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점백 이사는 점심을 먹고 와서 자신의 집무실에 앉아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는 일은 잘 되고 있고, 자신이 손대지 않아도 부서는 척척 잘 돌아가고 있다. 더구나 요즘 관련 외국계 카지노 게임에서 이직 관련 스카우트 제의도 받아서 싱글벙글이다.
중국계 H카지노 게임 정문 앞 커피숍에서 인사부장이라는 사람의 명함을 받았다. 언론에서만 보던 중국 H카지노 게임는 거대한 정문을 통과해서 안쪽으로 거대한 본관을 겸한 건물과 공장이 뒤로 이어져 있는 구조였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웅장했다. 면접을 보면서 사이사이 카지노 게임 빌딩을 지켜보니, 자신의 카지노 게임 건물보다 10배는 더 커 보였다.
견물생심이라고 했던가. 저 큰 건물 로비로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 그런 것을 이미 알고 면접 장소를 이쪽으로 잡았을 것이다. 오전시간이라서 커피숍의 2층은 한산했다. 인사부장이 점백을 향해서 마침내 연봉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받는 연봉에 1.5배는 무조건 드릴 겁니다. 지금 얼마를 받고 계신가요?”
“1억 정도 받고 있습니다.”
“그럼 1억 5천만 원으로 하면 되겠네요.”
점백은 순간적인 기지로 자신의 연봉을 두 배나 올려 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했다. 사실 그의 연봉은 8천만 원이었다.
‘ 역시 사람은 순간적인 판단력이 빨라야 해. ‘
그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거의 두 배를 당기다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중국 쪽에서는 거의 1등이고요, 이번 사옥 확장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을 스카우트 중에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한국 시장에 점유율을 확 높일 생각입니다.”
금테안경을 낀 인사부장은 약간 어눌한 한국어를 썼다. 한국어를 잘한다고 칭찬을 하니, 연변 쪽에서 자란 조선족 출신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미팅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다시 카지노 게임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지나온 그의 직장생활이 파노라마처럼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자신도 서른에 입사해서 25년간 잘 다닌 카지노 게임를 굳이 옮길 이유는 없었다. 그의 불만은 딱 하나 그냥 연봉이 업계 평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임원인데 8천만 원이라니. 지금 카지노 게임는 개발자나 영업직은 우대하면서도 자신과 같은 총무직종에 대해서는 몇 년째 연봉인상을 동결하고 있다. 코로나 때는 그러려니 하고 참았지만,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로도 카지노 게임의 오너는 급여를 올려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점백은 그 부분이 가장 불만이었다.
더구나 25년간 일한 퇴직금만 해도 이삼억은 족히 받을 것이다. 얼마 전에 마친 명예퇴직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이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 어딘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내에게 말했다.
“나 스카우트 제의받았어. 중국계 H카지노 게임인데, 연봉도 지금보다 거의 두 배즈음받을 수 있을 것 같아. “
“글쎄, 믿을 수 있는 카지노 게임인지 확인 한번 다시 해 봐.”
아내는 단칼에 반대했다. 역시나 학교 다닐 때부터 자신이 뭘 하고자 하면 사사건건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하여튼 아래위가 꽉 막혀서 남편이 잘 나간다는 것도 싫어한다. 인사부장에게 일주일 정도 고민하고 알려준다고 했는데, 아직 시간이 있었다.
지금 다니는 카지노 게임도 물류 카지노 게임이고, 옮기는 곳도 같은 물류 쪽 경쟁사다. 아마 카지노 게임를 중국계 H카지노 게임로 옮긴다고 하면 지금 사장이 난리가 날 것이다. 자신이 이 카지노 게임의 노하우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과 많이 다르다. 물류는 설비와 인프라다. 자신이 카지노 게임에서 맡은 역할은 총무역할이라서 제대로 카지노 게임의 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별로 없다.
그리고 물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처다. 거래처가 없는 물류는 그냥 바다가 없는 항구와 다름이 없다. 지방에서 대학을 마치고 서울에 왔을 때 그저 운 좋게 이 카지노 게임에 들어왔고, 오래 카지노 게임에서 뿌리를 박다 보니 여기까지 올라왔다.
서른 살에 입사해서 벌써 오십 대 중반이 되었다. 카지노 게임 업무는 거의 빠삭하게 다 알고 있어서 특별히 스트레스받을 것도 없었다. 요즘에 받는 스트레스라면 동종업계에서 나름 비슷했던 급여가 다른 카지노 게임들이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 연봉 수준을 올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뿐이다. 선대 회장에 이어서 새로 부임한 사장은 회장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다. 새로 온 사장은 직원들 급여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다. 카지노 게임가 더 성장할 때라고 하면서 늘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서 말하고 설비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점백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제 곧 떠나게 될 사무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선대 회장 때 지은 6층짜리 아담한 건물이었다. 대지 200평에 건평은 120평 남짓이고 나머지 80평은 거의 주차장으로 활용 중이다. 20년 정도 선대 회장을 모셨고, 그 아들을 사장으로 모신 지는 5년 정도 되었다. 강남에서 이 땅을 찾은 것은 행운이었다. 정말 싸게 샀다. 그 땅을 손수 물어온 것도 자신이었고, 이 건물의 기초부터 설계도까지 건축사 섭외에서 건물 완공에 이르러까지 자신의 땀이 배어 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지금이야 세상이 좋아져서 비계 지어놓고 칸막이로 가리고 공사를 진행하지만 옛날만 해도 밤에 공사자재를 훔쳐가는 일이 생기곤 해서, 기초가 올라갈 때는 아예 그 앞에 천막 치고 잠을 자기도 했었다. 그런 일을 알기에 카지노 게임에서도 그를 함부로 하진 못했다. 다른 카지노 게임의 임원들은 연봉이 1억을 넘었네, 대기업은 2억을 넘었네 해도 이 카지노 게임는 그런 외부의 여론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의 순이익은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작년 말에 5억이던 순이익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매년 이십억을 넘어서고 있다. 작년 결산보고서를 보니 오십억이 넘었다.
