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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송이 Feb 25.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탐험기

가늘고 긴 은빛 막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고

빛이 있는 쪽으로 몸을 트는 거야

입구부터 조심조심

말랑말랑한 벽을 타고

가루를 모아어둠을 뚫자

황금빛 귀지를캐자


<오린이의 디카시


엄마 무릎에 누워 귀지를 파내던 시간은 가장 평화롭던 시간이었다. 사춘기가 지났어도 가끔엄마 무릎에 누웠다.고개를 조금더 옆으로, 빛이 있는 쪽으로 몸을 좀 틀어봐 그래그래 좋아, 가만있어.


국자 미니어처혹은 밥주걱 미니어처 같기도 한 가늘고 긴 귀이개를 내 귓속에 넣었다. 내 몸속에 낯선 금속이 들어오는 그 순간은 살짝 무서웠다. 적의 침입 같기도 했으니까. 엄마는 귀 입구에 있는 가루 귀지부터 제거했다.귀이개로 카지노 가입 쿠폰 입구를 살살살 긁어줄 때면, 모든 촉감이 귀로 쏠렸다. 너무 간지러워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움직이면 절대 안 된다는엄마의 엄포에 입 꾹 막.


가끔 나는 내 카지노 가입 쿠폰이 궁금했다. 내 카지노 가입 쿠폰은 어떻게 생겼을까? 좁을까 넓을까? 콩알만큼 넓을까? 팥알만큼 좁을까? 아무리 궁금해도절대 콩을 귀에 넣지는 않았다. 어릴 때 콧구멍 크기가 궁금했던 나는 완두콩 한 알을 콧속에 넣은적이 있었다. 손을 넣고 꺼내려고 는데, 콧구멍에 손가락을 넣으면 넣을수록 콩은 더 깊이 들어갔다.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에게 갔다. 콧 속에서 콩은 점점 불어났다.엄마까지 눈물 콧물 다 흘리고, 병원에가서야 겨우 뺄 수 있었다.그 이후로는어디에도콩을 넣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엄마, 내 귓구멍이 좁아? 넓어"

"니 귓구멍은 너무 좁아서, 잘 안 보여"

아, 내 카지노 가입 쿠폰은 좁구나. 엄마가 말해주는 대로 내 좁은 귓구멍을 상상했다. 누군가의 말을 엉뚱하게 이해할 때마다 나는 좁은 귓구멍 탓만 했다.


엄마에게 귀를 맡기던 어린이가 자라 딸의 귀를 파주는 오린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반전이 있나.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더니 귀지도 마찬가지였다. 엄마가 내 귀지를 파 줄 때보다 내가 딸의 귀지를 파줄 때가 더 행복했다. 나를 믿고 귀를 맡기는 온전한 믿음이 좋았다. 좁고 어두운 귓구멍 탐사가 시작되면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가처럼 생각하고 의사처럼 판단한다. 제거할까? 놔둘까? 깊을까? 괜찮을까? 그리고 과감하게 깊숙하게 자리 잡은 귀지 한 덩이를 완벽하게 채굴할 때면 그날의 귓구멍 카지노 가입 쿠폰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므로 귀지는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물론, 나에게도 상식이라는 게 있다. 귀지는 너무 자주 파도 좋지 않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귀지의 순기능도 안다. 귓속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도 막고 세균의 침입도 막는다 하니, 귀지가 아주 없는 것도 좋지 않다. 귀지를 파낼 때 너무 세게 파도 안 된다. 귀 속에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도 않고 염증도 생기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귀지를 파는 순간이 너무도 행복하다. 엄마는 네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귓구멍까지도 볼 수 있는 사람이야. 네가 귓구멍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너의 귀지까지도 황금처럼 여기는 사람. 그러니 엄마 말을 잘 듣는 착한 딸이 되렴. 딸의 귀지를 파는 순간, 나는 딸에게 자꾸 그런 것들을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


오린이는 한 달에 한번 딸들의 카지노 가입 쿠폰을 탐험한다.

준비물은 은빛 막대기 하나, 쌍라이트 다초점 렌즈는 기본 옵션

아직은 쓸만한 무릎에 다 큰 딸을 눕히고,

한 손은 말랑말랑한 귓불을 잡고

한 손은 은빛 막대기를 꼭 쥐고서

구불구불 귓바퀴를 지나 나를 닮아 깊고 좁은 카지노 가입 쿠폰

외로운 섬 이름 같은 외이도 속으로 조금씩 전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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