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ball & Frozen
2015/6/10
이 날의 일기는 없고 남아있는 건 사진뿐이다.
일기를 쓸 정신이 아닌 날이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만들어진 날이다.
Haines에 내렸다. Haines는 동화 속 마을처럼 작고 예쁜 동네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내려 유료 투어를 하는 게 아니면 산책, 등산 외에는 특별한 액티비티가 없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무료인 작은 카페가 하나 있어서 크루들은 그 카페에 죽치고 앉아서 배에서 못했던 인터넷을 맘껏 하곤 했다.
이 날은 내가 소속된 Entertainment 팀이야심 차게 피크닉을 준비했다.
역시, 배에서 원 없이 먹고 마시지만 땅에서먹고 마시면 더 즐거운 그들.
Entertainment 팀엔 싱어, 댄서들이 10명 이상 있는데 뮤지션들과는 다르게대문자 E들만 모아 놓은듯한, 일명 관종 집단이다.남자들은 대부분 게이여서 시끄러운 여자들 10명 이상 있는 느낌이랄까? 나랑은 결이 좀 다른 부류였지만 같은 팀이고 또래이다 보니 친하게 잘 지냈다.
피크닉을 한다길래 쫄래쫄래 쫓아갔더니 스낵이 잔뜩 차려져 있었다. 언제 어디서 그 많은 걸 구해왔는지 참 부지런하기도 하여라. ㅋㅋㅋㅋ
나는 대학 시절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가끔 맥주랑 와인을 마시긴 했지만 술 때문에 필름이 끊기거나 민폐를 부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일할 땐 비교적 자주 마셨어도 늘 정도껏 마셨다.
하지만 이 날, 나는 새 역사를 썼다.
피크닉 테이블엔 카지노 게임 추천가 많았다. 크루들이 배에서 맥주랑 와인은 마실 수 있어도 hard liquor는 마실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밖에서 술을 마실 때면 보드카, 카지노 게임 추천 같은걸 햄스터가 해바라기씨 볼때기에 저장하듯이 그들의 위장에 들이붓는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처음으로 한입 해보고는 으.. 이걸 왜 마시나 싶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Fireball 카지노 게임 추천는 시나몬맛이라며 권해주었다.
"오? 맛있네??"
시나몬으로 위장한 카지노 게임 추천를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바보게임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피크닉을 즐기다 보니 금세 배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고, 나는 내 인생 최대의 알코올 섭취로 헤롱헤롱 대고 있었다. 룸메인 애슐리와 함께 무사히 방으로 들어왔지만 내 정신은 들어오지 않았다.
잠깐만 누워있다가 공연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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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로로로리링
전화기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자마자 쎄한 느낌에 시계를 봤다.
6:30 pm
Ashley!!!!!!!!!!!!!! It's six thirty!!!!!
밴드 리더 James가 건 전화였다.
6시 30분 공연 일정인데 애슐리와 나 둘 다 술에 취해 잠들어버린 것.
일단 전화를 받아빨리 가겠다고 대충 둘러대고 허둥지둥 공연복으로 갈아입고 뛰쳐나갔다.
다행히 10분 이내로 도착했고 애슐리와 나는 I'm sorry를 수십 번 외치며 공연을 시작했다.
헤롱헤롱했지만 밴드곡 카지노 게임 추천하는 데엔 문제는 없었다. 평소엔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쉽게 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인데 이 순간만큼은 온 집중력을 끌어모아 손가락을 움직이다 보니 평소보다 카지노 게임 추천를 더 잘한 것 같기도 하다.
애슐리도 술 마신 티도 안 내고 끝까지 노래를 잘했다.
이 공연의 테마는 Fire & Ice 여서 말 그대로 불과 얼음에 관련된 곡들을 했는데 (하필 난 또 Fireball을 마셨네?) 겨울왕국의 Let it Go가 그중 하나였다.
그 곡은 공연의 하이라이트처럼 메인 싱어인 Laura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서 내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 보컬 피아노 듀엣 곡이었다.
아, 내가 술 때문에 Laura한테 민폐 끼치면 안 되는데, 정신 바짝 차려야지!
내가 대충 만들어놓은 Let it Go 악보를 꺼내서 카지노 게임 추천를 시작했다.
술을 안 마셨어도 긴장했을 듀오 곡인데 거의 만취 상태로 해야 한다니, 하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된 건가.
파도가 심했는지 하필 배도 유난히 흔들리고, 내 머리는 핑핑 돌고,서서 키보드를 쳐야 하고,역대급 난리통이었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Let it Go 전주를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하는 거야!!!"
원래 카지노 게임 추천를 시작하면 그때부턴 뭘 생각할 겨를이 없다.
Let it go~ Let it go~
~
~
Let the storm rage on!!!!!!! 당당당당 당당당!
"The cold never bothered me anyway"]
~박수~~~~~~
휴.. 실수 없이 무사히 끝냈다!
제정신이 아닌 채로 한 시간 공연을 무사히 끝냈고 밴드리더 James가 애슐리와 나를 불렀다.
ㅎㄷㄷㄷ 나 혼나는 건가 ㅠㅠ 취한 거 들킨 건가.. 혼날만하지..
그렇지만 맨 정신인 죨쥐아저씨보다 술 취한 내가 카지노 게임 추천 더 잘하는걸? 흥
James는 다음부터 늦지 말라며 조곤조곤 몇 마디 하고는 해산했다.
술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오? 술마신건 모르나? 그냥 늦어서 한마디 한 건가?
드러머랑 베이시스트 Will, Diego에게 나 쑤퍼 드렁크였는데 티 났지?! 물었더니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래서 늦었던 거냐며 술에 취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내 정신줄 칭찬해..!
하지만 다시는 이런 리스크 테이킹은 하지 않을 테야!!
공연 후에 나는 저녁식사고 뭐고 생각 없었고,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널브러졌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밤새 숙취에 시달렸다.
Fireball 카지노 게임 추천는 이 날 이후로 한 번도 마신 적이 없다.
기왕 또 마신다면 알래스카 Haines에 가서 내 첫 취중연주를 추억하며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