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기 싫지만 해야 한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 오전 9시부터오후1시까지 계속 집을 치우고 치우고 또 치우다가 답답해서 박차고 점심 먹으려고 뛰쳐나왔다.
주부지만 살림은 진짜 안 맞다. 청소하는 내내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안 할 수도 없고 내가 안 하면 할 사람도 없고 그저 묵묵히 하다 보니 배가 고팠다. 집에서 또 해 먹으려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라면도 끓이기 싫었다. 그래서 나왔더니..
바깥세상은 이렇게 따뜻하고 화창한 봄이다.
'아, 살림지옥에서 빠져나와 봄 천국으로 왔구나!'
따뜻한 햇살이 카지노 가입 쿠폰 달래준다. 어서 오라고.
2013년 결혼 후 우리 집은 세상에서 제일 편안함을 주는 고마운 곳이면서도 살림노동의 고통을 주는 곳이다.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곳이 맞나? 잠시 헷갈린다. 작가나 창작자들이 호텔이나 레지던스에 장기간 머무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살림지옥에서 빠져나가야 창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어쩌면 내 살림 역량이 한참 부족한 걸지도. 그냥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투덜대고 싶었다.
그럼에도 가족을 위해 완벽하진 않지만 정리와 청소를 해야 한다고, 잘하진 않지만 살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 자신을 토닥토닥해 준다. 적어도 쓰레기집으로 두는 정신 나간 엄마가 아닌 게 어디냐며 나를 달래 본다. 이러는 와중에 아이가 하교를 했다.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