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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아재 Jan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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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술을 배워서 도대체 어디에 써먹냐고?

봉산도사의 아내, 해우는 화가 단단히 났다. 남편은 평생 돈은 안 벌고 이상한 짓거리를 하고 다닌다. 인류를 구하겠다고 하질 않나. 산으로 들로 심산유곡(深山幽谷)을 다니면서 ‘공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지를 않나. 뭐, 그래도 남편이지만 한 가지 주역을 보는 실력이 범상치는 않았다. 해우에게 물놀이에 절대 조심하라고 했던 여름에는 정말 친구들과 가려고 했던 것을 취소했는데 그 바로 지역에서 큰 물난리가 났었다. 그 사건을 놓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니 가끔은 친구들이 봐달라고 해서 미리 복채를 자신이 받아서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봐 주고 용돈벌이를 하는 것까지 좋았는데. 그것도 다 서울에 있을 때의 일이었다.

얼마 전부터는 다시 시골 충주로 홀로 내려갔다. 서울에도 점괘를 잘 보는 도사들이 많은데 뭐 하러 시골까지 내려가겠는가. 친구들의 점괘 용돈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충주 고속버스터미널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과거에는 낡은 건물인데 지금은 새롭게 건축해서 나름 하이마트도 들어와 있고, 4층 높이의 현대식 건물이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남편인 봉산도사가 개량한복을 입고 서 있었다. 콧수염과 턱수염이 길게 자랐고, 이마에는 머리띠까지 했으니 누가 봐도 기인의 옷차림이었다.


“오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카지노 가입 쿠폰이 환하게 웃었다.


“어머, 당신 남사스럽게 복장이 이게 뭐에요?.”


그녀는 남편의 복장이 맘에 들지 않아서 시니컬하게 말했다. 갑자기 자신에게 통보하듯이 돌아가시기 전에 시어머님이 거주하시던 충주 시골주택으로 남편이 내려간다고 했을 때가 벌써 6개월 전이다. 남편과는 그간 문자나 통화 정도만 간단하게 안부를 묻곤 했었다. 그러던 남편이 전화통에 대고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사령술에 대해서 새로운 세상이 있다면서 하도 떠들어대길래 혹시 주역처럼 이것도 돈이 좀 되려나 생각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미 생을 마감한 유령들을 불러서 어디에 써먹겠는가. 해우는 서울에서 충주로 내려오는 내내 어디에 써먹지를 생각했지만 도무지 쓸데가 없었다. 해우는 남편 봉산을 잘 알았다. 사람들, 특히 친구들을 좋아하고 늘 세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고, 앞만 보고 정직하게 달려온 사람이었다. 법이 없이도 살 사람이다. 다만, 약점이 있다면 사람이 좀 약든지 닳고 달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항상 친구나 선배들한테 그나마 모아놓은 돈을 잘 뺏겼다. 맞다. 그렇게 날린 돈이 1억은 될 터였다.

“이번에 익힌 기술은 엄청나. 내가 사령술을 익혔다고.”


“사령술이 무슨 마술인지 모르겠지만 난 관심이 하나도 없어요. 그거 배운다고 쌀이 나와요? 돈이 나와요? 차라리 돈버는 술이나 좀 배워와 봐요.”


자동차 보조석에 앉아서 툭 하니 내뱉는 아내의 말에 봉산은 입을 딱 다물었다. 하긴 맞는 말이었다. 사령술을 배운다고 돈이 나오나, 떡이 나오나. 평생 허상 같은 일에 매달려 가정도 개인사도 참 질곡 많게 달려온 그였다.


“그냥 잘하던 주역이나 하고 서울에서 조용히 지내면 좋았잖아요. 당신이 주역으로 미래를 잘 본다고 소문나서 친구들이 지금도 온다고 하는데. 이렇게 충주 구석에 있으면 누가 여기까지 오냐고요.”


아내는 아직도 남편이 주역으로 쉽게 돈 벌수 있는 것을 걷어차 버린 것이 불만이었다.


