아프리카 시골마을에서 아이들에게 기타와 인형극을 가르치면서 지냈다.
문제는 코로나가 아닌 카지노 게임 추천였다.
그 마을은 유독 카지노 게임 추천가 극성이었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추천를 검사하는 진단키트가 필수품이었다.
아프다며 나를 찾아온 사람 열에 아홉은 자신이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해서 에이~ 설마 해서 검사를 해보면 진짜 전부다 카지노 게임 추천였다.
감사하게 카지노 게임 추천의 면역력이 있는 건지 그들은 초기에 증상이 발견되고 약을 먹으면 며칠 뒤 언제 아팠냐는 듯 나았기에 나는 여전히 감기 몸살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장티푸스와 함께 왔으니 증상이 심각했었다.
40도가 넘는 고열이 며칠째 계속되었고 고열에 정신을 잃기도 했었다.
말 그대로 죽다 살아났다.
학을 떼었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했다.
그제야 나는 말라리가 흔하다며 아파하는 그들의 고통에 깊이공감하지 못하고 대수롭게 여겼던나의 교만과 무지를 회개하면서 그들에게 긍휼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때 학을 뗀 경험 때문에 탄자니아에 살면서 제일 조심하는 것이 카지노 게임 추천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예방약도 없고 예방주사도 없고 걸리면 걸려야 되는 병이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카지노 게임 추천 환자가 시에라리온보다 없었고 선교사님도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말라리라에 걸려본 적이 없다고 해서 조금 마음을 놓았는데.
방심은 금물이었다.
며칠 전부터 온몸에 카지노 게임 추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카지노 게임 추천인지 감기 몸살기운인지 알 수 없는 증상이었지만 시에라리온에서의 악몽을 떠올리며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진단을 내려버렸다.
그런데 주변에 카지노 게임 추천 진단 키트가 없었다. 동네 약국에도 팔지 않았다.
세상에 카지노 게임 추천 진단 키트가 없는 아프리카라니.
이미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확신한 나는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서 차를 1시간이 넘게 타고 인도인이 운영하는 모시에서 제일 좋다는 병원으로 갔다.
우선은 번듯한 외관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
한국 병원과 비할바는 못되지만 아프리카에 이 정도 병원이면 훌륭해 보였다.
문제는 외관만 그럴싸할 뿐 실습을 나온 학생들만 있고 의사들이 보이지 않았고 환자들도 없었다.
한국같아서면 바글바글 했을 만도 한데 뭔가 휑하다. 폐업을 했나? 싶었다.
알고 보니 진료비가 너무 비싸서 현지인은 오지 않고 나 같은 외국인이 주로 찾는다고.
환자가 없으니 의사가 없는 건 당연지사인가?
하지만 내가 병원운영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얼른 카지노 게임 추천로 진단받아서 병원의 처방을 받고 싶었다.
나를 진료한 의사는 인도인 의사였는데, 병원장인 인도인의 아들인가? 겨우 스물이 넘었을까? 과연 의사인가 싶을 정도로 앳된 얼굴이었다.
당연히 열나고 아프고 온몸이 두드려 맞은 것 같다는 환자의 체온을 재고 주사를 놓거나 약을 처방하고 원인과 치료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의사는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니라며 몸무게와 키를 재라고 하는 것이었다.
어? 검사도 안 해보고 당신이 어떻게 알아?
그런데 뜬금없이 몸무게와 키를?
피를 뽑아서 검사를 해보라고. 설마 이 병원에 카지노 게임 추천 진단 키트가 없는 건 아니겠지?
설마 병원에 있는 거라곤 체중계와 키 재는 도구뿐이라서 그런 건 아니겠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어쩌면 나는 변변한 치료 한 번 못 받아보고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하겠구나 싶었다.
적어도 열난다는 환자에게 체온 정도는 재봐야 하지 않아? 아니면 청진기라도.
보니 그의 목에는 청진기도 걸려있지 않았다.
나를 데리고 온 간호사 역시 신뢰가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운은 둘째 치더라도 의료인임을 상징하는 어떤 것도 없었다.
혹시 병원을 청소하는 아줌마인가? 의심이 마저 들었는데 너무 아프고 힘이 없어서 뭐라고 따질 겨를도 없었다.
그녀는 나를 주사실로 데리고 가더니 기다리라고 하면서 노란색 링거를 갖고 왔다.
그런데 링거가 걸려있는 주사걸이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아슬하고 어설퍼 보였다.
저게 링거가 맞을까? 누군가의 오줌은 아닐까? 의심도 들었다.
(혹시나 싶어서 그 와중에 겨우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역시 아슬하고 어설퍼 보인다)
이게 뭐냐고 했더니 해열제와 영양제라고 하는데 과연 맞아야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기 전에 그녀는 나를 눕히더니 혈관을 찾는데 혈관을 못 찾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을 찌르려는 순간, 나는 의사를 불러달라고 애원했다.
결국에는 의사를 불러왔는데 의사도 나의 혈관을 찾지 못하고 이러다가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니고 이병원에서 혈관을 찾다가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을 떼러 왔는데 더 심한 학이 찾아온 불안감이랄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나는 젖 먹던 힘까지 내어서 내 안의 온몸의 힘을 쥐어짜 듯해서 겨우 그들을 밀쳐내고 일어나려고 했는데 그 찰나 의사가 혈관을 찾아냈다!!
나라를 찾은 것 마냥 기뻐하는 그를 보니 혈관 찾은 김에 주사 맞자 싶었다.
주사를 맞는데 뭐가 문제인지 링거가 내 몸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중간에 세는 것이었다.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밖으로 떨어지는 주사가 더 많아서 몇 번이나 조치를 취해주기를 원했지만 간호사는 함나시다(문제없다) 라면서 뚝뚝 떨어지는 주사방울을 멀그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
함나시다라고? 이게 함나시나라고? 당신 눈에는 바닥으로 떨어지는 주사방울이 안 보이냐고? 따져 묻고 싶었는데 이미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진 나는 영어도 스와힐리어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주사줄을 바꿔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면 다시 좀 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상상하니 그냥 대충 맞고 가자 싶었다. 혈관을 찾고. 쑤시고.... 생각만으로 그냥 나는 지쳐버렸다.
정말 학을 뗀다는 말이 무엇인지.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니더라도 속이 터져서 학이 떼질 정도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 화병까지 얹은 기분으로 20분 만에 주사를 맞고 (밖으로 흘러내린 게 많았으니 20분 만에 링거를 맞을 수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그런데 거짓말 같게도 열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몸이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몸이 개운해진 것이 정말 학이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의사의 말대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니었으며 간호사의 말대로 그 주사는 해열제와 영양제가 맞았고 비록 주사를 바닥에 양보한 바람에 적은 양을 맞았지만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결국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아닌 몸살이 난 것이었다.
이럴 때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해야 되는 것인가?
몸이 좀 괜찮아지니 그동안의 모든 상황들이 한 편의 시트콤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결국 학은 떨어졌고 웃픈 과정들이었지만 해피엔딩이라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