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하고 인정하는 삶의 자세
쉼 없이 달려왔어도
종종 대며 걸어왔어도
쉬엄쉬엄 쉬며 왔어도
매 한 가지 이 시간에 와 있다.
쉼 없이 달려온 이의 고단함도
종종 대며 걸은 이의 조급함도
놀며 쉬던 게으른 이의 느긋함도
매 한 가지 이 순간에 모였다.
뉘라서 타인의 삶을 잘 살았다 칭찬할 것이며,
뉘라서 타인의 삶을 잘 못 살았다 비난할 것인가.
어차피 모두 이 시간에, 이 공간에 갇혀
서로의 단면만 보고 있을 뿐인데...
하늘에서 내려다 본들 모두 보일 것인가?
땅에서 올려다 본들 꿰뚫어 보일 것인가?
어차피 점점 낡고 시들해져 때가 되면
생이 사처럼 투명해지면 그때 비로소 보일 것을...
달리는 이여... 고단함을 한탄하지 말며
걸어가는 이여... 조급함을 부끄러워 말며
쉬던 이여... 게으름을 후회하지 말지니...
한탄해도 여기 이 자리...
부끄러워해도 여기 이 자리...
후회해도 여기 이 자리...
뉘라서... 이 시각을 버릴 것이며
뉘라서 이 자리를 엎을 것인가...
순간순간에 그저 자신의 깜냥대로만 최선을 다했다면 그뿐이지... 그것으로 우리는 잘해왔다 칭찬받아 마땅한 귀한 존재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