“해우야, 그래도 잘 생각해봐. 이건 사령술이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영혼을 부르는 것도 돈이 되지 않을까?”


“혹시 그것 당신 몸 안으로 부르는 거야? 무당들처럼? ” 해우의 눈빛이 갑자기 기대로 반짝였다. 혹시 그런 것이라면 그 영혼의 기억을 가져와서 굿을 해준다든가 하는 사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해우의 기대는 다음 남편의 답에서 팍 깨졌다.


“몸 안에 부르는 능력은 없는데? 그건 사령술이 아니고 빙의 아닌가?”


“뭐야? 그럼 그 영혼들 불러서 도대체 뭐 하는데?”


“아니 그래도 써먹을 때가 많지 않을까?”


"영혼들을 불러서 심부름을 시킬거야? 아니 걔들이 뭐 물건을 들 수 있기를 해. 사람한테 찾아갈 수가 있어? 도대체 뭘 시킬건데?"


아내의 말에 봉산이 딱히 대꾸할 말이 없어서 조용히 운전에 집중했다. 봉산이 운전하는 길이 조금 한가해지자 아내를 돌아보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봉산이 차를 갓길에 세웠다.


“다 왔어. 친구 잘 만나고 와요.”


“난 한두 시간 정도만 수다 떨다가 버스 타고 갈게요. 고마워요.”


아내가 내리고 봉산은 시계를 보았다. 오전 10시였다. 1시간 후에는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올 예정이었다. 상담료를 얼마를 받아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오만 원을 받자니 너무 수입이 적고 10만 원을 받으면 알쏭달쏭하다. 그렇다고 한 20만 원 달라고 하면 상담시간이 겨우 1시간도 안될 텐데...


에라 모르겠다. 이럴 때는 부딪히면서 결정하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상대가 또 능력이 많은 고객이라서 알아서 거액을 챙겨줄지도 모르지 않은가. 집에 거의 다 오자 낮으막한 언덕 위로 나무들과 하늘의 구름조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도 아내가 요즘 돈돈돈 해서 그런지 푸른 하늘에 몇 점 넓적하게 떠 있는 구름들이 마치 5만 원권 지폐처럼 보였다.


봉산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의 짐부터 들여놓았다. 서재에 가서 책을 뒤적거리면서 차 한잔을 마셨다. 시계를 쳐다보았다. 시간은 10시 50분.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오기로 시간이었다. 집 주차장에 어떤 차가 들어섰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떠 있는 CCTV로 보니 벤츠 한 대가 주차를 하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남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봉산이 현관문 쪽으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한번 비춰 보았다.


카키색 털코트를 입은 찬주는 차에서 내리면서 주변부터 한번 살폈다. 낮은 산 자락 제일 위에 자리 잡은 단독주택을 보면서 일단 위치와 경치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자동차 문의 버튼을 눌러서 문을 잠갔다. 문패에는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라고 멋지게 한자로 적힌 이름이 보였다. 그가 서울에서 이 가깝지 않은 충주까지 찾아온 연우에는 우연히 보게 된 블로그 덕분이었다.


[ 사령술로 유령이 떼인 카지노 가입 쿠폰 깔끔하게 받아드립니다. ]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문구였다. 뭐야? 현대시대에 유령이 카지노 가입 쿠폰 받아준다고? 그게 말이 되는 일인가? 그 호기심이 전화를 걸게 했고, 봉산도사라는 사람의 확신에 찬 말에 홀리듯이 이곳 충주까지 한달음에 내려오게 되었다.


