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를 읽고
겨울이면 호떡과 붕어빵 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뜨겁고 달콤한 끌림은 여름이라도 변함없을 것 같은데, 대부분의 가게가 업종을 변경하거나 사라진다. 근래 간식으로 추가된 메뉴가 찐빵이다. 한꺼번에 대량으로 주문해서 냉동실에 넣고 하나씩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밥을 먹고도 2% 부족했던 느낌을 한방에 채울 수 있다. 그럼에도 찐빵을 포함해서 호떡과 붕어빵은 계절상품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산다. 겨울철 간식은 강력하게 나이 듦에 따른 변화로 이해하지만, '아아'는 나이를 초월해 한번 취향에 길들여지니 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갈증을 한 번에 날리는 골이 찡할 정도의 차가운 첫맛과 쓰면서도 탄내 나는 진한 커피 향은 어수선한 생각을 차단한다. 원두는 잘 몰라도 매장 별로 그 맛의 차이는 구분할 수 있을 만큼 나름 취향이 확고하다.
식민지 조선 시대에 자리잡은 카지노 쿠폰
국내 유일 음식문학연구자인 박현수 교수의 <호떡과 초콜릿, 경성에 오다에는 식민지 조선을 위로한 8가지 카지노 쿠폰 중 맨 처음으로 커피를 소개한다. '식민지'와 '카지노 쿠폰'는 사실 어색한 조합이다. 더구나 먹고사는 것도 어려웠던 시기의 카지노 쿠폰라니. 그러나 고단한 시절에도 사람들의 마음은 많은 것을 초월해서 움직였던 것 같다.
책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는 커피는 '형용하기 어려운 상쾌함에 도취'하게 하고, '도회인의 낙, 도시인의 오아시스'라고 말할 정도의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커피 소비 순위에서는 세계 15위, 카페 분위기와 커피 맛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가 되었'(관련 기사 :커피로 맛보는 역사, 역사로 배우는 커피] 1980년대 말의 커피문화)으니 커피는 그 출발부터 남달랐던 모양이다.
책은 '힝기레밍그레(커피 맛에 대한 당시의 표현, 막연하게 맹숭맹숭한 혹은 싱거운 맛 정도로 이해 - 기자말)' 하지만 묘한 매력으로 마음을 끈 커피를 시작으로, 고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팔았던 만주, 작가 이상이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먹고 싶어 한 멜론, 얼굴보다 커다래 끼니로도 든든했던 호떡, 조선 최초의 탄산음료 라무네, 당시도 이미 연인들의 과자였던 초콜릿, 겨울밤 구수한 냄새로 발길을 붙든 군고구마, 써억써억 얼음 가는 소리만으로도 더위를 가시게 한 빙수를 소개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구현한다.
이상은 먼저 식민지 조선에서 다방은 현실을 벗어나게 해주는 꿈의 공간임을 환기했다. 꿈조차 고독하면 그것은 정말 외로운 일이라며, 다방은 고독한 꿈이 다른 고독한 꿈에게 악수를 청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이태준의 표현을 빌리면 당시 다방을 즐겨 찾는 이들은 '특별한 사무적 소속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은 일본의 식민지라는 억압 아래에서 변변한 직장을 가지지도 못했고 또 가질 가능성도 없는 인물들이었다.(p.55-56)
'고독한 꿈이 다른 고독한 꿈에게 악수를 청하는 공간'이 다방이라니 역시 이상의 문학적 깊이는 남다른 것 같다. 또 이태준의 표현대로 '특별한 사무적 소속이 없는 사람들'이 오갈 데 없는 처지에서 잠시 해방될 수 있는 곳이었다는 말은 1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의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 현재의 카페 문화 역시 번듯한 자리를 찾지 못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공간'의 의미도 있으니.
카지노 쿠폰로서의 멜론은 커피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았다. 작가 이상(1910~1937)이 죽기 전 찾았다는 멜론에 관한 일화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임종을 앞두고 콕 집어 '센비키야의 멜론'을 찾았다는데, 센비키야는 값비싼 멜론 등의 과일을 중심으로 하는 지금으로 말하면 고급 과일 카지노 쿠폰 카페로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도일본에서 영업 중이라고 한다.
극히 일부의 고급 관리들만 먹을 수 있었다는 센비키야 멜론이 당시 하나에 2~3원(현재 가격 10만~15만 원) 이상이었다고 하니 대중적인 카지노 쿠폰는 절대 아니다. '몸도 정신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에서 힘겹게 말한 '센비키야의 멜론'이 이상에게 먹는 과일 이상의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가치소비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선물로 유명 카지노 쿠폰 카페를 찾고 값비싼 카지노 쿠폰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SNS에 올려 자랑하는 것이 이미 일반적이다. 3번이나 다방을 개업했고 당시의 사회문화의 흐름을 앞장서 이끌었던 모더니스트 이상이라면 이국적 문명에 대한 문학적 동경을 멜론에 투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커피와 멜론, 초콜릿이 사회 문화적 흐름과 관련이 있다면, 호떡과 군고구마, 만주는 식민지 조선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카지노 쿠폰(간식)다. 책은 다양한 문학작품과 당시의 언론 기사를 통해 촘촘히 소개한다. 동네마다 먹자골목이 들어서고 미디어의 대세가 먹방인 세상에서, 100년 전 이 땅의 사람들이 찾았던 카지노 쿠폰는 사실은 곤궁했던 보통 사람들의 생계와 관련이 깊다.
