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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Feb 15. 2025

밸런타인데이에 카지노 게임과 저녁식사를

2025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이다.


여동생, 딸과 2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으로 여행을 갔던 나는

카지노 게임에게 어떤 선물이 받고 싶냐고 물었다.


카지노 게임은

"초콜릿"

이라고 답했다.


'초콜릿?'

생각해 보니 곧 밸런타인데이다.

'아. 그래서 초콜릿 받고 싶은가 보네'


자기는 해외여행 안 데려간다고 삐친 카지노 게임이니 선물도 안 사가면 큰일 날 듯하다.

숙소 근처 마트에서 디자인도 괜찮고 들어 있는 초콜릿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으로 구입했다.


반차를 내고 인천공항으로 우리를 데리러 나온 카지노 게임은 문뜩 나에게 물었다.

"초콜릿 사 왔어?"

"당연하지."

카지노 게임은 씩 웃었다.


인천공항에서 식사를 하며 내일이 연차라 출근 안 한다고 하니 카지노 게임이

"그럼 친정 가지 그랬어. 난 내일 출근하는지 알았네."

"그래?"


옆에 있는 여동생에게

"친정 간다고 말할걸 그랬나? 여행 다녀와서 친정까지 간다고 하면 화낼까 봐 말 못 했는데"

라고 하니 여동생이 말한다.

"그냥 집으로 가. 내일 밸런타인데이잖아. 말이 그렇지 서운할 거야."


처음부터 친정 갈 계획이면 몰라도, 캐리어에 유모차에 5살 아이까지 데리고 가기에는 나도 너무 힘들다. 자가용이라도 있으면 몰라도.

"아니야. 집으로 갈게"


그리고 다음날. 밸런타인데이다.

카지노 게임 퇴근시간이 되어 카지노 게임에게 카톡을 보냈다.

"오늘 밸런타인데인데 외식할까? 먹고 싶은 거 없어?"

카지노 게임은 카톡을 못 본듯하다.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오늘 밸런타인데인데 외식할까?"

"외식? 좋지. 어디 가면 좋을지 알아볼게."

"응. 마트에 있을게."


카지노 게임이 도착했다. 카지노 게임은 사람이 없을 만한 곳이 저쪽 같다며 나와 아이를 데리고 어느 곳인지 향했다. 딱히 식당은 정한 거 같지 않은데 자꾸 중국집을 가리키는 것 보니 중식이 먹고 싶은 듯하다.


한참을 걷자 어느 중식당이 나타났다.

"저기 어때?"

카지노 게임이 말했다. 사실 밸런타인데이와 중국집은 딱히 어울리지 않고 나도 사실 먹고 싶진 않았지만(난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다.) 카지노 게임이 원하는 곳이니

"응. 좋아. 식당 괜찮네"라고 했다.


들어가니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인가 보다. 2개 층을 사용하고 있고 꽤 잘되는 듯했다.

우린 짜장면, 짬뽕, 탕수육 작은 것을 시켰다.

짬뽕은 국물도 맛있고, 짜장은 고소하며, 탕수육은 바삭하며 달달했다.

"여기 맛집이네. 하나하나 다 맛있다."


식사가 끝나고 카지노 게임이 씩 웃으며 말했다.

"계산은 당신이 하는 거지? 오늘 밸런타인데이잖아."


사실 나도 계산하고 싶은데 해외여행에서 돈을 너무 많이 썼다.


"내가 계산하라고? 나 초콜릿 사 왔잖아. 여행에서 돈을 너무 많이 썼어"


어쨌든 밸런타인데이 챙겨준 게 기분이 좋은지 카지노 게임은 영수증을 챙겨 계산하러 갔다.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네. 그냥 집에서 밥에 김치 먹었음 큰일 날 뻔했구먼'


난 마음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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