정찬주는 선배인 김재옥에게 7년 전에 3천만 원을 빌려주었다. 워낙 아끼던 선배라서 차용증 하나도 안 쓰고 빌려주었는데 7년이 지나도록 아예 갚을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차용증이나 증거가 없으니 돈을 받을 방법도 딱히 없었다. 경찰서를 찾아가니 사기로 고소를 하라고 하는데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동문회 선배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마음을 추스리고 그렇게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만난 동창회 선배가 재옥이 요즘 식당 프랜차이즈로 돈을 잘 벌고 있다는 말에 그의 마음이 요동쳤다. 실패했으면 그냥 덮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돈을 잘 버는데도 갚지 않는 것은 양아치 새끼란 뜻이다. 한동안 받던 연락도 이제는 전화를 차단했는지 연락이 안 된다.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경찰에 신고하기엔 한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에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자신에게 딱 맞는 해결법을 광고하는 블로그를 보게 된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찾아올 주소를 알려주었고, 올 때 두 가지만 챙겨 오라고 말했다. 다른 것은 필요 없고 현재 채무자의 주소와 실제 그런 빚을 진 사실에 대해서만은 철저하게 체크한다고 말했다.


벨을 누르자 문이 열리고 개량한복을 입은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가 반갑게 그를 맞았다.


“연락 주신 정찬주 씨인가요?”


“네, 맞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님이시죠? 복장부터 범상치가 않으시네요.”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악수부터 나눴다.


“이리로 앉으시지요.”


거실에는 3인용 소파 하나와 1인용 소파 2개가 약간 벌어진 형태의 디귿자 형태로 놓여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찬주에게 바깥 풍경이 좋은 거실창가 쪽 3인용 소파로 손을 가리켰다. 찬주가 앉자 미리 준비한 대추차를 소파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 창가를 등지고 있는 1인용 소파에 앉았다. 찬주가 가지고 온 주소와 핸드폰 화면을 열어 찬찬히 읽었다. 카톡내용으로 보아 상대 남자가 돈 3천만 원을 빌린 것은 확실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해서요. 혹시 주고받은 메시지나 녹음한 음성이 있으면 좀 들려주실 수 있나요?”


찬주는 핸드폰 메시지를 열어서 서로 주고받은 문자와 음성을 들려주었다.


[ 재옥 선배님, 돈 갚으셔야죠? 3천만 원. ]


[ 야, 내가 돈이 풀리면 갚는다고 했잖아. ]


통화 음질은 또렷히 들렸다.


“통화는 더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3천만원이라면 적은 돈이 아닌데 왜 빌려주신 건지만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네요."


카지노 가입 쿠폰 대추차를 들어서 한 모금 마셨다. 그의 눈에 남자의 롤렉스 시계가 들어왔다. 몇 마디 해보는 아주 정중하고 조용하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최소 20만 원 정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자신이 속물같이 느껴졌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3천만 원을 빌려드렸어요. 그리고 아직도 안 갚고 있는 것이고요.”


“이자까지 카지노 가입 쿠폰 드릴까요?”


카지노 가입 쿠폰은 자신도 의도치 않게 말이 툭 나왔다. 말을 뱉어놓고 바로 후회했다. 하지만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이 말의 가장 나쁜 점이다. 그는 스스로 고개를 살짝 가로저었다.


“네, 카지노 가입 쿠폰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선배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자는 받으면 저랑 반띵 하시면 어떨까요?”