처음에 한 쪽 찢어서 입에 넣자 전신의 신경이 극도로 흥분되었다. 소가죽같이 질긴 놈이지만 입안에서 녹아 버리는 것 같다. 오래오래 씹을 것이 없는 것이 시답잔엇다. 한쪽 한쪽 떼어 먹을쓰록 맛이 난다. 면적이 점점 졸아 들자 더 한칭 맛이 난다. 맨 마주막으로 한 쪽을 배속에 삼키고 신문지 쪽에 헛손이 갈 때는 곳 사람이 미치는 것 같았다.(p.146, 이무영, <두 훈시 중 호떡에 대한 설명)
시장긔를 견댈 수 업서서 체면을 무릅쓰고 길모통이 호떡집으로 들어가서 호떡 한 개를 사가지고는 뒤도 아니 돌아다보고 나왓다. ... 덕순이는 골목 안으로 들어스면서 신문지 쪽에 싼 호떡을 뜨덧다. 옷깃을 스치고 지나다니는 사람의 눈을 피해가면서 걸신이 들린 것처럼 호떡 조각을 씹으려니 빡빡해서 넘길 수가 업다. 이러케 구차허게 먹지 못하면 사람이 죽는단 말이냐 하면서도 우선 허기증은 면하는 것 가텃다.(p.147, 심훈 <불사조 중)
가장 값싼 음식인 호떡은 드러내놓고 먹을 만한 음식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는 중국이나 중국인에 대한 인식과 관련이 있는데, '중국=고루=열등'이라는 당시의 은밀한 규정은 일본인의 의도가 작용했다고 책은 말한다. 호떡의 '호' 역시 오랑캐라는 비하와 모멸의 말이었으니 말이다.
거친 음식, 고학생, 노동자의 간식, 옷 한 벌을 전당포에 맡기고 받은 돈으로 가족이 먹을 호떡을 사는 장면과 '5전짜리 호떡에 의지해 4년의 객지 생활을 버티게 했다'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호떡이 하층 계급이 먹던 저렴하고 부끄러운 음식이라는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끝까지 살아남아 인식의 변화까지 이끌어 지금에 이른 것이라니.
특히 여학생들을 유혹했던 대표적 음식으로 기숙사의 야식을 담당했고, '길가다가 시장할 때 어느 때고 갑싸고 간단하게 리용할 수 잇는 군것질감'으로 때를 가리지 않는 최애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특히 '호떡인'이라는 신인류, '호떡집 토벌'이라는 신조어는 지금으로 말하면 '핫플 투어'나 '맛집 도장 깨기'와 다르지 않다. 역시 유행은 창조와 발견의 적당한 화합인 것 같다.
연인들의 카지노 쿠폰로 '초콜릿'은 빼놓을 수 없다. '연애 사탕'으로 불린 사랑을 상징하는 과자 초콜릿은 '1등 자양품'으로도 광고되었다고 하니 서구로부터 이식된 문명을 향한 동경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나 단맛의 중심 축이었던 설탕은 '문명, 산업, 위생'과 '세련된 미각'을 상징하며 이국의 카지노 쿠폰를 우리 생활에 굳건히 자리 잡도록 기여했던 것이다.
약과를 오픈런 하는 시대, 그 다음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우리의 길거리 간식에 열광한다. 영국의 유명 배우 '주드 로'의 딸인 모델 '아이리스 로'는 특별한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데 그녀가 사랑하는 최애 카지노 쿠폰는 팥빙수라고 한다. 또 1만 가지가 넘는 전통 음식과 다양한 나라의 식당을 소개하는 세계 미식 전문 사이트인 '테이스트 아틀라스'가 선정한 '전 세계 튀긴 카지노 쿠폰 순위' 4위에 우리나라의 꽈배기가 올랐다고 한다.
요즘 레트로 열풍을 타고 식품 업계에서도 레트로 전략이 성공 공식이 되고 있다. 어르신 취향의 구수하고 건강한 맛을 내는 간식인 오란다와 전병, 제사상에서만 보던 약과를 향한 오픈런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발견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은 이미 20,30대의 문화가 되고 있다.
뻥튀기에 물엿에 묻혀 단단히 뭉쳐 놓은 과자는 과거 직장에서의 필수 간식이었다. 한입 베어 물면 '와삭바삭' 요란한 소리와 잇몸에 들러붙는 달콤한 맛은 축 처지는 몸을 살아나게 했다. 요즘 우리 부부가 즐겨 찾는 과자는 건빵이다. 밋밋하고 덤덤하지만 오래 씹어 음미하면 왠지 마음의 속도를 몸에 맞추게 하는 듯하다.
특별한 날, 서양의 이름 모를 모를 간식과 카지노 쿠폰를 찾아 기념하는 것보다는 우리 입맛으로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쌓아 보면 어떨까. 단지 우리 것이 소중하다는 고집을 넘어 늘 가까이 있어 친숙하고 입맛에도 맞으며 더불어 새로운 전통까지 세우는 1석 3조의 효과로 말이다.