와, 미쳤구나. 순이익이. 이 정도 순이익이면 임원들 연봉 좀 높여주면 안 되나. 점백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재무 담당을 맡고 있는 정 이사에게 이 부분을 얘기해 보았다.
“뭘 잘 모르고 계시군요. 카지노 게임에서는 이익을 많이 내고 그걸 좀 쥐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업 동력도 생기고 에너지의 원천이 되지요. 이익이 난다고 다 나누고 하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할 힘이 없어져요.”
정 이사가 하는 얘기들이 이미 꼬라지가 나 버린 점백의 귀에 들어올 리가 만무했다. 그가 보기엔 카지노 게임는 항상 많이 남아서 가져가는 것 같고, 그에 비해 자신이 받아가는 것은 쥐꼬리만 하게 느껴졌다.
점백은 과감히 카지노 게임의 대표를 찾아가서, 부동 자세로 양복의 상의에서 봉투를 꺼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내에게 말하지 않고 사직서를 쓴다는 것이 좀 찜찜했지만 그냥 강행하기로 했다. 평생 아내의 말만 듣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사직서라고 쓰인 봉투에서 사직서를 꺼내서 대표가 읽었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이사님이 이렇게 그만두시면 안 되죠.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시는 것 같은데 제가 앞 길을 막으면 안 되죠.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표는 바로 사표 수리를 하겠다면서 함박웃음까지 지으면서 악수를 청했다. 그 손을 잡고 짐을 싸서 카지노 게임를 나섰다. 그간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과 악수를 했지만 시원섭섭했다. 카지노 게임를 나오면서 중국계 H카지노 게임의 인사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카지노 게임 그만두었습니다. 이제 그 카지노 게임로 출근할게요.”
“제가 카지노 게임에서 다음 달까지 출장이 잡혀 있는데 그 이후에 오시면 되니까. 일단 한 달 정도는 마음 편히 쉬세요.”
퇴직금이 들어왔고, 한 달을 푹 쉬고 놀았다. 해외여행을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냥 소일거리 하고 놀아보니 편하고 좋았다. 드디어 대망의 출근날이었다. 양복을 챙겨입고 카지노 게임로 향했다. 역시 중국계 H카지노 게임의 입구에는 경비만 해도 서너 명이 서서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예리한 눈빛으로 살펴보고 있었다. 정문 근처에서 인사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다. 계속해서 정문 근처에서 얼쩡거리니 경비아저씨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경비아저씨가 말한 부분을 보니 정말 이상했다. 사무실 번호로 전화를 하니 신호는 가는데 아무도 받지 않았다.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니 안내만 나왔다.
[ 이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확인하시고 전화 바랍니다. ]
점백은 등골이 서늘해져 왔다. 그렇게 잠시 후 인사부에서 직원이 내려오고 이윽고 인사부장이란 사람도 내려왔지만 자신이 만난 부장이 아니었다.
“저.... 저.... 000 인사부장님은 안 계신가요?”
“글쎄, 여기 제가 이 카지노 게임에 근무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저 말고 다른 인사부장은 없습니다.”
“혹시 본사... 그러니까 중국 본사에서 직접 오신 부장님 말이에요.”
“중국본사 개념이 없어요. 여기가 한국지사라서요.”
그제서야 점백은 이것이 이상한 사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속이 하애졌다. 의아해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인근 경찰서로 향했다. 놀라서 경찰서를 찾았지만,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경찰이 신고할 내용을 종이에 써서 내라고 주었지만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서 말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제목란에 취업사기라고 적었지만, 도대체 뭘 적어야 할지 명확하게 떠오르질 않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슨 사기를 당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 쓰땡구리. 욕설이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왔다. 좋은 자리로 이직이라고 하더니, 결국 개새끼였다.
가지치기 연구소의 소장 최윤석은 같은 시각, 점백이 퇴사한 카지노 게임 사장을 만나고 있었다.
“수고비는 입금을 했어요.”라고 사장이 말을 건넸다.
“네, 감사합니다.”
“그 참 재밌는 비즈니스를 하고 계시는구려. 보통 이런 일은 누가 나가서 진행하나요?”
“여러 현장이 있습니다. 저는 관리만 하고요, 나머지는 저희 직원들이 다 역할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보고서는 메일로 보내 놓았으니, 시간이 되실 때 한번 보십시오. 참 서비스 차원에서 전 직원에게 전화를 돌려 봤는데요, 저희가 찔러보니 또 한 명이 더 있습니다. 충성도가 의심스럽기도 하고 카지노 게임에 불만이 많은 직원이더군요.”
“임원이 아니고 직원이요? 혹시 직급이...”
“네, 직원입니다. 직급까지는 아직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고요. 연간 계약을 해 주셨으니 관련해서 그 건도 경과를 보면서 별도 보고서를 올리겠습니다. 회장님, 조직도 이렇게 정원관리 하듯이 가끔 한 번씩 가지치기를 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처럼 조직도 한 번씩 솎아주면 건강하게 잘 성장하거든요. 그럼 전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최 소장이 나간 후에 회장은 전에 받은 명함을 다시 한번 챙겨보았다. 명함의 앞과 뒤에 인상적인 문구들이 그의 시선을 다시 한번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