찬주가 기대에 차서 눈빛을 반짝이면서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카지노 가입 쿠폰 살짝 놀랐다. 갑자기 기대하던 수입이 2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10배가 증가되었으니까. 하지만 놀란 척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일어나서 거실의 주방 쪽의 암막커튼을 치고, 거실에도 암막커튼을 빛이 조금 들어오게 남겨두고 쳤다. 소파테이블 아래의 두 개의 서랍 중에서 위에 것을 열고 초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라이터를 꺼내서 초에 불을 붙였다. 촛농 몇 방울을 떨어뜨려서 그 위에 초를 잘 세워 놓았다. 그러고 나서, 아직 덜 닫힌 암막커튼을 마저 닫았다. 거실은 이내 컴컴해졌다. 방금 켜놓은 초 덕분에 실내는 아늑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좋습니다. 그럼. 여기 채무자의 주소와 연락처를 놓아주시고요. 자, 찬주 씨, 이제 곧 사령술을 진행하지만 지금 저도 누가 나올지는 모릅니다. 절대 소리를 지르거나 하시면 안 됩니다. 잘 보고 계시다가 무섭다고 판단되시면 그냥 가만히 눈 감고 계시면 됩니다. 눈 감고 두 손만 합장한 채로 마음을 모아주세요.”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가 소파테이블 초가 있던 칸 아래 하단 칸에서 노란 종이 하나를 들고 붓펜을 들었다. 가만있자, 어떤 친구들을 불러야 하나. 깡다구 좋은 친구하나 덩치 좋은 친구 한 두명이면 충분하겠다. ‘朝鮮時代乾達二人(조선시대건달이인)‘이라고 천천히 붓을 놀렸다. 별 것 없다. 좁고 긴 한지 위에 세로로 자신이 원하는 시대의 사람 스타일을 정하면 그 혼을 불러올 수가 있었다.


눈을 감고 타오르는 초를 향해서 주문을 외웠다.


“天地神明來諭死靈. 命令助力役務. (천지신명내유사령, 명령조력역무)”


그리고 초에 그 종이를 태웠다. 찬주가 실눈을 뜨고 신기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종이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에서 뭔가 형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놀라서 질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뭔가 ‘푸시식’하는 소리가 났다. 조금 전에 태운 종이 때문인지, 코 끝에서 뭔가 쉰 김치 같은 시큼한 냄새도 났다. 살포시 감았던 눈을 떴다. 그의 눈이 순간 확 커졌다. 그의 고개가 확 위로 올라갔다. 찬주와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가 마주하고 앉아 있는 쪽의 오른쪽 바로 암막커튼 쪽으로 키 큰 남자와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남자가 서 있었다. 사내들의 주변에는 검은 연기가 뿌옇게 남아 있는데 코가 맵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사내들 쪽에서 냉기가 서늘하게 뿜어져 나와서 차갑게 느껴질 뿐이었다.


“우리를 부른 게 자넨가?” 사내들이 카지노 가입 쿠폰과 찬주를 번갈아 보았다.


“내가 불렀다네.” 카지노 가입 쿠폰이 답했다.


찬주가 자세히 보니 어디 영화 촬영장에서 나타난 사람들처럼 남자 2명이 나타났는데 조선시대의 양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둘 다 상투 위에 검정 양반 갓을 썼는데 회색 도포를 입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원래는 깨끗한 도포인데 때가 묻어서 남루한 차림이었다. 갓도 군데군데가 찌그러져 있었다.


“현대사회에서 이렇게 우릴 부른 사람은 없는데... 허허 신기하군.”


키 작은 남자가 키 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렇지, 사명대사가 바로 우리를 불러 주었고... 흠... 생각해 보니 그게 마지막이군.” 라고 키 작은 남자가 대꾸했다.


"아무튼 고맙네. 우린 이대로 잊혀지는 줄 알았구먼." 키 큰 남자도 맞장구를 쳤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도사가 침착한 모습으로 그들 앞에 당당히 부채까지 펴고 앉아 있는 모습이 더 대단했다. 아까 소파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부채였다. 사내들의 얼굴은 수염이 덥수룩했고, 흡사 소도둑처럼 생겨먹은 사내들이었다.


봉산도사는 익숙한 듯이 소파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의 주소와 카지노 가입 쿠폰 받아야 하는 상대 남자의 이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아무튼 시킬 일이 뭔가? 품삯은 알고 있겠지?"


카지노 가입 쿠폰 대답 대신에 엽전 두 개를 손바닥에 펼쳐보였다.


“너희 둘은 이 사람의 주소로 가서 카지노 가입 쿠폰 받아오게나. 원금은 3천만 원이지만 빌려준 지 7년이 넘었으니 이자는 수고비조로 한 5백만 원만 받아오세나. 이건 일이 다 마무리 된 다음에 줌세나.”


