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와 나무대문
카지노 게임는 오래된 상가주택에서 혼자 지내신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상가에 공실이 생기고 월세 수입도 줄었다며 걱정을 하신다. 매달 용돈 좀 드릴까요 하니괜찮다고 하신다.
본가의 대문은 오래된 나무대문이다. 아래쪽이 삭아 나무조각들이 갈라지고 페인트도 벗겨져있다. 카지노 게임는 “덧대면 좀 나을까?” 라며 말씀하셨었다.
주말에 본가에 다녀오던 길, 대문을 보니 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카지노 게임께 동네가구점에서 대문을 아예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카지노 게임에게 전화가 왔다. 말 꺼낸 지 30분도 안 돼 벌써 가구점에 다녀오신 거다. 방부목으로 교체하는 데 20만 원이라며 바꿔도 될지 물으셨다. 예상치 못하게 빨리 알아보셔서 놀라면서도 마음이 짠했다. “교체하세요, 제가 20만 원 보낼 드릴게요.” 그렇게 말하고 바로 송금해 드렸다. 좋아하시는 카지노 게임 목소리를 들으니 진즉에 신경 못 써드린 무심한 아들인 거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잠시 후 또 전화가 왔다. 가구점 사장님이 공장에 알아보니 자재값이 올라 30만 원이라며,“그 사람,거짓말할 사람 아니다. 10만 원은 엄마가 낼게.” “엄마, 제가 대문 바꿔드렸다고 생색내려면 제가 다 내야죠. 지금 10만 원 더 보내드릴게요.”, “그래, 고맙다”며 웃으시는 목소리에서 내심 기뻐하시는 마음이 느껴졌다.
다음 날, 카지노 게임가 새 대문 사진을 보내주셨다. 깔끔하고 튼튼해 보이는 문을 보니 진즉에해드릴 걸 싶었다. 나이 들어 가장이 되었어도 카지노 게임에게 나는 여전히 '부담 주면 안 되는 자식'이다.
오랜 시간 투병하시던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혼자 계신 카지노 게임가 걱정되었지만 카지노 게임는 중학교에 늦깎이로 입학하셨고, 올해 고등학생이 되셨다. 한문 4급 자격증도 취득하며 배움을 즐기고, 친구분들과 학교생활도 즐겁게 하시는 모습이 고맙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대문을 달아 드리고 나서 카지노 게임께 매달 용돈을 드릴까 하다가 쓰지 않고 모으실 게 뻔하다. 그래서 오늘 체크카드를 하나 신청했다. 학교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사 드시고, 필요한 것도 사시라고. 아무래도 현금보다는 카드가 쓰는 맛이 좋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