“받을 돈이 얼마인가?”


“3천5백만 원이야.”


두 남자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서서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찬주는 눈앞에서 그 모습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도사님, 제가 뭐 복채라고 해야 하나요? 의뢰비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허허, 의뢰비는 안 받습니다. 아까 말씀해 주신 대로 이자 5백만 원 받으면 그것의 절반만 주시면 됩니다. 참고로 빌려주신 카지노 가입 쿠폰 못 받으면 저도 안 받겠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얼른 의뢰비를 받으려던 마음을 바꿨다. 그도 실제로 일을 시킨 것은 사실 처음이어서 100% 확신까지는 할 수가 없었다. 다만, 장난 삼아 친구의 주소를 주고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전화 안 하면 혼내주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다음 날 새벽에 친구가 놀라서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사령술을 블로그에 적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가 전화기에 대고 외친 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했다.


“아, 이 답답한 양반아, 그 유령인지 뭔지 불러서 돈이 되냐고?”


그 순간이었다. 봉산이 아내의 호통에 얼른 전화를 끊고 든 생각이 하나 있었다. 유령들이 나타나서 돈이라도 달라고 괴롭히면 웬만하면 다 주지 않을까. 아내의 불같은 호통 소리에 놀라서 그냥 오기가 올라왔다. 아니 이게 어떻게 익힌 기술인데.


속상한 마음에 소주 한 잔 마시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저번에 주민센터에서 배운 블로그 페이지를 켰다. 그리고 술 취한 배포에 장난반 진담반으로 글을 적었다.


[ 사령술로 유령이 떼인 카지노 가입 쿠폰 깔끔하게 받아드립니다. ]


배경화면으로 유령 이미지 하나를 붙였다. AI가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유령 페이지는 그다지 무서워 보이진 않았다. 이마에 부적을 붙인 ‘강시’의 이미지였지만 그냥 다른 서양이미지를 쓰고 싶진 않아서 그냥 그 이미지에 달랑 올렸다.


그런 해프닝을 통해서 올라간 글인데 설마 이렇게 누군가 그것을 보고 연락이 와서 실제로 서울에서 올진 상상도 못 했다. 정말 돈을 목적으로 했으면 서울 아내의 옆에 남아서 주역으로 돈을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주역으로 돈을 벌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천기누설 같은 것이라 함부로 돈을 받고 알려주면 결국 언제 간 그 화가 누적되어 자신을 덮칠지도 몰랐다. 하지만 사령술은 다르다. 더구나, 돈을 떼인 사람들은 정당한 비즈니스 관계를 한 경우가 대부분일터였다. 불법적인 거래가 아닌 이상 정상적인 방법으로 물품을 납품했거나, 선한 마음으로 아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마음을 떼이거나 관계를 떼였을 터였다. 돈을 잃는 것도 슬프지만 사람을 잃는 것은 더 슬프다.


봉산이 보낸 유령들은 바로 김재옥 사장을 찾아갔다. 서울 강남의 멋진 아파트 13층의 안방에서 재옥은 아내와 각방을 쓰고 있었다. 그의 침대 곁에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남자가 나타났다. 그들의 목표인 재옥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키 작은 남자가 재옥의 이마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인간의 냄새를 맡으면 영혼의 신선함이 맡아져서 그게 좋더라.”


“그러지 마, 우린 심부름 왔잖아. 주인님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금도 저승에 있었어야 해.”


“후후, 그럼 잘 알지. 하지만 이 정도 일탈은 이해해 주신다고. 자네 지금 이 남자의 냄새가 어떤지 아는가?”


“어떤가?” 키 큰 남자는 마치 잘 구워진 비스킷을 보는 듯이 입에 침이 고였다. 자신도 냄새를 맡고 싶었지만 참았다.


“크크크, 이 새끼도 아주 잘 숙성된 막걸리 냄새군.”


“그게 뭔 소리야.”


“우리와 같은 악당이란 얘기지.”


재옥은 뭔가 이마에서 서늘한 감정을 느끼자, 퍼뜩 잠에서 깼다. 누가 자신의 침실에 들어왔는데 도둑 같지는 않았다. 항상 그는 머리춤에 칼 한 자루를 넣고 있다. 험하게 살아온 그의 인생에서 필요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이제 젊을 적의 주먹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한 사람 몫은 자신 있는 그였다.


일단 상황파악을 위해서 눈은 뜨지 않고 그냥 숨만 고르게 쉬면서 자는 척을 했다. 항상 자기 전에 문단속을 하고 집에는 별도의 보안 시스템도 깔려 있었다. 그런데도 소리 없이 이들은 들어왔다. 어떤 놈들인지 알아야 했다. 상대들은 당장 자신을 공격할 것 같지는 않았다. 천천히 베개밑에 손을 뻗어 칼을 쥐고 실눈을 떠서 보니 복장을 한 사내 두 명이 서 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카지노 가입 쿠폰 받아오라고 했으니까. 얼른 받고 가자고.”


키 큰 남자가 말했다. 말할 때마다 그가 쓴 갓이 조금씩 앞뒤로 살짝 흔들렸다.


“알았어. 어서 의식을 시작하자고.”


남자 둘은 서서히 몸이 흐려지면서 재옥의 머릿속으로 빨려들 듯이 스며들었다. 그건 마치 담배연기가 어떤 한 점에서 뿜어져 나왔다가 그 장면을 역순으로 비디오 화면으로 돌린 것 같았다. 그가 칼을 쥔 손에서 힘이 빠졌다.


재옥은 순간 놀라서 눈은 떴다. 자신은 숲 속에 있었다. 오른손을 보니 방금 쥔 칼은 보이질 않았다. 꿈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어서 깨어야지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주변을 살피니 멀리 낮은 기와집들이 보이고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떤 큰 대문 앞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 전 침대 곁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어둠 속에 두 남자들이 서 있었다.


두 명의 남자들은 갓을 쓰고 흰색도포를 입고 있었다. 한 명은 키가 2미터 즈음되어 보이는데 다른 한 명은 키가 작았다. 마치 서수남과 하청일을 보는 것 같았다. 서장훈과 이수근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키 작은 남자의 목소리가 천천히 넓게 울리듯이 허공에 퍼졌다.


“돈 갚으라고.”


“무슨 돈 말입니까?”


“허허, 너 그 돈 안 갚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


“이제부터 그 돈 빌려준 사람의 집에 닥칠 모든 불운이 네게 닥칠 거야.”


“무슨.... 제가....”


“현명하게 판단해. 우린 경고만 하러 왔어. 내일 보자고. 수고.”


둘은 사라졌다. ‘휴우’ 김재옥이 눈을 팍 떴다. 자신의 방 침대였다. 오른손에 칼이 느껴졌다. 얼른 칼에서 손을 뗐다. 가위에 눌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갚으라는 말을 들으니 그가 지난 20년간 카지노 가입 쿠폰 꾼 십여요 명의 사람들이 생각났다. 도대체 누구한테 빌린 카지노 가입 쿠폰 갚으라는 것이야. 다 갚으라고? 에이 그건 말이 안 되지. 어떻게 모은 돈인데. 재옥은 지난 세월 꾼 돈들의 합계액이 2억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참 멍청한 놈들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는 사람들을 항상 돈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에게는 얼마를 빌릴 수 있을까. 사업을 하는 후배에게서 3천만 원을 빌렸다. 참 운이 좋게도 그렇게 빌린 돈으로 음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고, 사업은 코로나를 만나기 전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이마에 땀이 흥건하다는 것이 뒤늦게 느껴졌다. 그날 이후로 매일 밤 두 사내가 밤이 되면 찾아왔다.


“3천5백만 원 돈 갚아.”


“싫어. 안 갚아.”


재옥도 깡다구가 만만치 않았다. 몇 번 보다 보니 상대들이 영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단 그들을 상대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자신이 빌린 돈 단위를 보아 1천만 원이나 5천만 원을 빌린 사람들은 아니었다. 3천5백만 원도 없다. 3천만 원을 세 명한테 빌리긴 했지만 3천5백만 원을 빌린 적은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왜 이 불한당 같은 영혼들이 3천5백만 원을 갚으라고 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의뢰인이 누구야?”


“그건 비밀이야.”


“이자를 포함한 금액이야?”


“그래 맞아. 5백만 원이야 이자는.”


재옥은 3명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비상한 기억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 와서 카지노 가입 쿠폰 갚으라고. 어림도 없지. 만약 꼭 갚아야 한다면 한 명에게 갚을 생각이었다. 이 놈들은 말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 온 그는 몇 마디만으로 상대가 어떤 정보까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인지 다 파악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났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저녁에 자신의 방에서 두 사람을 다시 불렀다.

“어떻게 된 거야? 아직 돈이 안 들어왔다고 하는데.”


“상대가 생각보다 강심장입니다. 뻔뻔하기까지 해요.”


카지노 가입 쿠폰은 알겠다고 했다. 일단 두 사람의 임무는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고생했다고 말하고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엽전 한 냥씩을 손에 얹어주었다. 둘은 기뻐하면서 사라졌다. 이번에는 여자를 불렀다. 억울하게 죽은 처녀였다. 간단히 설명하자, 금세 이해했다. 젊은 처자라 이해가 더 빠른 것 같았다.


한편, 재옥은 늘 같은 저녁 10시에 나타나던 두 명의 남자들이 이틀째 보이지 않고 사라지자, 거실로 가서 맥주 한 캔을 따서 거품을 일으키면서 단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콧웃음치고는 잘 준비를 했다. 그는 항상 잠들기 전에 화장실에 간다.


“짜슥들 그렇게 백날을 해 봐라. 내가 카지노 가입 쿠폰 갚나. 어떻게 떼먹은 피 같은 돈인데. 크크크.”


아내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다 보고 손을 씻으려고 세면대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거울을 쳐다보았다. 거울 속에는 자신감이 넘치는 자신의 얼굴이 보일 터였다. 그 순간 그의 눈에 비췬 사람은 자신이 아닌 모르는 여자의 모습이 비쳤다. 거울 속에서 머리가 긴 여자가 하얀 소복을 입은 채로 머리카락 사이로 눈만 반짝이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너무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아아악!’


저녁 조용한 화장실에서 소리를 크게 지르니 건넛방에서 잠을 청하고 있던 그의 아내가 방으로 뛰어들어왔다.


“여보, 다쳤어요? 무슨 일이에요?”


“저... 저기.”


재옥은 얼굴을 돌린 채로 화장실 거울을 가리켰다. 하지만, 이미 화장실 안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재옥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두 명의 남자들이 와서 협박하는 것보다 여자의 존재가 더 무서웠다. 여자는 그냥 아무 말도 없이 거울 안에서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루종일 자신을 따라다니니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그에게 3천만 원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확히 다는 아니고 그가 추산하기에 3명 중의 한 명일터였다. 하지만 전화해서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일단 카지노 가입 쿠폰 빌린 시기가 오래되기도 했고, 통화해 봐야 좋은 말 들을 확률은 낮았다.


[ 그동안 카지노 가입 쿠폰 빌려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여유가 생겨서 갚으려고 하니 계좌번호를 정히 부탁드립니다. 채무자 김재옥 드림 ]


그 사이에도 그는 머리를 썼다. 아마 제일 먼저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이 짓을 벌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좋아한 명씩 보내는 거야. 운이 좋으면 첫 번째 사람에게만 보내고 끝낼 수도 있겠지.


찬주는 오전에 너무 바빴다. 그래서 핸드폰을 확인할 시간이 없었다. 거래처에 긴급 배송요청이 온 물건을 자신의 차로 운전하고 있었다. 겨우 물건을 전달하고 총무팀과 미팅을 하고 인근 식당에 들어가니 이미 오후 1시가 넘었다. 그제야 그는 핸드폰에 쌓인 문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에게 온 문자들은 광고 스팸문자들도 있고, 회사의 직원이 입고된 물품 리스트를 보낸 것도 있었다. 그 아래쪽에 기다리던 사람의 이름이 있었다.

그가 기다리던 김재옥 선배였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일전에 빌린 3천만 원을 갚고자 합니다. 통장 계좌번호 좀 부탁해요. ]


찬주는 사진첩에서 통장사진을 메시지로 바로 보냈다. 하지만 돈이 바로 들어오진 않았다. 그날 저녁에 김재옥은 처음으로 문자를 보낸 사람에게 바로 3천5백만 원을 보냈다. 예금주 박혜주라는 이름으로 돈은 바로 입금되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보내면서도 아까워서 송금을 완료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시지를 한참이나 보고 있다가 겨우 확인 버튼을 눌렀다. 퇴근하고 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웠다. 잠은 오지 않았다. 저녁 10시가 되어서 화장실에 갔다. 그의 시선은 오른쪽 거울에 있었다. 어김없이 여자가 그를 쳐다보고 있다.


“여보.... 잠깐 좀 와 봐.”


아내를 불러서 어쩔 수 없이 아내를 고개 돌리게 한 후에야 편하게 소변을 볼 수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해서 두 번째로 문자에 답을 보낸 정찬주에게 3천만 5백만 원을 입금했다. 찬주는 오전에 업무처리에 바빴다. 이동 중에 문자를 봤는데 다행히 직원이 운전 중이었다. 현금 3천5백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은행의 자동 SMS 문자도 받았다. 제일 먼저 봉산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사님 덕분에 잘 받았습니다. 이자까지 쳐서 잘 받았습니다.”


“찬주 씨도 그간 마음고생 많았네요.”


찬주는 전화를 끊고 바로 봉산도사의 계좌로 300만 원을 입금했다. 추가로 입금한 50만 원은 감사의 표시였다. 봉산도사는 바로 은행 ATM기를 찾았다. 현찰 200만 원을 찾아서 봉투에 넣었다. 삼겹살과 와인을 사서 아내가 내려오는 토요일 오전에 집에 점심식사로 다 준비를 해 두었다.


해우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 이게 다 뭐야?”


심지어 테이블 위에는 꽃다발도 놓여 있었다.


“내가 연마한 사령술로 번 돈이야.”


“어머, 그걸로 돈도 벌 수 있구나. 당신을 무시해서 내가 미안해요. 정말 대단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아내가 양팔을 벌리고 달려와서 아직 외투도 장갑도 벗지 않은 상태에서 봉산도사를 꼭 안아주었다. 아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봉산도사는 올해는 한 달에 한 건만 하자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런 포옹을 받을 수만 있다면 매주 한 건씩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내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가 조금 더 고생하면 되지 않을까.

한편 그날 저녁 재옥 대표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거울을 노려보았다. 술도 한잔 마셨으니 오늘은 귀신을 보면 욕해 주고 싶었다. 용기가 어디선가 용솟음쳐 왔다. 거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야, 처녀 귀신, 너 어디 갔냐?”


하지만 그의 도발에도 화장실에서는 아무 일도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고요한 밤 그대로였다. 마침내 그가 그렇게도 원했던 편안한 밤이었다. 그제서야 재옥은 이런 일을 벌인 것이 정찬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였구나. 재옥 대표는 핸드폰을 들어서 찬주에게 문자를 보냈다.


[ 아우님, 입금 잘했습니다. 잘 지내고 있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못 본 지도 오래되었는데 일간 소주나 한잔 합세다. ]


찬주는 핸드폰을 들어서 문자를 잠시 보았다. '흥'하는 소리가 절로 코에서 나왔다. 그리고 바로 김재옥 선배의 핸드폰 번호를 차단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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